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_ 2015 양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요리교실 ‘떡 찧고 사랑 찧고’
한국요리교실 통해 한국 전통문화와 맛 배워요
지구촌 시대가 닥쳐와 가까운 아시아를 비롯해 미주 및 유럽 등 한국인들이 살지 않는 나라를 찾기 힘들다. 우리나라에도 국제결혼을 통한 결혼이주 여성들이 점차 늘고 있다. 사랑 하나로 먼 이국땅으로 이주해 온 이들은 생소한 문화와 언어 탓에 현지인처럼 생활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마련한 양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윤명자) 한국요리교실 ‘떡 찧고 사랑 찧고’를 찾았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결혼이주 여성들 위한 부부교육 및 한국요리교실 호응 높아
토요일 오전 10시, 양천구 목동보건지소 지하 1층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2015년도 양천구 다문화가족 한국요리교실 수강생들. 양천구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부부 8쌍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오후 12시부터 시작되는 요리교실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2시간동안 이상적인 결혼생활에 대해 강의하는 부부교실도 열렸다.
양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담당자 김소라씨는 “양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등록된 회원만 850명”이라며 “주로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온 결혼이주 여성이 대부분이다”라고 설명한다. 양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국어교육, 컴퓨터교육, 자녀들을 위한 언어발달 지원서비스, 부모교육, 부부교육 및 상담 등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늘 강의에 참여한 8쌍의 부부들은 신혼부부부터 시작해 결혼 10년차 부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태어난 나라는 서로 달라도 사랑으로 하나 된 부부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극복하고 건전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 센터의 여러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한국에 온지 10년째라는 중국인 장해영씨는 “한국에 와 일하면서 알게 된 지금의 남편과 1년 전 결혼했다”라며 “오늘 같은 요리교실은 한국음식을 잘 모르는 저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라고 반겼다.
부부가 함께 만드는 한국 전통 떡 케이크
부부교육이 끝나고 센터에서 준비한 김밥으로 점심을 마친 후 시작된 요리교실은 한국음식 전문가인 하현숙 강사의 지도로 진행됐다. 하현숙 강사는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결혼이주 여성들은 한국요리를 좋아는 하지만 만드는 법을 잘 몰라 당황할 때가 많다”라며 “이렇게 센터에서 진행하는 요리교실을 통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전통 요리들을 배우면 아주 좋아한다”라고 설명한다.
한국요리교실은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아 지난 2011년부터 4년째 계속 진행 중이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가정식 밑반찬과 국, 찌개 등 기본 요리법을, 2013년엔 보양식을, 2014년에는 엄마와 자녀가 함께 만드는 도시락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의 주제는 떡 케이크 만들기. 먼저 강사가 준비해 온 떡과 단 호박 찌는 과정을 직접 찜통에 찌면서 보여주었다. 그리고 준비해온 쌀가루에다 단 호박을 갈아 만든 노란 색 가루를 입혀 맛있는 단 호박 떡 케이크를 쉽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만들었다.
8쌍의 부부가 서로 합심해 각자 찜통에 쪄 떡을 만들고 여러 가지 재료의 토핑으로 꾸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면서 모르는 것들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결혼 1년차인 참가자 김진훈씨는 “부부가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실습하니 부부간의 정이 더욱 싹트는 것 같다”라며 자랑한다.
< 참가자 미니 인터뷰 >
장해영씨(양천구 거주)
“한국인 남편 만나 한국을 사랑하게 됐어요”
“중국 연길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20대에 한국에 와 회사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지금의 남편과 결혼까지 골인했죠. 부모님 반대가 있었지만 서로 사랑하는 마음에 국제결혼까지 하고 지금은 첫째아이를 임신했어요. 남편이 임신해서 힘들다며 요리도 해주고 집안일도 잘 도와줘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앞으로도 한국어 공부 더 열심히 하고 자녀들도 훌륭하게 키우고 싶어요.”
김진훈씨(양천구 거주)
“결혼으로 귀화까지 하면서 한국에 적응하려는 아내가 고마워요”
“중국 식자재 유통하시는 분을 통해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됐어요. 한국어도 잘하고 항상 웃는 긍정적인 생활태도가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장남이라 결혼할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아내의 좋은 점을 보여주면서 설득했고 친구들의 지지에 힘입어 결혼까지 하게 됐죠. 지금도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한국으로 귀화까지 한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단, 한국 남자들의 업무상 술자리문화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은 아쉬워요. 앞으로 다복하고 행복한 가정 잘 꾸려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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