일동 주민들의 쉼터 ‘도롱구롱 생태숲’

마을 뒷산에 사는 작은 생명, 관심 갖은 주민들 노력이 빛나는 봄

지역내일 2016-04-28

따스한 봄날 토요일 오전, 상록구 일동 성태산 아래에 있는 아주 작은 연못에 이웃마을 어린이들이 놀러 왔다. ‘도롱구롱 생태숲’에서 사는 북방산 개구리와 도롱뇽, 그리고 뾰족한 종달새가 부리를 내민듯 한 현호색과 꽃마리 등 풀꽃들을 만나러 온 것이다.
초대한 이들은 일동 좋은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회원들. 진달래화전을 만들어 봄을 통째로 입 안 가득 넣어주고, 천연 염색 손수건을 만들며 자연스러운 색과 디자인에 감탄을 하기도 한다. 가장 특별한 시간은 올챙이를 만나는 시간, 혹시라도 올챙이나 도롱뇽유생에게 스트레스가 될까 서로 쉬~쉬~ 챙기며 작은 움직임에 침을 삼킨다. 올해도 무사히 찾아와준 도롱뇽이나 개구리가 몹시 반갑기는 모두 마찬가지. 

생태


도롱뇽이 사는 마을 뒷산
신라가 세력을 넓히던 약 1500년 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성태산성 터 바로 아래에 언제부터 있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오래된 연못이 있다.
숲속 연못은 인기가 참 좋은 곳이다. 물을 먹으러 오는 동물들과 목욕하러 오는 새들, 알을 낳으러 오는 개구리나 도롱뇽으로 연못은 바쁘다. 산책 나온 시민들 역시 이 연못가에서 버들강아지를 만나고 연못 속 올챙이를 찾느라 발길을 멈추는 곳이다.
지남 2012년 동네한바퀴 돌며 산책하던 주민들이 멸종위기종인 도롱뇽을 발견하면서 이 곳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민들은 우리 마을 뒷산의 생태에 관심을 갖고, 보호하는 방법을 함께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일동 좋은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도롱구롱생태숲’이라는 이름을 짓고, 호동초등학교 학생들과 모니터링을 진행하자 멀리 청주시에서 견학을 오기도 했다. 
김금옥 회장은 우리 마을 뒷산을 잘 보호하는 것이 곧 환경운동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2012년 이곳은 참 외진 곳이었지만 도롱뇽을 발견되면서 다른 지역보다 다양한 생물들이 사는 숲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자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가까운 마을 뒷산에 사는 생명부터 지키려는 노력이다.”


도롱뇽을 지키려는 마을 주민
성태산힐링 산책로조성사업은 2014년 일동에서 출발해 수암봉까지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시작되었다. 2월부터 진행된 이 공사 때문에 이 숲은 잠시 몸살을 앓게 되었다. 일동 좋은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윤승진 총무는 “물이 맑아 발을 담그고 있어도 좋았던 이 연못에 물이 줄고 녹조가 생겼다”며 “갑자기 나무를 베어내고 데크를 설치하고 숲길을 포장하는 공사가 시작되었다”고 토로했다.
공사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시설이 낡고 오래된 마무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정작 공사가 진행되는지 모르고 있었던 것. 산에서 졸졸 내려오던 실개천이 끊어지고, 큰 나무가 만들어 주던 음지가 사라졌다. 연못주변이 마르고, 연못 안에 관정을 넣은 탓인지 물이 자꾸 빠지며 보이지 않던 이끼까지 보이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항의를 시작했다. 계속된 민원 탓인지 관계자는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2015년 도롱뇽은 산란을 하고, 성체가 되고 산으로 돌아갔다. 주민들 역시 양서류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매일 모니터링을 하며 대모잠자리, 북방산 개구리, 참개구리 등 귀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 만들기
작은 생명에게 관심을 갖은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빛을 내는 2016년 봄이다.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교육 소문을 듣고 주말마다 예약을 해야 이 곳에 올 수 있다.일동에 자랑할 만한 생태 숲이 생기면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윤 총무는 “7살부터 중 3까지, 봉사하는 엄마를 보며 자란 탓인지 봉사가 몸에 배인 듯하다”고 말했다. 내가 놀던 뒷동산을 안내하는 것은 하나의 놀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회원들은 바람은 소박하다. 주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이 곳이 지켜지길 그리고 호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엄마 손을 잡고 산책길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나길 바라고 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라는 동요에서 나오는 ‘고향’은 여기 일동에 있었다, 꽃피는 산골에는 올망졸망 귀여운 생물들도 많아 이 곳에서 자란 아이들은 고향과 추억을 함께 갖고 있는 셈이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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