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 초ㆍ중ㆍ고 총 11개교를 담당하고 있는 강남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이정기 경사는 학생들이 따르는 학교전담 경찰관(스쿨 폴리스)이다.
댄스부터 SNS까지 다재다능한 면모를 드러내며 강남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참 멋진 강남 경찰관’인 그를 만났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er.com
춤 배우며 사춘기 방황 마침표 찍다
현재의 그를 소개하려면 과거의 그를 먼저 알아야 한다. ‘사춘기 소년’ 이정기와 ‘학교전담 경찰관’ 이정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또 하나의 ‘시그널’처럼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무전을 전파하고 있다. 중학교 때 사춘기 성장통을 겪었던 그는 학교 장기자랑에서 춤 공연을 준비하면서부터 방황에 종지부를 찍었다. “중학교 장기자랑을 준비하면서 춤을 접하고 난 뒤 고등학생이 되고나서는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스트리트 댄스를 익혀나갔고 경북 구미 프로 댄스팀 ‘스윙’에서 2~3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이후 댄스학원 강사로 활동하며 춤을 천직으로 삼았었죠. 아니, 천직인 줄 알았어요. 그때는…….”
그 시절의 방황은 지금 현재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나 역시 그러했기에 너희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그의 진심은 닫힌 청소년들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했다.
의무경찰로 군복무, 천직을 바꾸다
춤을 천직으로 삼았던 그가 경찰관을 천직으로 삼게 된 계기는 뭘까. 의무경찰로 입대를 했던 이정기 경사는 자신의 삶과 전혀 거리가 멀었던 경찰관의 삶을 꿈꾸게 됐다.
“군 동기가 먼저 경찰관이 되었어요. 친구이기 이전에 경찰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었고 그때부터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저는 요즘 추세로 보면 다소 이른 나이에 결혼했습니다. 물론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가족에게 존경받는 자랑스러운 가장이 되고 싶었습니다.” 뒤늦게 스물여덟의 나이로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그는 스물아홉 살에 경찰서 배치를 받고 천직의 길로 들어섰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아들의 입학식에 가지 못한 미안한 마음조차 ‘천직’이라는 말로 대신하며 학교전담 경찰관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제가 담당하는 학교는 논현초, 학동초, 삼릉초, 언북초, 봉은초, 언북중, 언주중, 봉은중, 경기고, 현대고, 그리고 특수학교인 정애학교 총 11개교입니다. 아들 입학식 날 저는 학동초 입학식에 가 있었는데, 그때 아들딸을 위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강남 학생들과 학교폭력 댄스 퍼포먼스 하다
이정기 경사는 우연한 기회에 언북중, 봉은중, 신구중, 논현초, 청담고 댄스동아리 학생들에게 춤을 가르쳐주게 되었고, 청담고 댄스동아리 팀과 함께 학교폭력과 왕따를 소재로 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대외적인 무대에도 섰다. 이정기 경사는 본인의 특기를 살린 댄스로, 함께 근무하는 강남경찰서 학교전담 경찰관 김병석 경사는 포돌이 탈을 쓰고 학생들과 함께 감동의 공연을 선보인 것이다. “여러 곳의 축제에서 학생들과 함께 공연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강남 북 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랐습니다. 첫 번째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댄서의 삶이 두 번째 천직인 경찰의 삶과 함께 조화를 이루게 된 거죠. 무엇보다 가장 행복한 건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더러 학생들이 ‘못하는 게 없다’고 부러워하곤 하는데요. 맞습니다. 사실 전 공부 빼곤 다 잘할 자신 있어요. 하하하”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 활동도 그에겐 중요한 소통의 통로다. 학부모들을 만나면 ‘아이들의 활동 공간에 함께 들어가 그곳에 댓글을 남기고 자녀와 스스럼없이 소통하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 역시 ‘학생들과의 진심 어린 공감’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마주하며 ‘매일 매일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이정기 경사. 강남 학생들에게 행복한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는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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