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산하 과학전시관이 3월 23일 ‘제57회 서울특별시 과학전람회’ 본선대회 심사 후 3월 30일 입상자를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9월 서울학생탐구발표대회에 출품한 총 1,789점 중 110점의 작품이 경합을 벌였다. 올해 출품작은 생활주변에서 일어나는 과학적 현상에 대한 주제를 8개 부문(물리, 화학, 동물, 식물, 지구과학, 농림수산, 산업 및 에너지, 환경)에서 선택하여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탐구한 결과물이다. 1차 학교 예선에 이어 2차 본선, 3차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 30인의 대면심사를 거쳐 우수상을 받은 우리 지역 수상자들을 만났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세대 변화에 따른 초파리의 공간 지각 능력 비교 연구’
명덕고등학교 2학년 김환준, 최혁, 황진영 학생(팀명: BBC)
공간기억에 대한 연구에는 쥐 미로실험을 이용하지만 명덕고 2학년 김환준, 최혁, 황진영 학생(팀명: BBC)은 초파리를 이용해 공간지각능력에 대해 연구했다.
“팀원 3명 모두가 길치라 공간지각능력이 부족합니다. 공간지각능력에 관심을 갖고 조사하던 중 초파리 역시 시각을 이용해 척추동물 같은 공간기억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를 발견하고 초파리 공간기억능력이 유전될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서울대 생물교육과 연구실에서 초파리 200여 마리를 받아와 실험을 시작했다. 초파리의 기억력을 연구하기 위해 미로도 만들었다.
어려운 점도 많았다. 초파리가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 예상하고 미로를 크게 제작했지만 운동성이 크지 않아 큰 미로가 오히려 미로 통과시간을 늘어나게 했다. 게다가 초파리가 더운 날씨 탓에 모두 죽어버려 새로운 초파리를 서울대에서 받아와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실험 도중 암컷 초파리가 수컷보다 공복 상태에서 먹이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발견했지만 이를 해석할만한 선행연구가 없어 아쉬움을 더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향후 동물의 공간기억능력 분야에 대한 의미 있는 논문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벤젠고리 유도체의 라디칼 소거 활성 비교’
명덕고등학교 2학년 박상원, 이규형, 장태호 학생(팀명: SKT)
탐구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논문 주제를 찾던 중 담배나 치매의 문제점을 연구하다 ‘라디칼’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 라디칼의 과다 생성이나 자외선, 담배연기 등이 식물의 주요 대사를 저해하고, 각종 암과 알츠하이머병, 노화 등을 초래하기 때문에 라디칼을 없앨 수 있는 황산화제를 찾는 연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팀원 중 그 누구도 ‘라디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용어 공부부터 시작했다. 화학 선생님과 담당 지도교사를 찾아가 질문하고 선행 연구논문과 위키백과를 꼼꼼히 읽었다.
“실험도 처음 하는 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재료비용이 상당히 비쌌는데 몰라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 손실이 컸습니다.”
실험하다 물 농도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계산 실수가 있어 결과에 오류도 생겼다. 이후 실험 과정 중 사소한 계산이나 과정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됐다. 실험에 필요한 혈액을 팀원들이 직접 뽑아 사용하면서 연구가 완성됐다.
서울시 대회에서 실험의 신빙성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심사위원들에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해 논문을 완성했다는 칭찬과 더 추가해야 할 부분에 대한 아낌없는 조언에 팀원들은 뿌듯하기만 했다. 팀원들은 이 연구를 스팀 R&E 과제로 활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은나노가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
명덕고등학교 2학년 황동수, 배유림, 김준엽 학생(팀명: Isotope)
은나노는 항균과 살균작용으로 실생활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은나노가 함유된 세탁기, 젖병, 칫솔, 치약 등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장점만 극대화한 광고가 나오고 있다.
“2011년에 기업 이윤만 생각해 살균작용이 뛰어나고 안전하다는 잘못된 정보로 ‘가습기 살균제’에 의해 142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 팀은 이 사례를 살펴보다 은나노 또한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은나노의 안정성이나 위해성을 연구해보고 싶었습니다.”
팀원들은 올챙이, 상피세포, 제브라피시, 정자, 대장균 등 5가지 생물을 이용해 은나노의 살균작용이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결과는 가설을 세운대로 나타났다. 은나노에 노출되자 꼬리를 자른 제브라피시는 꼬리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고 올챙이도 몸부림을 치며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은나노는 앞으로 조심스럽게 사용될 필요가 있으며 구체적인 증상, 유해성 감소 방법 등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팀원들은 은나노 입자가 피부조직의 어느 층까지 침투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제대로 관찰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스팀 R&E 과제로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구체적인 결과와 해결방안까지 제시할 예정이다.
‘매실 씨앗의 추출 방법에 따른 우리 주변 세균 증식 억제 효과 탐구’
봉영여자중학교 1학년 유연우 학생
매실청을 담글 때 독성 때문에 버려지는 매실 씨앗을 보면서 ‘버려지는 많은 양의 매실 씨앗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연우양은 매실이 식중독 예방에 효능이 있다는 것에 착안해 세균 증식 억제에 활용할 방안을 주제로 연구하게 됐다.
“매실 씨앗이 천연 항균물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매실 씨앗 추출액을 만들어 세균 증식 억제 효과를 탐구했습니다.”
가정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을 알아보기 위해 키보드와 도마에서 시료를 채취해보니 황색포도상구균, 리스테리아균, 진균이 검출됐다. 대장균군은 검출되지 않았다. 매실 열매와 매실 씨앗을 중탕 가열해서 추출액을 만들어 세균이 자라는 정도를 비교했다. 농도에 따라 세균 증식 억제 효과에 차이가 있는지도 실험했다. 선행연구를 보니 용매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서울시 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메탄올과 에탄올을 용매로 사용한 실험을 추가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컴퓨터의 키보드와 도마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검출됐고 매실 열매 전체의 추출액보다 매실 씨앗 추출액이 세균 증식 억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내년에는 매실 씨앗 추출액을 첨가한 천연살충제의 효과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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