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손까락 봉사단’
“남을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손까락”
퀼트나 손뜨개 등 손으로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 다시금 인기다. 그저 기다란 실이었는데 따뜻한 담요가 되거나 조각천들이 모여 옷이 되기도 한다. 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재주들을 모아 남을 돕는 아름다운 모임인 양천구 자원봉사센터(센터장 전광수)의 ‘손까락 봉사단’을 찾아가 보았다.
‘2015 서울특별시 봉사상’ 받은 아름다운 마음들
‘손까락 봉사단’은 2003년도에 만들어진 봉사단으로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 오랜 시간동안 한마음으로 손재주를 이용해 소외된 계층을 돕는 물품을 만들어 전달해왔다. 그런 마음들이 결실을 맺어 이번 ‘2015년 서울특별시 봉사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손까락 봉사단’의 봉사자들이 똘똘 뭉쳐 자신이 알고 있는 재주를 남을 위해 마음껏 풀어 놓으며 즐겁게 봉사한 결과이다.
‘손까락 봉사단’은 2003년 만들어진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孝-Dream 카네이션’을 제작해 지역사회 복지관과 경로당에 어버이날에 맞춰 전달해 오고 있다. 홀몸어르신들의 생신에는 꽃바구니를 제작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모자와 목도리, 덧신, 실내화 만들기까지 지역의 어르신들을 돕는 활동을 집중적으로 꾸준히 해와 많은 사랑과 환영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의 신생아를 살리기 위한 ‘생명의 모자 뜨기’나 ‘조각 이불 뜨기’로 국제 협력 봉사활동까지 병행하고 있어 남을 위한 봉사의 손길이 언제나 바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손까락 봉사단’을 찾은 날도 지역 홀몸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을 위한 무릎담요를 만드느라 뜨개질하는 손길이 바빴다. 손바닥보다 조금 크게 뜬 뜨개조각들을 12개 모아 붙여 무릎 위에 덮으면 되는 따뜻한 담요를 만드느라 모여 앉은 봉사자들은 입으로는 즐거운 수다가 이어지지만 바늘을 잡은 손은 분주했다.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무릎담요는 연말에 전달돼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데 마음을 보태게 된다.
취미활동에 남을 위한 마음까지 얹어 보람된 마음
한 단체나 모임이 10년이 넘어가면 이런저런 이유로 삐걱거리기 마련인데 12년이 넘도록 ‘손까락 봉사단’은 한마음이 되고 봉사자들의 마음까지 힐링 되는 경험을 하는 모임이라고 말하며 봉사단의 양순진 회장은 웃는다. 각자 가지고 있는 손재주들을 그냥 썩히거나 나만의 만족으로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취미도 살리고 마음까지 보태 남을 위해 봉사하려고 모인 사람들이어서 언제나 한결같이 따뜻한 마음들이라고 자랑한다.
손에 바늘을 잡고 아름다운 색깔의 실을 엮어가면서 입으로는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봉사자 자신도 잡념이 없어지고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스스로의 상처도 치유가 된단다.
‘손까락 봉사단’은 실제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려 있고 꼭 봉사단에 가입하지 않아도 지역사회에서 봉사에 뜻이 있는 성인, 학생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봉사활동마다 신청을 받아 참여를 하게 한다. 실제로 지난 봄 ‘孝-Dream 카네이션’ 제작에는 관내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도 다수 참여해 어버이날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전달해 큰 환영을 받았다. 2003년 봉사단이 만들어지고 현재까지 만들어진 ‘孝-Dream 카네이션’은 194,355 송이에 달한다.
팔순의 봉사자부터 초등학생 봉사자까지 남을 돕는다는 마음 한가지로 마술 같은 손재주를 펼치는 ‘손까락 봉사단’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봉사단의 문은 항상 열려있으니 언제든 찾아오시길 기다리고 있다.
*미니 인터뷰*
양순진 회장
“우리 ‘손까락 봉사단’은 재능 많으신 분들이 많아요. 손뜨개, 종이 접기,수화 등 손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들을 하니까 더 신이 납니다. 집에서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고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여름에 덧버선과 실내화를 만들어 독거 어르신들에게 가서 직접 신겨 드렸는데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그 모습에 눈물이 났어요. 오랜 시간동안 봉사를 해왔지만 나의 작은 노력으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힘이 납니다.”
정원옥 봉사자
“우연한 기회에 ‘신생아 모자 뜨기’를 한 이후로 시작한 봉사가 8년이 됐어요. 처음에는 그냥 쫓아다니면서 봉사를 했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고 흐뭇했어요. 장애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내가 뜬 목도리를 두르고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봉사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거구나 하는 평범한 말이 기분 좋게 합니다. 나이가 팔순이지만 봉사는 계속 하려고 합니다.”
안정옥 봉사자
“봉사를 시작한 지는 18년이 됐어요. 손으로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모여서 만드는 게 재미도 있고 남을 위한다는 의미도 있어 좋아요. 내가 힘이 있을 때 남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아이들도 엄마의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인지 어르신들 목욕 봉사도 즐겁고 열심히 해 감동이었어요.”
이진화 봉사자
“처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봉사를 시작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봉사를 하다 보니 10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봉사하러 안 가면 허전하고 이상해요. 만약 이렇게 오랜 시간 돈 벌러 나오라하면 오히려 못 했을 것 같아요. 제가 나와서 바느질도 하고 카네이션도 만들면서 좋은 기운을 받고 있어요. 어떤 아이템으로 봉사를 할지 의견들을 모아서 작품을 완성할 때는 뿌듯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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