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이 모여 어떤 일을 도모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무얼까? 바로 마음을 모아 화합하는 일일 것이다. 강서구 염창동 주민들이 모여 만든 ‘솔트누리합창단’은 단원들의 열정이 모아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열기 가득한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박선 ninano33@naver.com
꼭 필요한 소금 같은 사랑스러운 합창단으로
강서구 염창동은 조선말기 서해안 염전으로부터 수집해 온 소금을 보관하기 위한 소금 보관 창고를 지었던 곳이기 때문에 여기서 유래해 동 이름이 정해졌다. ‘솔트누리합창단’은 염창동명과 연계해 ‘소금처럼 부패 하지 않는 깨끗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탄생했다. 처음에는 2015년 염창동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선정돼 시작이 되었고 염창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해 운영되고 있다. 공개모집을 하고 단원을 모으기 시작하자 마을 주민들의 열정적인 참여로 지금은 40여명이 넘는 단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지역의 교회를 빌려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데 그 열기가 대단하다. 가곡인 보리밭, 그리운 금강산을 비롯하여 경복궁 타령 같은 민요, 사랑으로 같은 은은한 가요까지 다양한 소화해 낸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다보니 단원들 간에 그간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고 얼굴 보며 반가워하다가도 연습이 시작되면 손에는 악보를 꽉 움켜쥐고 얼굴에는 진지함이 퍼진다.
노래를 사랑하는 지역 사람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봉사하려는 마음으로 모이다보니 연습하는 대로 실력이 쑥쑥 올라간다. 하지만 이런 실력을 갖추기까지 지휘를 맡고 있는 신금식 지휘자의 역할도 컸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지휘를 전문적으로 공부 하고 온 실력파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살려 ‘솔트누리합창단’을 지휘해 왔다. 단원들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지휘와 연습도 안 빼먹고 열심히 하는 단원들의 열정이 합쳐져 40여명의 목소리는 점점 더 사랑스러워졌다.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하모니 만들어
만들어진지 몇 개월 안 되는 합창단이지만 작년 11월 ‘강서구청 합창 페스티벌’에서 ‘솔트누리합창단’은 하모니 상을 수상했다. ‘하모니 상’이 다른 상보다 더 의미 깊은 것은 단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냈다는 걸 알아주는 상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동안이지만 연습도 열심히 했고 구에서 개최하는 행사들에도 나아가 기량을 뽐내며 실전 감각을 익혀 나갔다.
김정숙 단원은 처음에는 주부 입장에서 저녁에 늦게 연습하러 나오는 게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열심히 연습을 하러 다니자 남편이 컴퓨터에 노래를 저장해 집안에서도 늘 들으며 연습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노래도 들어주는 등 외조를 하고 있어 부부간에 사이도 좋아졌다. 단원들 중에는 ‘솔트누리합창단’이 너무 좋아서 다른 구에서 노래를 부르러 꼬박꼬박 오는 사람도 있고 직장에서 일이 끝나자마자 달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단원들 모두 하루의 스트레스나 힘들었던 일을 웃으며 합창 연습하면서 풀고 있어 가만히 앉아 노래만 듣고 있어도 힐링이 된다.
‘솔트누리합창단’의 올해 계획은 가곡부터 타령까지 마스터하는 합창단의 기량을 늘려나가 강서구의 노인잔치에 참여 봉사하고 구의 행사에 나가 ‘솔트누리합창단’을 알리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이루고 싶은 계획은 가을쯤에는 창단연주회를 통해 그동안 합창단을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봐준 가족과 지인들을 모시고 ‘솔트누리합창단’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지역 주민들이 서로 노래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솔트누리합창단’은 노래를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연습에 참여할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염창동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있다.
문의:엄기택(단장) 010-3124-1002
*미니 인터뷰*
엄기택 단장
“지역 주민들이 모여 분위기 좋고 모두들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올해는 지역에 봉사하는 합창단이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에요.”
신금식 지휘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고 점점 실력이 좋아지고 있어 지휘가 즐겁습니다. 올해 창단연주회를 잘 준비해서 우리 합창단이 더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김혜경 총무
“노래로 젊어지는 시간이에요.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노래로 맞춰 가는 시간도 소중해 집니다. 각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노래로 하나 되는 시간이 반가워요.”
이정욱 회원(동장)
“화음이 좋고 팀워크도 좋아서 늘 즐거워요. 특히 선곡이 가곡, 타령, 가요까지 제가 좋아하는 다양한 곡들로 채워져 있어서 분위기에 따라가다 보면 흥이 납니다.”
최진수 회원(주민자치위원장)
“가곡을 좋아하는데 부를수록 재미있어요. 합창단에 와서 늘 노래를 부르는 생활을 하니 듣는 가족들 간에도 더 돈독해졌어요.”
김정숙 회원(교육분과위원장)
“지휘자님이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고맙고 노래를 늘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가사를 외워야 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가족들의 지원과 이웃들과 함께 하니 행복하기만 합니다.”
김성미 회원(농협 염창동 지점장)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연습시간이 기다려져요. 저보다 연배가 있으니 선배들을 만나 좋은 말씀 듣는 시간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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