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 다양한 경험과 진로 탐색 가능한 봉사_ 신서 2012
“요양원에서 봉사하며 생각이 넓어졌어요”
신서 2012는 2012년도에 신서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이 만든 자원봉사단체다. 학교에서 공식 운영되던 샤프론봉사단이 없어지자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었던 학생들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이들은 2주에 한 번씩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식사 수발과 목욕시켜드리기, 말벗 해드리기 등의 활동을 한다. 이들의 활동을 지켜보던 구청에서 도움을 요청해 공원청소도 정기적으로 하게 됐다. 창단된 지 4년, 당시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회원들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됐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도 봉사활동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신서 2012 회원 중 안수민(명덕외고 2), 김수연(대원외고 1), 이재훈(양정고 1), 지수민(이대부고 1) 학생들을 만났다.
‘샤프론봉사단’에서 ‘신서 2012’로
신서 2012 회원들은 현재 신서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부터 2012년 당시 신서중학교를 다녔던 학생까지 중1부터 고3까지의 학년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이들의 주요 활동은 한 달에 두 번 토요일 오전에 구로구 개봉동에 있는 미소들실버케어센터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말벗 돼 드리기, 식사 수발, 산책, 매니큐어 발라드리기, 휠체어 닦기 등의 활동을 3~4시간씩 한다.
김수연(대원외고 1) 회원은 “저희 증조할머니가 미소들실버케어센터에 계셨는데 마침 그곳에서 봉사자를 구하고 있었고 우리도 봉사활동을 할 장소를 물색하던 중이라 그곳에서 어르신들을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며 요양원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요양원에는 주로 연세가 많으시거나 요즘 유독 많아진 치매 노인들이 계신다. 말동무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손맛사지로 긴장을 풀어드리거나 매니큐어를 발라드리는 등의 작은 일에도 어르신들은 감동을 받곤 한다.
고교에서도 교내 노인봉사동아리 만들어
식사하시는 것을 거들 때는 아직 학생들이라 쉽지만은 않다. 먹지로 드시라고 권해 아이 얼굴에 국물을 뱉은 적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얼굴을 닦고 웃을 수 있는 여유는 요양원 봉사에서 얻은 노하우다.
안수민(명덕외고 2) 회원은 “오늘 날씨가 어떤지 창문을 열어서 보여주기도 하고 사소하지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면 좋아하신다”며 “때로는 할머니가 ‘손녀’라고 부르시고 다음번에 가서 인사를 하면 얼굴도 기억하신다”고 기뻐한다. 때론 정을 주고받았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셨을 때는 아이들의 마음도 힘들다. 지수민(이대부고 1) 학생은 “갈 때마다 인사를 드리는 100세 가까이 되신 할머니가 계셨는데 어느 날 가보니 돌아가셨다”며 “더 자주 와서 인사드려야 하는 건데 하는 서운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전한다.
중학교 때 봉사경험이 좋다고 생각돼 고등학교에 가서도 요양원 봉사 동아리를 만든 친구도 있다. 김수연양은 “중학교 때 경험으로 고등학교에서도 노인봉사동아리를 만들어 친구들과 학교 주변에서 같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창단된 첫해에는 연말 어르신들을 위해 트로트 가요에 안무까지 준비해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릴 비장의 무기로 위문공연을 하기도 했다.
봉사활동 요청 곳곳에서 이어져
신서 2012 회원들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양천구청에서도 봉사활동 요청이 이어졌다. 한 달에 두 번 계남공원에서 환경미화 직업을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재훈(양정고 1) 회원은 “공원에서 휴지 줍기와 나무 이름과 간단한 설명을 적은 팻말을 걸어두는 등 작은 활동을 했지만 작년 여름 양천구청에서 ‘이 공원은 신서 2012의 도움으로 아름답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는 안내판을 세워주기도 했다”고 밝힌다.
방학 때는 독거노인 반찬 배달봉사도 원하는 가정에서 진행했다. 이렇게 봉사로 쌓인 시간이 1년 약 60시간이었다.
요양원 봉사로 노인복지 관심
봉사활동을 하면서 제일 많이 배운 것 또한 회원들이다. 안수민양은 “노인층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우리 사회는 고령화되고 있다”며 “노인학대라든지 시설부족 등의 문제가 해결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어르신들과 소통하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그런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수민양은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하다 보면 헌신하게 되고 변하게 된다”며 “학교에서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봉사를 시작하지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봉사활동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 전한다.
봉사활동으로 꿈 또한 확실해졌다. 김수연양은 학교에서 전공하고 있는 스페인어를 할머니들에게 가르쳐주면서 스페인어 전공을 활용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이재훈군은 “친할머니가 아플 때 큰 병원에서 도움을 받는 모습을 보고 의사가 되고 싶었다”며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르신들을 도와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확실해졌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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