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의 달인 금곡동 ‘박군자 진주냉면’

허영만 『식객』에 나온 바로 그 냉면 맛

지역내일 2016-03-29
유명한 맛집 지점들이 분당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덕분에 요즘 TV 프로그램에서 유행하는  ‘테이스티 로드’를 우리 지역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중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 27권에 나오는 ‘진주냉면’ 집이 올해 초 궁내동 가구거리 대왕판교로 쪽 금곡동에 문을 열었다. 70년 전통 기법의 비법육수 원액을 서울 공장에서 제공받기 때문에 서울본점이나 수원 직영점과 똑같은 맛을 분당 지점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냉명

매장 한쪽 벽면에는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볼 수 있게 벽화처럼 식객에 나온 육수 만드는 내용의 만화가 있고 그 옆에는 2대째 진주냉면을 만드는 부부가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 출연한 장면이 있다. 냉면 육수에는 고기뿐만 아니라 메밀도 들어갔고 건새우, 멸치, 디포리 등 건해산물이 듬뿍 들어갔다며 특별한 비법으로 비린내를 잡았기 때문에 깔끔하면서도 깊고 색다른 육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북유럽풍의 깔끔한 매장 양쪽 벽으로 크게 난 통 창들이 개방감을 주고 봄눈이 소복이 쌓인 경치 또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나무에 물이 올라 잎과 꽃이 활짝 피어오르거나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도 사철 아름다울 것 같다.
이곳에서는 자장과 짬뽕처럼 물냉면 먹을까 비빔냉면 먹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손님들이 물냉면에 비빔냉면 양념을 넣어 먹는 것에 착안해 만들어졌다는 ‘섞음면’은 양념과 육수가 잘 어우러진 얼큰한 냉면이다. 냉면, 육전, 만두로 단출한 메뉴지만 그래서 더 집중력과 자신감이 돋보이는 음식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먼저 나온 육전은 기름기 없는 부위의 소고기에 계란 물을 입혀 지져냈는데 식감이 부드럽고 따뜻해서 맛있었다. 허겁지겁 집어넣어도 막힘없이 쑥쑥 들어가는 바람에 남으면 포장해가야지 하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접시 더 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 무렵 냉면이 나왔다.
노란 지단이 소복이 쌓인 고명을 헤치고 보니 물냉면의 차가운 육수 안에도 육전이 듬뿍 들어있는데 묘하게도 국물은 기름기 없이 깔끔했다. 차가운 육전도 별미고 오래도록 배를 든든하게 해줄 것 같았다. 냉면발이 함흥냉면이나 평양냉면에 비해 두껍고 색감은 메밀이 많이 들어가 부드러울 것 같았지만 쫄깃한 맛이 강했다. 지리산 자락에서 추수한 메밀에 전분을 섞어서 쫄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까칠한 봄철 입맛 제대로 돌게 해줄 면발과 양념, 육수의 오묘한 감칠맛이 벌써 그리워진다.
문의 031-718-1007
위치 분당구 금곡동 361(대왕판교로 122)
이지윤 리포터 jyl20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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