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을 표심, ‘정당을 찍을 까, 인물을 찍을 까’

지역내일 2016-04-09

대구 수성을 선거구가 뜨겁다. 17대에서 19대 총선까지 주호영 의원이 내리 3선을 하면서 주호영의원 세상(?)이었다. 싱거운 선거 12년이 지났다. 18대 총선에선 유시민 전 의원이 무소속 후보로 나와 주 의원을 자극했을 뿐이다.  

20대 총선에서도 주호영 의원의 당선이 유력했었다. 새누리당 공천신청결과, 단수공천자로 사실상 공천이 확정돼 4선의 문턱에 올라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공천정국에서 주호영의원은 컷오프(공천배제)되는 수모를 당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개인감정, ‘편한 지역 다선 의원 솎아내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배제됐다는 후문이 있다.  

새누리당은 주의원의 수성을을 여성우천추천지역으로 지정하고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공천했다. 당시 이 전부지사는 중남구에 출마해 현역의원인 김희국 의원을 바짝 추격할 정도로 지지율을 확보해 유력 공천후보자 반열에 올라 있었다. 그런데 새누리당 공관위는 중남구를 경선지역으로 정하고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배영식 전 의원을 경선후보자로 선정했다.


◆2강 1약 3파전·탈당파 무소속 선전 관심 = 그후 중남구 출마를 접은 이인선 전 부지사는 수성을에 여성후보로 공천을 신청해 효력정지가처분 인용과 공천자 재공모 등의 파동과 우여곡절을 겪고 4·13총선 후보자 등록마감일인 지난달 25일에야 공천장을 받아 후보 등록을 했다. 선거일을 18일 앞둔 시점이었다.
공천에 반발한 주호영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이에 따라 수성을은 더불어민주당 정기철 후보 등 3명이 출마한 3파전 구도다. 

각종 여론조사로 볼 때 선거 중반 판세는 2강 1약구도다. 2강은 무소속 주호영과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의 대결이다. 주 후보의 인지도와 조직력이 당심을 등에 업은 이 후보를 앞지르는 상황이 선거중반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남일보와 대구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 수성을에서 이 후보는 31.3%를 받아, 주 후보의 39.5%에 못미쳤다. 매일신문과 TBC가 폴스미스에 의뢰해 4일 수성을에 거주하는 만 19세이상 성인남녀 1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주호영 후보가 44.0%의 지지도를 기록해 36.4%를 얻은 이인선후보를 7.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수성을 지역은 새누리당이 여의도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두차례(3월 31일/4월 2일)의 여론조사결과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열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주호영후보의 조직력과 인지도에 밀려 이인선 후보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선거운동 막판으로 갈수록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인지도 상승과  새누리당 지지층이 결집이 가속화될 경우, 수성을은 박빙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선 후보측, 인물론 + 당지지세 막판 뒤집기 = 후발주자 이인선 후보는 가장 큰 강점인 새누리당의 힘에 의존하고 있다. 공천파동과 박근혜 대통령 사진반환 논란, 정책없는 진박마케팅 등으로 유권자들을 실망시켰지만 새누리당에 ‘미워도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인물과 능력을 제대로 알릴 시간 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전국 최초 여성경제부지사, 계명대 부총장,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원장 등을 통해 일의 경험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특히 경북도 경제부지사 4년동안 투자유치업무를 총괄해 19조원을 유치하는 일등공신이었다는 점에서 일자치 창출 전문가로 띄우며 새누리당 핵심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정기철 후보측, 야당 혁신 대구정치 부활 = 정기철 후보는 야당혁신을 통한 대구 부활을 출마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권력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해 대구시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대구 정치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감정평가사로 실물경제전문가라는 장점도 강조한다. 정 후보는 혈세먹는 하마 범안로의 무료화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1457억원을 채무보증해 금융비용을 줄이고 약 200억원의 부채를 매입하면 범안로를 인수 할 수 있다는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주호영 후보, 일 배우는 초선보다 일 잘하는 다선 = 주호영 후보는 당선후 새누리당 복당을 전제로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3선의 중진이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새누리당 텃밭,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대구에서, 특히 중산층 이상이 몰려 있는 수성구에서 무소속 출마는 승산없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주 후보는 단독공천을 하고도 탈락된 억울함을 호소하고 지역과 대구 발전을 위해서는 중진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특히 부산의 경우, 4선, 5선, 6선 등의 거물들이 수두록해 국회 당대표, 원내대표, 국회의장 등 핵심요직을 차지하는데 대구는 상임위원장 하나 배출하질 못할 상황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대통령특별보좌관 등을 맡아 세월호 협상타결, 공무원연금개혁완수, 테러방지법 수정발의 국회통과 등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궂은일을 원만하게 처리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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