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

지역내일 2015-11-12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한자어를 아시나요?
''적로(的盧)''는 이마에 흰무늬가 있는 말인데, 노비가 타면 객사하고 주인이 타면 사형을 당한다는 흉마(兇馬)입니다. 삼국지에 보면 유비가 형주 자사 유표에게 의탁하고 있을 때 산적을 토벌 한 후 ''적로''를 얻었습니다. 흉마이니 타면 안 된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비는 ''적로''를 자신의 말로 삼습니다. 후일에,유표의 부하인 채모와 괴월이 유비를 위험인물로 여겨 죽이려 하자 유비는 성을 탈출하여 도망합니다. 그러나 ‘단계(檀溪)’라는 넓은 물을 만나 길이 막히자 유비는 탄식을 합니다.이때 ''적로''가 물에 뛰어 들어 세 길(丈)을 날아 탈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말이 얼마나 헤엄을 잘 치는지를 보여주는 얘기입니다.
말과 소가 연못에 빠지면 두 동물 모두 수영을 해서 뭍으로 나오는데 말이 두 배나 빠르답니다. 하지만 홍수로 생긴 급물살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말은 헤엄을 잘 치는데다 빠르기 때문에 물살을 거스르며 빨리 헤엄치다가 힘이 빠져서 익사합니다. 하지만 소는 물살을 거스르지 않고, 물살을 따라 내려가면서 서서히 물 가로 헤엄쳐 갑니다. 그렇게 떠 내려가다보면 어느새 뭍에 발이 닿아서 살아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한자어로 ''우생마사(牛生馬死)'' 즉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라고 합니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한 후에는 보청기에 대한 적응 과정을 시작하게 되는데, 짧은 시간에 적응하는 분이 있는하면, 적응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한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은 보청기 적응에 실패하시기도 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보청기를 착용하시는 분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게 되면 그동안 듣지 못했던 다양한 소리들을 듣게 됩니다.그리고 귀로 들리는 많은 소리들에 적응하느라 뇌가 무척이나 바빠지지요.물론 숙련된 청능사들이 적응에 도움이 되어드리지만 착용하신 분의 노력이 더 많은 역할을 합니다.보청기를 처음 찾아가신 후 첫 3개월 간은 3~4주 단위로 보청기 센터를 방문해서 보청기 적응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소리 조절을 받으셔야합니다.그런데, 어떤 분들은 보청기를 찾아가신 후 얼마 안 되어 하루가 멀다하고 센터를 찾아오시기도 합니다. 보청기에 빨리 적응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이런  경우 보청기에 빨리 적응하고픈 마음만 앞설 뿐 오히려 적응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오히려,물을 만난 소(牛)처럼 여유를 가지고 보청기에 적응하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그런 면에서 보청기에 적응하는 것은 ''우생마사''와 비슷합니다. 급한 마음 보다는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그동안 듣지 못했던 소리들을 들어보세요.그러다 보면 어느새 청능사와 만나 소리 조절할 시기가 다가오고,순차적으로 소리를 조절해가면서 보청기에 더 잘 적응하실 수 있게 된답니다.

이양주
독일지멘스보청기부천센터
이양주 원장
문의 032-326-8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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