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동 초밥&회 전문점 ‘스시스토리’

리적인 가격에 즐기는 싱싱한 회 한 점

지역내일 2016-02-26

10여 년 전 아이를 가졌을 때 즐겨가던 초밥집이 있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일식집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정신없는 횟집도 아닌 솜씨 좋은 주인장이 우직하게 운영하는 동네의 착한 초밥집이었다. 아이를 낳고 정신없이 몇 년을 지내다가 어느 날 가보니 상호가 바뀌어 있어 상실감이 컸었는데 얼마 전 그 솜씨 좋은 주인장이 다른 곳에서 초밥집을 운영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간 곳이 바로 ‘스시스토리’다.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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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회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정자동 KT먹자골목에 위치한 ‘스시스토리’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스토리 정식’이다. 겨울철에는 도미, 광어, 생 연어, 방어로 구성되는 기본 모둠회에 개인별로 생선초밥과 생선구이가 제공되고 참기름과 소금으로 살짝 버무린 산낙지가 광어회와 함께 나오는 ‘산낙지 회범벅’과 싱싱한 문어와 멍게가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잘라져 나온다.
여기에다 기본 모둠 튀김과 매운탕, 알밥으로 마무리되는데 그냥 구성으로만 보았을 때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각각의 접시를 먹음직스럽게 채우고 있는 음식 원재료의 ‘질’은 그 어떤 고급 일식집 못지않다.
20년이 훌쩍 넘는 요리 경력의 나병창 대표는 정자동 느티마을 주택가에서 ‘등대어장’이라는 이름의 작은 일식집을 개업해 운영하다가 잠깐 숨고르기 과정을 거쳐 2012년, 현재 자리에 ‘스시스토리’를 열었다.
“매일 새벽 노량진, 가락동, 미사리 등에서 번갈아 가며 물 좋은 생선들을 구매해 와서 직접 요리해 상에 올립니다. 여느 고급 일식집과 같은 품질의 생선을 손님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라며 나 대표는 힘주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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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눈으로, 마음으로 요리해 올린다
사실 그의 가게는 ‘고급 일식집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고급 일식집’하면 떠오르는 독립된 다다미 방 따윈 없다. 고급스런 외관에 독채 건물들이 주를 이루는 일식집이 아니고 동네상가 1층에 자리하고 있다. 주방에서 생선을 만지면서 본인의 시야에 손님들이 식사하는 모습이 모두 들어올 만큼의 아담한 규모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나 대표가 볼 수 있는 위치에 그의 오픈형 주방이 자리한다.
“저 문이 열리고 손님이 들어오시는 순간, 그분이 어떤 메뉴를 시키시고 드시더라도 만족하고 다시 그 문을 열고 나가실 수 있도록 매번 마음가짐을 새롭게 합니다. 며칠 전에도 요즘 불경기라고 서빙 하는 직원들이 걱정을 하더군요. 그래서 걱정은 내가 할 테니 그저 손님들을 정성껏 진심으로 대하라고 말했습니다”라고 말하는 나 대표의 진심이 읽힌다.


“사실 가게의 규모를 정할 때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제 시야에 손님들 식사하시는 모습이 다 들어와야 마음이 편해 이 정도가 딱 좋다고 생각했지요. 손님 중에 생일이신 분이 계시면 회로 작은 케이크도 만들어 드리고, 술을 드시는 단골 고객분들의 안주가 좀 부족하다 싶으면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즉석에서 생각나는 대로 메뉴에 없는 요리를 만들어 드리기도 합니다. 회랑 생강, 파를 다져서 와사비 넣고 김에 말아 드린다거나 생선회를 아주 얇게 떠서 양파를 싸 드시도록 내놓으면 정말 작은 건데도 손님들이 감동하시더라고요”


가게를 한 번만 방문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일까, ‘스시스토리’에는 유독 단골 고객이 많다. 근처 KT나 NHN에서 회식 장소로 왔다가 본인의 가족과 함께 와서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하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그런 손님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밤늦은 시간까지 가게를 정리하고 곤히 누운 무거운 몸을 일으켜 다음날 새벽시장에 나가는 발걸음이 어느새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가벼워져 있단다.
현재 ‘스시스토리’에서는 25,000원의 런치회 정식을 20,000원으로 할인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또한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직장인을 위한 런치세트로 우동, 초밥, 회덮밥, 대구탕, 알탕을 1만 원 이하의 가격에 제공한다. 3시부터 5시까지는 쉬는 시간이며 평일은 10시까지 영업하지만 이 역시 손님들의 식사 형편에 맞춰 살짝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나 대표는 귀띔했다. 단체 손님들의 경우 원하는 재료와 구성으로 음식을 맞춤 예약도 가능하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면서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못했던 신혼시절, 초밥 한 접시를 시켜 놓고 임신한 아내에게 자꾸 접시를 밀던 남편 생각이 났다. 그 남편의 생일이 이번 달이다. 남편의 생일날 ‘스시스토리’의 문을 열고 풍성한 생일상을 선물해야겠다.


위치 : 분당구 정자동 133-8
문의 : 031-713-6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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