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들_ 감성한복대여카페 ‘행궁낭자’ 하혜정 대표

한복을 매개로 수원-문화-청년을 잇는 청년기업의 롤모델 되고파~

지역내일 2016-03-28

화성행궁에 웬 어여쁜 낭자들이 대거 출몰했다. 한복을 입고 요리조리 포즈를 잡으며 함박웃음 머금은 환한 사진들을 찍는가 싶더니, 연무대로 옮겨가 활쏘기에도 도전한다. 이리저리 행궁 곳곳을 누비며, 한복맵시를 자랑하는 여인네들 속에 감성한복대여카페 ‘행궁낭자’ 하혜정 대표가 있다. 한복과 사랑에 빠져 하던 일도 접고, 행궁 옆에 한복대여카페까지 차리는 등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오늘도 싱싱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아름다운 수원화성에 한복을 덧입혀 ‘행궁낭자’ 탄생
“한복입고 가면 화성행궁 입장이 무료예요. 그런데, 정작 한복을 입고 오는 분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전주 한옥마을도 그렇고, 경복궁 주변에도 한복대여사업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정작 수원화성 주변엔 한복 대여하는 마땅한 곳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죠.”
이쯤 되면 한복이나 의상을 전공이라도 한 걸까 싶은데, 강남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직업상담사로 활동했다. 고향은 경남 양산, 하혜정 대표의 이력 속엔 수원, 한복 그 어떤 것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없었다. “대학 다니면서 수원화성에 몇 번 왔었는데, 이곳이 너무나 아름다운 거예요. 더구나 한복을 배우던 아는 언니와 함께 한복을 입고 방문하면서 수원화성과 한복이 정말 잘 어울린다 싶었죠. 그래서 퇴직금이랑 문화콘텐츠진흥원의 청년창업지원금, 대출까지 받아서 화성행궁 가장 가까이 행궁낭자를 오픈하게 됐고요.” 집도 이곳으로 옮겨왔다. 요즘엔 건물 앞에 테이블을 펼쳐놓고, 주변관광지 안내를 자처하는 등 토박이보다 더 수원 지리를 꿰뚫고 있는 수원사람이 됐다. 


한복입고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픈 이들을 위한 ‘행궁낭자’표 한복  
감성한복대여카페 ‘행궁낭자’는 하 대표와 실장, 몇몇 청년들의 솜씨로 꾸며졌다. 대여한복은 전통, 패션한복 23벌 정도로, 동대문이나 광장시장에서 떼어 온 원단에 경력이 오랜 장인의 바느질로 완성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다.
“한복디자인이나 원단 선정은 다 제가 하고 있어요. 다행히 어릴 때 미술을 배웠던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평소에 한복을 입고 다니는데, 다들 예쁘다는 등 반응을 보여주니까 뿌듯해요.” 대여한복도 중국에서 수입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도 ‘행궁낭자’ 한복은 차별화되고 있다는 하 대표는 요즘엔 한복을 입고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거나 해외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도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에게 한복은 대체 어떤 매력일까. “그냥 예쁘잖아요. 몸매도 가려주고, 선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자연광에 따라 달라지는 깊이 있는 색감이 예술이죠.” 한복을 입고 다니면서 행동도 단정해지는 걸 보면 옷의 힘을 새삼 실감한다고. 여세를 몰아 최근엔 생활한복브랜드 ‘행궁낭자’도 런칭했다. 생활한복 허리치마가 첫 번째 상품으로, 블라우스나 티셔츠에 입어도 예쁘고, 무엇보다도 실용적이라 편하게 입을 수 있다. 


인연으로 시작된 행궁낭자에서의 다양한 강좌,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답다!  
행궁낭자에선 한복대여는 물론 메이크업아티스트 경력을 갖춘 뷰티매니저에게 한복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고, 뷰티강좌에도 참여할 수 있다. 얼마 전엔 영화 귀향에 등장했던 괴불노리개만들기 강좌도 운영됐다. 계획에 없었던 프로그램들이 이렇게 개설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예기치 않은 인연에서 비롯됐다고 하 대표는 말한다.
“뷰티매니저는 한복입고 손님으로 왔다가 저랑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함께 일하게 됐어요. 노리개강좌를 연 친구는 제약회사를 다니다가 뒤늦게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바느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게 된 거고요. 여기에 있다 보면 여러 청년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본의 아니게 제가 그들의 멘토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지원시스템도 좋고 인프라도 좋은 청년시절에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해보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시행착오를 겪는 이 모든 과정이 삶의 자산이 되기도 하고요.” 마음을 같이 하는 청년들이 하나둘씩 늘면서 청년창업공동체 ‘이음’도 만들게 됐다. 네이밍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는 하 대표는 문화를 잇다, 수원을 잇다, 청년을 잇다 등 ‘이음’엔 무언가를 잇는 역할을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들려줬다.  




한복의 대중화, 누구나 쉽게 접하는 생활한복이 되기를 꿈꾸며
행궁낭자 대표 외에도 비영리단체 한복놀이단 운영위원, 인문학독서모임 ‘책베아’ 운영자까지, 하 대표는 많은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평소 제가 해왔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요. 학교 다니면서 농활에 동아리연합회회장, 국토대장정도 몇 차례 다녀오면서 무언가를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 맺는 것이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행궁낭자에서 많은 청년들과 함께 하고 있잖아요.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던 꿈도 한복을 통해 이루고 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거죠.”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찾는, 문턱이 낮은 한복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 현재 행궁낭자 한복투어시리즈 ‘한복입고 행궁가기’, ‘미술관 옆 행궁낭자’가 진행 중이고, 한복 플래시몹, 한복스터디 등을 계획하고 있다. 펀딩사이트를 활용해 행궁광장에서의 한복파티를 구상 중이기도 하다.
사계절 변화가 참 아름답다는 수원화성에도 곧 만개한 봄이 찾아올 테고, 그 봄의 한가운데서 오늘도 어김없이 감성패션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청년기업가 하?혜?정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한없이 반갑고 기쁘기만 하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 감성한복대여카페 ‘행궁낭자’ 사용설명서 

 

이용료_ 일반한복: 시간당 5000원, 콘셉트한복(황진이, 드레스, 쾌자 등): 1만원
              액세서리(머리띠, 노리개, 가방 등): 시간 상관없이 1000원
              메이크업&헤어: 5000원(풀메이크업시 3만원)
카페메뉴_ 직접 담근 오미자*복분자*유자*모과차 5000원
                  아메리카노 3000원(대여고객은 음료 10% 할인)  
운영시간_ 오전11시~오후8시(연중무휴)
위치_ 팔달구 화서문로 33, 2층
문의_ 070-4779-5080, 010-8531-1370/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hanggungnangja/),  블로그 ‘행궁낭자’에서
          다양한 이벤트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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