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한철에, 신규생 사절!

지역내일 2015-11-11

  논술 한철에, 신규생 사절!


 

 



낙엽이 흩날리는 고감성의 계절에 학원가는 가장 분주하다. 명년의 향방을 결정하는 신규생 모집을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학원이 가장 오래되었다, 가장 많이 다닌다등의 광고는 식상하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진 않는다. 연대 일반전형 모집인원이 683명인데 목동 학원 논술 파이널 광고에 전년도 연고대 합격자가 450여명이라는 것은 양민학살과 다를 바 없다. 전쟁에서 지켜야 할 법도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인간의 존엄은 훼손된다.


왜 어떤 학원들은 허위 광고를 하는가? 그 답은 학원의 대형화에 있다. 불경기에도 학원사업은 건실하다며 투자자들이 학원을 진단하고, 학원사업은 교육이란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일부 학원장은 확장을 위해 투자를 받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업가가 확장을 하고 소비자는 구멍가게보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싶다는 욕구가 무엇이 문제이냐말할 수 있으나 이는 이마트 피자나 롯데마트 치킨과는 본질이 다르다. 상품의 소비와 아이의 교육은 같을 수 없다.


한 수업에 100명 수강생을 모았다자랑하지만 100명이 모인 강의실에서 선생은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는가? 학원들은 1등급 비결을 알려준다지만 누구를 1등급으로 만드는가? 몇 등급을 몇 등급으로 만드는가? 최상위권은 최상위권 나름대로, 중위권은 중위권 나름대로 피해를 본다. 더 큰 폐해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발생한다. 인격과 인격의 만남이 없는 교실분위기는 열등감, 분노 또는 패배의식을 낳는다. 학생을 가르치는 학원이 상품으로서 아이들을 대하는 이런 기형적 구조가 바로 학원의 대형화의 필연적 산물이다. 그렇다면 크기만 작으면 되는가? ‘대형학원이 어떻게 학생들을 모을까에만 신경 씀이 문제였다면 아이들을 들러리가 아닌 주인공으로 만드는 학원은 어떻게 성적을 올릴까와 어떻게 소통을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성적 향상은 아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으로부터 출발하고 강사의 능력에 따라 좌우되지만 소통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얼굴 표정은 물론 아이가 들고 있는 책, 폰을 통해 보는 세상, 뒷모습, 걸음걸이를 보고서도 현황을 감지할 수 있는 눈과 마음이 필요하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칭찬하며 등을 토닥여주는 인격적 만남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가 되는 시대에는 더 큰 성과를 낸다. 학종은 지난한 과정이다. 짧게는 3, 길게는 사춘기를 같이 보냈던 아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독서감상문 토론 논문 동아리 봉사활동 등의 지도를 통한> 자기소개서는 대형학원이 4주 속성으로 만드는 결과물과는 비교의 대상도 될 수 없다. 시대가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고2가 되어서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는 전적으로 부모 학교 학원의 책임이다.


우리 아이들을 들러리로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은 부모이다. 어려서부터 공부 잘 하는 아이와 친구를 만들어주려는, 소위 유명하다며 테스트가 어려운 대형학원을 쫓아다니는, 입시 정보를 추려진 상태로 전하는 학원에서만 듣고,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인근 선배부모로부터만 듣고 맹신하는 부모는 아이에 대한 무지와 정보에 대한 무지를 특성으로 갖는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잘 하는지를 찾기 위해 고민하지 않고 정확한 입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부모들은 대체로 상품화된 대형학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불편한 진실을 만들어내는 주체는 학원이다. 필자의 학원 수강생 중 모 학교에서 전교1,2등을 다툰다는 고1 녀석이 학원 영어쌤이 절대평가가 되면 영어가 어렵게 나온다고 했다한다. 허위광고와 동시에 학원은 거짓 정보 또한 말해선 안 된다. 절대평가의 취지는 쉬운 수능이다. 수시 강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 한 문제로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겠다는 방향은 시대의 흐름이다. 역행하는 정권이 나올 수는 있으나 이성의 간계일 뿐 다른 과목 또한 언제일지는 몰라도 같은 운명을 기다리고 있다. 공교육이 정상화 된다고 학원은 사라지지 않는다. 비중과 역할이 달라질 뿐이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학원은 장인정신을 가져야 한다. 첫째, 소량생산이다. 바이올린 장인 스트라디바리는 평생에 만든 작품이 1100여점이 전부라고 한다. 학원도 인격적 만남을 위해 규모보다는 내실에 힘써야 한다. 둘째, 정성이다. 고려청자의 신비로운 비색을 내기 위해선 도공의 뒤편에 수북이 쌓인 매병들이 필수이다. 내일 있을 토론대회를 위해 한밤중에도 전화로 통화하는, 한 달 전부터 내신대비를 위해 1년 치 시험 결과를 토대로 학생 개인별 진도 스케줄을 정리하는 노력은 기본이다. 셋째, 자부심과 신념이다. 사마천이 패배자인 항우를 열전이 아닌 본기에 넣으며 그 순서도 고조 앞에 둔 것처럼, 수시 한철에도 신규생을 받지 않으며, 그 이유는 기존 학생들에게만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그래서 제자들의 가치를 빛내려는 마음이 장인정신이다. 우리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 목동에도 장인들이 넘쳐나길 기원한다.


 

 



 

 



  손크라테스 원장


아레테 국어논술학원


센트럴프라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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