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문제는 독해야

지역내일 2016-04-06

논술의 당락은 주어진 제시문의 독해와 논제 분석에 달려 있다. 단순히 내용의 이해만을 논제 분석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 심지어 강사들까지도 간과하기 쉬운 것이 이 부분이다. 대입논술을 준비하러 오면 당연히 독해는 할 줄 알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논술을 가르치다보면 많은 학생들이 제시문 독해를 제대로 하지 못해 논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출제 의도대로 답안을 작성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은 출발점부터 잘못된 것이다.
‘독해’의 정확한 의미는 어원 속에서 살펴볼 수 있다. ‘독해’라는 말의 무게비중은 ‘읽을 독(讀)’이 아니라 ‘풀 해(解)’에 있다. 해(解)자를 파자(破字)하면 뿔 각(角), 소 우(牛), 칼 도(刀)가 된다. 뿔 달린 소를 칼을 이용해 잡는 것이다. 소를 잡아먹을 수 있는 부위와 없는 부위로 나누고, 국을 끓이는 용도와 불고기를 하는 용도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해(解)’자의 근본 의미이다. ‘독해’는 한 덩어리의 글을 자신이 원하는 용도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구분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돼지고기를 가지고 김치찌개를 끓일 때 주로 넣는 부위는 살코기와 기름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앞다리, 뒷다리, 삼겹살, 목살 등이다. 만약 ‘독해’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김치찌개에 족발이나 돼지 머리 고기를 넣고 끓이는 격이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정확히 새겨 읽는 것이다.
정확히 새겨 읽는 첫 번째 방법은 문장별로 주어와 목적어나 부사어, 서술어를 찾아 말이 되도록 정리하며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독해를 못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문단별로 나누어 각 문단의 주제문부터 찾으려 하는데, 이 방법은 첫 번째 방법이 익숙해진 다음에 할 일이다. 꾸준히 문장성분을 찾고, 자신이 이해한 방식으로 정리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독해 속도와 정확도가 높아지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문단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다. 글 속의 문단은 각자의 기능이 있다. 주장을 하는 문단, 부연설명을 하는 문단, 반론이나 예시를 드는 문단 등이다. 이러한 문단의 성격을 파악하면 전체 글에서 중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방법만 숙달되더라도 논술에서 독해로 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위에서 제시한 2가지 방법은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귀찮은 방법이다. 우리가 매일 밥을 먹을 때도 젓가락과 숟가락이 수없이 움직인다. 그러나 그것을 귀찮게 생각하지 않는다. 독해의 과정도 마찬가지다. 숙달되어 습관처럼 굳어지면 더 이상 귀찮게 생각되지 않는다. 이제는 적어도 제시문 독해와 논제 분석은 제대로 하면서 글을 쓰도록 하자. 이것이 논술의 첫걸음이다.



권기완 선생님
미담(美談)언어교육 연구소 연구원
문의 : 042-477-7788 www.sindlin.com


주요이력
  현 미담 국어논술 학원 논술 교사
  전 서울)이데아 논술 강사
  (주) 인디에듀 실전 통합논술 교재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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