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부터 3일간 안산시청소년수련관에서는 ‘여름방학 청소년자원봉사학교’가 열렸다.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방학 전에 미리 자원봉사를 신청한 관내 중학생 40명은 방학을 하자마자라는 주제로 첫 만남을 가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 푸르게 만들 수 있을까? 중학생들 자원봉사로 가능할까?
답은 간단하고, 중학생이 아니라 시민이라면 남녀노소 모두 가능하다. 바로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자원으로 순환하는 일이다.
중학생들 입장에서 자원봉사란 방학숙제와 비슷한 의무적인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산시청소년수련관 세미나실에 모인 40명의 중학생들은 의외로 진지한 모습이었다. 3일간 진행된 알찬 자원봉사활동을 이야기를 전한다.
버려지는 쓰레기 ‘레’를 빼면- 쓰기
청소년자원봉사학교가 열리는 첫날, 낯선 친구들과 마음을 열고 자원봉사에 대한 소양교육이 시작되었다. 안산시환경재단과 연계하여 재활용에 대한 실천교육도 함께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버려지는 쓰레기를 창의적인 생각으로 되살리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처음 제품을 만들때부터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게 제작하는 프리사이클링(Precycling)에 큰 관심을 보였다.
초지중 2학년 김지수 군은 “플라스틱은 신기하게도 약 30번 정도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자원이 낭비된다’는 사실을 알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재활용품 분리수거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고, 생활에서 실천해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버려지는 커피찌꺼기 ‘창의’를 더해- 제품
둘째 날은 재활용 캠페인을 위한 기획활동으로 시민들에게 재활용에 대한 상식문제를 만들고, 문제를 맞힌 시민들에게 나누어 줄 선물도 직접 제작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커피 향 가득한 체험시간, 원두커피에서 나온 찌꺼기를 이용하여 만든 방향제와 천연비누가 시민들을 위한 선물이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이용하여 창의력 있는 아이디어를 넣고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을 실천해 보는 것이다.
‘퀴즈를 맞히시면 상품을 드려요!’라는 피켓과 선물, 그리고 퀴즈를 만든 학생들에게 재활용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갖게 되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정지선 담당자는 “환경을 지키는 일은 여러사람의 실천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실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워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이 시민들과 함께 분리수거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으로 연결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페트병 ‘기술’을 곱해-유니폼
청소년자원봉사학교 마지막 날, 안산 중앙역에 모인 자원봉사 학생들은 용기를 내 시민들에게 다가섰다. 비가 오는 탓인지 쓰레기에 대한 퀴즈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이 많지 않았다.
상록중 3학년 송명준 군은 용기를 내 커피를 마시는 주부들에게 허락을 받고 질문을 던졌다. 질문내용은 ‘2010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입은 운동복 재료로 사용된 재활용품’에 대한 내용이었다. 송 군이 제시하는 여러가지 예시와 힌트를 듣고 ‘페트병’이라는 정답을 맞힌 주부들은 학생들이 직접 만든 선물을 받았다. “재활용이 왜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는 주부들의 말에 힘을 얻은 송 군은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분리수거에 동참해야 한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한 이후, 우리나라는 생활폐기물은 다행히 크게 줄었다. 반대로 재활용률은 크게 늘어났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쉬운 예로 청바지는 폐기하기는 가장 어렵지만, 반대로 재활용하기엔 최고의 재료이다. 깨끗하게 세탁된 청바지를 이용한 앞치마, 지갑, 가방 등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재활용 시장 규모는 1조 7000억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5 여름방학 청소년자원봉사학교는 마무리 되었지만, 재활용 실천 운동도 성장할 것이라 짐작해 본다. 고쳐쓰고 아껴쓰는 유전자를 받은 민족성을 믿기 때문이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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