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일, 드디어 새로운 동생들이 입학하는 날이다. 올해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모두 17명, 이 귀한 새 가족을 어떻게 맞이하면 이 작은 입학식이 더 풍성하고 행복할까?
2학년과 3학년은 알록달록 풍선을 흔들며 길을 터주고, 4학년은 박수부대가 되기로 했다. 오카리나 합주에 자신이 있는 5학년들은 ‘나성에 가면’이라는 곡을 연주하며 동생들을 맞이하고, 6학년들은 신입생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식장으로 이끌어 주었다. 113명 전교생은 그렇게 화려하고 즐거운 입학식을 함께 만들었다.
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는 지난 주, 작아서 서로 더 소중했던 능길초등학교 입학식에 다녀왔다.
꿈을 키우는 사람이 되라
모든 입학식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귀한 자리이지만, 특히 초등학교 입학식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로 출발하는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입학식장에 들어서는 어린 학생들의 표정에서 기대와 설렘이 묻어나고, 대견스러운 표정으로 자녀의 뒤를 쫓는 학부모 표정 역시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입학생이 다른 학교에 비해 적지만, 전교생이 함께 동생들을 반긴 탓에 학부모와 신입생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김영순 교장은 입학식 축사를 통해 “꿈은 작아도 커도 모두 소중한 것이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꿈을 찾고 그 꿈을 키우도록 행동해야 한다”며 어떤 형태이든 꿈을 키우는 사람이 되라고 전했다.
입학하는 자녀를 지켜보는 학부모에게는 “자녀의 부족한 부분은 눈 감아 주고, 조금 잘한 것도 아주 크게 칭찬해 주라”며 “특히 호기심으로 왕성한 이 시기를 그냥 흘리지 말고 정말 잘 대답해주라”고 당부했다.
진심으로 환영받는 느낌
입학식이 끝나고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신입생 여학생에게 학교에 입학해 좋은지 묻자, 고개만 끄덕거리고 엄마 치마 자락 뒤로 숨었다.
한 학부모는 “진심으로 축하받고 환영받는 느낌이 전해졌다”며 “작은 학교라 더 안심이 된다. 교사가 아이들을 더 자주 바라보고 관심을 갖고 지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난꾸러기처럼 웃고 떠드는 5학년 형님들에게 동생을 맞이한 기분이 어떤지 물었더니 밝은 표정으로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전했다.
홍승만 학생은 “동생들을 맞이하는 연주를 하며 기뻤고, 많이 축하해 주고 싶었다. 솔직히 함께 놀 대상이 늘어난 것, 그리고 내가 더 큰 형이 된 듯해 참 좋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최용욱 학생(5학년)의 시적인 표현은 리포터를 놀라게 했다.
“동생들이 입학한 것이 새싹이 돋아난 느낌이었고, 내가 오카리나 연주를 하는 것은 그 새싹들에게 잘 자라라고 물을 주고 응원하는 기분이었다.”
전교생이 한반처럼
10여년 전 전교생이 700여명에 이르던 능길초등학교는 근처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이 새로 지은 학교로 전학하며 규모가 줄었다. 갑자기 학생들이 70%이상 줄자 남은 학교 공간을 이용해 학생들의 특별지도공간과 학부모교육장을 마련해 작지만 알찬 교육장이 되도록 많은 시도를 해오고 있다.
김인회 교감은 학생수가 작은 ‘미니학교’만의 장점은 우선 친밀함이라고 전했다. 이 학교에서 펼치고 있는 ‘두레활동’은 학년에 구분이 없다. 대부분 행사가 전교생이 함께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선배와 후배사이도 모르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규모가 큰 학교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교육공모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사의 의욕 또한 작은 학교이기에 더 활발하단다.
김 교감은 입학식 행사장을 오가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 교감은 “교사와 인력이 부족한 학교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밝게 웃었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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