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가볼 만한 곳 |한옥스테이

뜨끈한 아랫목, 댓돌 마루가 있어 정겹다

고즈넉한 한옥에서의 하룻밤, 가족과 두런두런 이야기꽃 피네

지역내일 2016-03-07

날씨를 종잡을 수가 없다. 겨울이 간다 싶었는데 함박눈을 쏟아 붓더니 이제 봄비가 오신단다.
이 봄비 다녀가면 정말 봄이 오시려나. 3월이 되었지만 봄기운은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이렇게 겨울과 봄 사이 애매한 시기엔 반갑지 않은 손님인 감기 기운이 으슬으슬 찾아온다.
뜨끈하니 몸이라도 지졌으면 좋겠다 싶은 날, 한옥이 그립다.
부뚜막과 가까운 방바닥 장판만 갈색으로 그을리도록 불공평했던 그 뜨끈함 때문에 추운 겨울엔 동생과 아랫목 쟁탈전을 벌이곤 했다.
뜨끈한 아랫목이 있는 고즈넉한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정겨운 옛 추억을 되살아나게 할 것이다.
용인에는 200년 된 고택부터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룬 곳까지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제법 있다.
하룻밤 묵어도 좋고 전통문화 체험만 해볼 수도 있으며 돌잔치나 상견례 같은 특별한 날에 한옥을 찾는 이들도 있다.
전영주 리포터 jenny422yj@gmail.com

한옥


오래 남을 한옥을 지향하다 - 효종당(孝悰堂)
용인 동백지구에 세운 이 한옥은 밀양 박씨(密陽朴氏) 문중의 터를 지키고자 했던 박천희씨 내외가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귀촌하며 지었다. 어렵게 만난 도편수에게 부탁해 그가 머릿속으로 그리던 한옥의 모양을 순수 금강송으로만 그대로 재연, 2002년 10월 3년간의 노력 끝에 지어졌다.
산과 숲이 집의 3면을 둘러싸고 있어서인지 꽤나 고즈넉하며 도심 속 아파트촌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자연을 품은 공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솟을대문을 지나 마당 안으로 들어서면 여름이면 고운 향을 뽐냈을 향나무가 가장 먼저 손님을 반긴다. 그 양 옆으로는 장독대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보통 중부 지방에서는 ‘ㄱ’자 한옥이 주를 이루는데 장독과 향나무 뒤로 보이는 행랑채와 안채는 ‘ㄷ’자 구조를 하고 있다. 안채를 외부와 단절된 공간으로 치부하던 옛 방식을 버리고 직배열 방식을 택한 점이 이색적이다. 한옥의 폐쇄적인 개념을 탈피하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구조라고 한다.
숙박 공간으로 활용하는 곳은 솟을대문 왼쪽에 아늑한 다실이 딸린 ‘향방’, 안채 대청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위치한 ‘솔방’, 누마루의 운치를 누릴 수 있는 ‘누마루방’이다. 각각의 공간은 전통적인 문양이 돋보이는 반닫이나 나무 궤, 고급스러운 침구 등으로 단정하게 꾸며져 있다. 온돌, 구들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전통 난방 방식을 체험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전통 체험이 가능한데 안마당에 늘어선 장독은 ‘장 만들기 체험’ 때 체험객과 함께 만든 장이며, 집안 이곳저곳에 비치되어 있는 전통 농기구는 ‘전통 농기구 체험’을 하는데 쓰이는 것이다.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체험도 15인 이상이 신청하면 가능하다.한복 및 혼례복 체험, 투호, 제기차기 등의 전통놀이는 상시로 체험할 수 있다. 또 돌잔치, 전통혼례 등 20명 내외의 가족 단위가 소규모 모임을 진행하고 싶을 때도 공간 대여가 가능하다.


아름다운 호수 옆 고즈넉한 옛집 - 송담고택(松潭古宅)
이동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은 송담고택. 이곳은 원래 서울 종로에 있던 고택을 1970년대 중반에 옮겨온 것으로 200년 정도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혜의 자연에 둘러싸인 이곳은 넓고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들어서면 이전해온 본채가 우뚝 솟아 있고 본채 뒤에는 숙박을 위해 새로 지은 일자형 안채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한옥은 중부지방의 전통 가옥 형태인 격자형 구조다. 이런 구조의 집은 국내에서도 몇 채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격자 구조는 정면, 측면, 후면 등 어느 면에서 보아도 정면처럼 보이는 구조다. 본채에는 큰방, 안방 등 널찍한 방 3개와 넓은 대청이 있다. 특히 거실은 양쪽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앞마당과 뒷마당이 훤히 내다보인다.
아담하고 깔끔한 안채는 방 2개와 주방을 갖추고 있으며 소규모 인원이 머물기에 좋다. 내부는 진짜 꽃을 넣어 만든 한지를 벽지로 사용했고, 여기저기 예스러운 소품들로 꾸몄다.
2005년, 본채를 보수하며 방마다 커다란 창을 달았다. 이 창으로 바라보는 풍광은 마치 자연이 담긴 액자를 걸어 놓은 듯 아름답다. 송담고택에서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광경은 앞에 펼쳐진 이동저수지에 핀 물안개 위로 낙조가 은은하게 비추어 수면 위에 물들어 가는 장관이다.
이것이 바로 용인의 8경 중 하나인 ‘어비낙조’의 조망인데 2000년도에 주인이 이곳에 살기로 한 것도 이에 반해서다. 그리고 이 풍광을 혼자만 보기가 아깝다는 생각에 2010년 11월, 본격적으로 한옥 체험을 시작했다.
송담고택에서는 전통 의상과 전통 가마 등을 갖추고 있어 전통 혼례를 치를 수 있다. 고택의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소규모 손님보다는 단체 손님들이 주로 머물며, 전통 혼례나 돌잔치 같은 가족 행사를 하기에 적합하다.
행사를 위해 정갈함이 배어 있는 깔끔한 한정식도 고택에서 직접 준비한다. 행사하기 좋은 곳으로 이미 외부에 입소문이 나있어서 몇 개월 전에 미리 예약하는 것은 필수라고 한다. 20여 세트의 다도상이 준비되어 있어 단체 워크숍이나 가족들이 함께 ‘다도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도심에 가까운 한옥체험장 - 예직한옥마을
용인시 처인구에 한옥 숙박과 전통문화 체험을 함께할 수 있는 예직 한옥체험마을이 있다. 한옥 짓기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하홍원씨가 짓고 운영하는 다섯 채의 한옥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숙박뿐 아니라 한옥 짓기 체험 등 다양한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산과 들이 펼쳐진 조용한 시골마을 넓은 터에 자리 잡은 예직 한옥체험마을은 2009년 9월에 착공해 다섯 채의 한옥을 꾸준히 짓고, 2012년 12월에 처음 문을 열었다. 1~2분 거리 간격으로 자리한 다섯 채의 한옥은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관인 인성전과 큰 방 세 개를 갖추고 있는 지성전, 방 세 개에 드레스 룸까지 갖추고 있어 가장 인기인 덕성전, 잔디마당이 있는 지혜전 등 각각 다른 특징을 갖춰 숙박객들의 인원수와 취향에 따라 골라서 머물 수 있다.
예직 한옥마을의 한옥들은 전통 한옥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지녀 새롭다. 본당은 2층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 그 외의 가옥들도 현대 건축과 전통 건축을 조합했다. 중랑식 목구조에 바닥은 온돌 보일러를 들였다. 면적도 꽤 넓어 단체 방문객이 묵기에 좋다. 또한, 각 한옥 내부에 화장실, 거실, 주방 등 현대적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인이 한옥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운영이 가능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먼저 ‘한옥 만들기 체험’은 5분의 1로 축소한 한옥 모형을 조립해 보며 한옥의 구조를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5명 이상이 일주일 전에 예약하면 된다. ‘생활 공예체험’은 1박 2일 동안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TV 진열장이나 호롱불 등 원목을 이용한 생활용품을 못질 없이 끼워 맞추는 식으로 만든다. 10명 이상이 함께해야 진행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팽이치기, 투호, 비석치기, 널뛰기 같은 전통 놀이 체험을 마련했는데, 11월이면 ‘썰매 만들기 체험’도 진행한다. 그 밖에도 ‘전통음식 만들기’, ‘전통 예절 배우기’, 추석 및 대보름 등 각 절기에 맞는 ‘풍습 체험’도 있다. 한국 전통문화를 많이 접할 기회가 없었던 서울과 경기 도심의 어린이집이나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다. 숙박하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만 참여한 이들이 지금까지 8천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이곳의 체험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다.


여행정보
효종당 : 용인시 기흥구 동백8로113번길 64,  010-9281-8444, 010-3731-6106
송담고택 :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어진로 780, 031-332-2914, 010-5341-6962, 010-5631-6445
예직한옥마을 : 용인시 처인구 예직로 24-28, 010-2627-5730, 010-3254-4112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