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원 외 | 월간 토마토 | 1만5000원
대전지역 문화잡지 월간 토마토(대표 이용원)가 단행본을 출판했다.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거르지 않고 대전지역 곳곳을 토마토 기자들이 직접 발로 누비며 기록해 온 꼭지 ‘대전여지도’를 추려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
‘우리가 아는 시간의 풍경’(부제 도시의 숨결을 찾다)을 제목으로 그 동안 만나온 사람들을 ‘도시를 지켜온 사람들‘로, 공간들을 ’도시가 간직한 시간의 흔적들’이란 소제목으로 각각 9편 씩 묶어 흑백 사진들과 함께 실었다.
다른 지방에서 대전으로 들어와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대전 토박이조차 잘 모를 대전의 이야기들을 묶은 흔치 않은 책이다.
빠른 변화 속에서 아직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사람들과 장소들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글들의 행간에서는 사람살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60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대창이용원의 이종완 이발사, 하루 종일 차들이 오가는 공영주차장의 작은 귀퉁이를 지키고 있는 이희탁씨,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신탄진 거지다리의 넝마주이의 삶, 다친 손목이 회복되기도 전에 깁스를 깨고 칼을 갈러 나가는 칼갈이 김덕호씨 등의 도시살이 얘기가 담겼다. 일용직 근로자들의 임시숙소로 옛 모습을 잃어가는 만화방, 단관극장으로 한때 호황을 누렸으나 현재는 성인전용극장으로 전락한 동화극장 등 사라져 가는 도시 속 공간들의 이야기들도 있다.
이용원 대표는 “지금도 도시 골목안, 구석구석에서는 이 시대가 주목하지 않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며 따뜻한 숨결을 도시 곳곳에 퍼뜨리는 사람과 공간이 존재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시간의 틈을 들추며 이 ‘숨결’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책머리에서 밝힌다.
40대 이상의 독자들은 도시의 옛날 모습에 짙은 향수를 느낄 법하고 좀 더 젊은이들은 오래 된 부모님의 앨범을 들추며 그 시절 얘기를 듣는 느낌이 들 것 같다. 10년에 가까운 긴 시간 지치지 않고 현대화 과정 속에 사라져가는 대전 지역 도시이야기를 꾸준히 작업해 온 토마토가 고맙다.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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