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경의·중앙선 ‘독서바람열차’

문산~운정~야당~일산~용문까지, 경의·중앙선 타고 155분의 독서여행

지역내일 2016-01-29 (수정 2016-01-29 오후 9:01:58)

요새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타면 일제히 스마트 폰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책을 든 이들의 모습을 보기는 좀처럼 힘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15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연평균 독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파주시는 문산과 용문을 잇는 경의·중앙선 열차에 도서관 열차인 ‘독서바람열차’를 편성해 운영한다고 밝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30일 정식 개통식을 앞두고 미리 시범 운행을 한다고 해 그 현장을 찾아가 봤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155분의 독서여행, 독서바람열차가 달린다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24일, 경의·중앙선 ‘독서바람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문산역에 갔다. 책 그림이 알록달록하게 채색된 독서바람열차의 외관은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왔다. 기대를 안고 도서관 열차에 들어섰다. 드디어 출발. 문산부터 용문까지 155분의 독서여행이 시작됐다.
열차 안에 들어서니 도서관처럼 멋스럽게 디자인된 벽면에, 승객 벤치 중간, 중간에 배치된 책장과 도서들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책장에는 최근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에서부터 익숙한 제목의 책들도 눈에 띄었다. 장르도 다양해 소설, 역사서, 교양도서, 유·아동 도서 등 다채로웠다. 또한 파주의 문화와 역사 등을 알 수 있는 향토자료들도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조만간 전자북도 비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파에도 불구하고 승객들이 각 역마다 열차 안으로 속속 들어섰다. 이들 중에는 책장에 비치된 도서들을 보며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고 여전히 스마트폰 보기에만 열중인 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책장에 다가가 책을 열람하며 호기심을 보였다. 열차 안에서 그림책 읽기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이 신선한 광경을 만들었다. 책을 펼쳐드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대신 책을 펼쳐들자”
‘독서바람열차’는 바쁜 도시인들에게 책 읽는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기획된 사업으로 지난해 지역발전위원회 행복생활권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지난 23일부터 시범운행을 거쳐 오는 30일, 개통식을 개최하며 전국 최초로 시행된다. 지난해 말 파주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코레일, 출판도시 4개 기관이 이 사업과 관련해 업무 협약을 맺으며 사업 진행에 탄력이 더해졌다. 
독서바람열차는 문산~운정~야당~일산~홍대~용산~용문에 이르는 경의·중앙선 열차에 4개 테마의 서가에 600여 권의 책과 전자북 등을 비치해 열차 이용 승객에게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고 독서 의욕을 고취시킨다. 탑승객은 열차에 비치된 도서를 도서관처럼 열람해 읽을 수 있다.
파주시청 신민주 주무관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이동 시간은 남는 시간이 될 수 있는데, 그 시간을 스마트폰 대신 책으로 채우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것이 독서바람열차의 취지”라고 설명하며 “도서관이란 공간을 이용해보지 않은 이들은 도서관에 대한 필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열차에서 책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많은 이들이 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독서에 대한 욕구를 높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신 주무관은 “앞으로 독서 열람 뿐 아니라 파주북소리축제, 장단콩축제, 파주출판도시의 책방거리 등 지역 내 다양한 자원과 연계해 여러 가지 좋은 프로그램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원봉사단도 함께 간다
독서바람열차는 일반 주민들의 봉사도 더해져 더욱 그 의미가 깊다. 최근 파주시가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독서바람열차 자원봉사단을 모집한 결과, 20대 대학생에서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봉사단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에는 은퇴교직자, 파주시 독서마라톤 수상자, DMZ생태해설사 등 각계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지닌 이들이 포함돼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한 프로그램 기획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서바람열차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탁춘화 씨는 “성인 독서율이 낮다는데 독서바람열차를 계기로 많은 이들 사이에서 독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고, 나 역시 여기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어 “초등생과 유치원생인 아이들과 함께 독서바람열차를 타고 문산에서 용문까지 책을 읽으며 함께 가도 될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교직에 오래 몸담았다는 또 한 명의 자원봉사자, 박근우(72)씨는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는데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속에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 학생들이 많더라”며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참 아름다워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뜻 깊은 봉사에 동참하게 돼 기쁘고, 독서바람열차가 주변에 더 많이 홍보가 돼 독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들이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벤트 및 프로그램도 개최할 계획
독서바람열차는 도서 열람 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 개최의 장으로도 이용될 예정이다. 작가와의 만남, 북 콘서트, 자유학기제 청소년의 문학관 견학 등의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이와 더불어 한 달에 한 번씩 산악회나 사진동호회 등 다양한 동아리와 연계된 전문가 동행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30일, 문산역에서 개최될 개통식에는 이재홍 파주시장을 비롯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 읽는 시민, 출판 및 독서단체가 참석할 예정으로, 김미혜 아동작가가 진행하는 토크 및 시 짓기와 제갈인철 노래극, 권오준 동화작가의 새 이야기 등 다채로운 특별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독서바람열차는 왕복 1일, 3회 운행되며, 3회 중 1회는 자원봉사자 2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독서바람열차는 정해진 시간대에 운행되니 각 역별로 운행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문산 출발 열차 도서관은 맨 앞 열차에서 만날 수 있으며, 반대로 용문 출발 열차에서는 맨 뒤 열차에 타야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31-940-5042)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paju.go.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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