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는 공부를 잘 했는데...
상담을 하면서, 중학교 때는 성적이 좋았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부모님들은 안타까워하고 선생님들은 보통 그 비교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차이 때문이다.
중학교 때 10등하면 고등학교 때 20등 한다는 말을 흔히 들으면서도 그것이 진심으로 이해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등 하는 아이는 어떤 상황이든 1등을 한다는 말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맞다. 1등 하던 아이가 계속 1등을 할 수도 있고, 1등 하던 아이가 10등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비교해 봐도 마찬가지이다. 그럼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명쾌하다. 왜 어떤 아이는 성적이 떨어지고, 어떤 아이는 성적이 유지되는가?
성적이 유지되는 아이,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
우리는 흔히, 살이 어떻게 하면 빠질 것인가 고민하다. 다이어트와 관련된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유행을 한다. 그것에 대해 내가 가진 생각은 먹는 만큼 찌고 움직인 만큼 빠진다는 것이다. 물론, 체질적으로 더 찌는 사람과 덜 찌는 사람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공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많이 하면 성적이 오르고, 공부를 적게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절대적 공부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공부는 상대평가라는 점이다. 즉, 내 공부 시간의 절대량이 늘었다 하더라도 남들도 나만큼 공부 시간의 절대량이 늘었다면 무의미하다.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의 절대 시간은 누구나 는다. 따라서 자신의 과거가 아닌, 남들과 비교하여 공부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무한 경쟁이라는, 현대 사회의 우울한 단면이지만 상대 평가란 원래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듯, 공부에서도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그릇은 다르다. 여기에서 말하는 그릇이란 선천적인 능력과 후천적인 깨달음을 모두 포함한다. 그릇이 다르다면 동일한 성적을 받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도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더 좋은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
학생들을 대하다 보면 이해도는 부족하지만 암기를 잘 하는 아이, 반대로 암기는 못 하지만 이해도는 높은 아이를 보게 된다. 누가 더 고등학생이 되어 성공할 것인가?
암기력이 뛰어난 아이는 모든 것을 외우려고만 한다. 이런 경우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공부해야 하는 양과 난이도의 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과목이 세분화되면서 배워야 하는 내용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 암기보다는 이해를 요구하는 것도 많아진다. 만약 단순 암기를 원한다면 그 양은 웬만해서는 감당하기 벅찬 정도이다.
반면에 이해력이 좋은 아이는 암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이해하는 것과 외우고 있는 것의 차이를 모른다. 이런 경우 역시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배워야 하는 내용이 많아진다는 것은 외워야 하는 내용도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암기력과 이해력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절대적인 노력보다는 효율적인 노력
절대적인 노력은 언제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암기력이 좋다면 모든 것을 암기하면 된다. ‘압도적인 공부량’에 의한 절대적 암기라면 고등학생 때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압도적인 공부량을 달성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효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노력에서 중요한 것은 효율이기도 하지만 노력이기도 하다. 즉 효율적 공부는 기본적으로 노력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암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효율이 아니라 허울이다. 효율의 전제인 노력이 없다.
앞서도 말했듯이 공부는 이해와 암기가 적절히 병행되어야 한다. 순서로 따지면 이해가 먼저, 그리고 암기가 나중이다. 암기만 하는 아이에게는 이해력과 사고력을 키워 주고 암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공부의 필요성과 목적성을 심어주어 노력하는 습관을 들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 효율적인 공부가 가능하다.
3년의 장기 레이스, 고등학교
고등학교 3년은 중학교 3년과는 다르다. 모든 내신에서 실수가 없어야 하고, 수능을 위해 3년 간 배운 내용을 잘 갈무리 하는 것도 필요하다.
1학년은 그 시작이다. 예비고1 겨울방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1학년 겨울방학 때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부를 몇 달 먼저 시작하고, 수능을 먼저 몇 개 년 풀어보는 것이 아니다. 무턱대고 양으로 때려 붓는 공부는 바람직하지 않다.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 주는 것, 이해력과 사고력을 키워주고 공부하는 습관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 두 개가 병행되어야만 우리는 3년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조지웅 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