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_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 ‘어린이놀이 한자지도사 과정’
아이와 함께 한자로 놀이 한번 해 보세요~
결혼 후 육아에 대한 부담감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나 전업주부들이 자신의 자녀를 잘 가르치고 싶어 관련 강좌를 이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녀와 다른 아이들을 그룹으로 가르치면서 교습능력이 향상되고 한두 해 경력이 쌓이면서 점차 자신의 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한자를 유·초등생들에게 재밌게 가르치는 ‘어린이놀이 한자지도사 과정’이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 강사와 수강생들의 열정 넘치는 수업현장을 찾았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한자를 놀이처럼 가르쳐 흥미 일깨워
목요일 오후 1시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 5층 교육장에서는 가위와 글루건, 부직포 등의 재료로 만들기를 하는 일련의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개설한 어린이놀이 한자지도사 과정 수강생들이다. ‘어린이놀이 한자지도사 과정’은 유아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려운 한자를 쉽고 재밌게 가르치는 교습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수강생들 대부분 중국어나 일본어, 국문학, 법학, 역사학 등의 전공자로 한자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다.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 ‘어린이놀이 한자지도사 과정’ 황지민 강사는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어린이중국어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유아 및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가르쳐왔다.
“중국어가 어렵지만 어린이들은 어른들보다 모방능력이 뛰어나 어려운 중국어 발음이나 간자체도 재미만 붙이면 쉽게 따라할 수 있어요. 수업을 하다 보니 한자에 대한 수요가 많아 어린이들에게 보다 쉽고 재밌게 한자를 익힐 수 있는 어린이놀이 한자지도사 과정을 개발하게 됐죠.”
어린이놀이 한자지도사 과정은 주1회 3시간씩 진행되며 유아 및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A과정과 초등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B과정으로 나뉜다. 각각 2개월씩 총 4개월 코스이며 저학년 과정에서는 놀이와 시각적인 교구들을 주로 사용하며 고학년 과정에서는 컴퓨터 파워포인트 등을 이용하는 교습법을 지도한다.
대입에서 국어나 논술과목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문제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한자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황 강사는 “한자는 형성문자라서 어린이들은 한자를 그림으로 인식해 따라 쓰는 것을 좋아하며 글자에 담긴 뜻을 동화처럼 풀어줌으로써 쉽게 배울 수 있다”라며 “어릴 때 한자를 많이 익힌 아이들은 중·고등학생이 되면 어려운 지문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아 국어뿐 아니라 수학, 탐구 과목에 이르기까지 전 과목을 잘 하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이해 돕는 다양한 교습법으로 한자 가르쳐
부직포로 만든 한자수업 교재로 수강생들은 한자의 뜻과 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연습을 한다. 한자의 음과 뜻을 무조건적으로 외우도록 하는 기존의 학습방식에서 탈피해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집중해서 들을 수 있도록 재밌는 이야기와 시각적인 도구들을 사용한다.
수강생 주정숙씨는 “한자전문 학습지 교사로 10년 넘게 일해 왔다”라며 “최근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에 한자교실이 많이 개설돼 그곳에서 수업을 하게 되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교습법을 배우기 위해 이 과정을 듣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황 강사는 수년간 어린이들에게 중국어와 한자를 지도한 경험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와 학습도구들을 개발해 현장에서 적용해 보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교습법들을 수강생들에게 지도한다.
현재 초등 방과후학교 중국어강사로 활동 중이라는 수강생 김보경씨는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다보니 자연스럽게 한자도 지도해야 한다”라며 “최근 학부모들의 한자교육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아이들도 한자를 공부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늘어나 수업 영역 확장을 위해 이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매 수업시간마다 한자를 아이들에게 재밌게 가르치기 위해 한자 동요나 동화를 들어보고 본인이 직접 새로운 한자를 사용해 구성해 보기도 한다. 또한 A4용지에 크게 써놓은 한자에 찰흙을 사용해 한자 작품을 아이들 스스로 만들게 함으로써 성취감을 맛보게 하기도 한다. 황 강사는 “일단 한자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에게는 한자급수시험에 도전하게 해 쉬운 급수부터 따다보면 자신감이 늘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라고 조언한다.
< 미니인터뷰 >
황지민 강사
“주부들의 자녀교육뿐 아니라 직업으로도 권장할 만해요”
“한자를 좋아하는 전업주부라도 자기 아이를 가르칠 목적으로 한자지도사 과정에 들어와 교습법을 익힌 후 자기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까지 가르치면서 자신의 일로 발전시키는 사례가 많아요. 최근 학교나 도서관마다 한자교실이 많이 개설돼 있어 강사로서 직업적인 전망도 밝아요. 어린이놀이 한자지도사 과정은 유·초등 어린이에게 한자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다양한 교습법을 스스로 창안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칩니다.”
수강생 김보경씨
“한자는 모든 과목의 기초”
“중국어 지도사로 초등 방과후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됐어요. 미국, 영국, 유럽 등에선 중국어가 필수 과목으로 자리 잡은 지 꽤 오래됐죠. 앞으로는 세계 최대 시장을 자랑하는 중국을 알아야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어요. 한자를 알면 중국어는 물론이고 국어 능력, 나아가 수학, 탐구 과목까지 모든 영역에서 이해도를 향상시킬 수 있게 돼 쓸모가 많은 것 같아요”
수강생 주정숙씨
“아이들이 한자를 즐기면서 배우도록 가르치는 과정이라 신선해요”
“한자학습지 교사로 10여년 일을 하다 보니 저한테 배운 제자들이 꽤 되죠. 어릴 때 한자를 배워두면 고등학교 때 그 빛을 발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한자는 5세 후반 아이들부터 배울 수 있어요. ‘하늘 천 따지~’하면서 쉬운 한자들을 엄마가 흥얼거려주면 아이들은 노래처럼 듣고 따라 부르게 돼요. 아이들이 한자를 공부로 느낄 때 싫어하게 되거든요. 아이들이 즐기면서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치는 법을 교육하는 이 과정이 제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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