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공정여행사가 그리 많지 않다. 그 중 대표적 여행사로 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청년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 고두환(33) 대표가 공정여행에 관한 책 ‘우리의 여행이 세상을 바꿀까?’(선율)를 펴냈다. 책에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젊은 청년으로써 7년간 공정여행을 통해 현지주민의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생각해온 고 대표의 고민과 활동이 잘 드러나 있다. 그를 만나 공감만세와 공정여행에 들어보았다.
여행자와 현지 주민 모두가 행복한 ‘공정여행’
고 대표는 대학에서 학보사 기자를 거쳤다. 사회에 나와서 필리핀에서 언론사 해외통신원으로 아시아지역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2009년에 공정무역, 공정여행,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 등을 공부하면서 공정여행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부드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꿈꾸면서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2010년에 공정여행을 하는 청년사회적기업인 공감만세를 시작했다. 공감만세는 ‘공정함에 감동한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의 줄임말이다.
고 대표는 “개발도상국 관광 산업에서 실제로 현지 주민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득이 별로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이다. 공정여행은 여행 방법이다.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한 여행 경험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 더 흥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패키지여행이나 둘러 보기식 관광 위주의 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현지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현지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여행지의 삶을 보다 깊숙이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통한 감동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저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개발 사업 시작
공감만세는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진행을 주로 하며 7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일반인 대상 여행 프로그램보다 공정여행의 교육적 가치 때문에 학교와 공공기관 생협을 비롯한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맞춤형 여행 프로그램 의뢰가 많다.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을 비롯한 교육 강좌도 활발하다.
공감만세의 대표 여행 프로그램으로는 공감만세의 첫 프로그램인 필리핀 이푸가오와 서울의 북촌 프로그램이다. 이푸가오는 세계 8대 불가사의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계단식 논으로 유명하다. 서유럽과 아시아권과 함께 국내 프로그램으로 2012년부터 시작한 ‘대전 원도심 공정여행’을 비롯해 공주, 전주, 제주 등 다양한 국내 지역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모든 프로그램에는 현지 주민들과 소통하며 만들어 온 관계가 바탕에 깔려있다.
지난해 가을 공감만세와 별도로 설립한 외교부 소관 ‘(사)공감만세 인터내셔널’은 공정여행을 매개로 저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개발이 주된 일이다. 필리핀에서 운영 중인 공부방 2곳과 도서관, 태국의 도서관은 공감만세 인터내셔널이 담당하는 부분이다.
고 대표는 “공감만세와 함께 7년 간 3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정여행을 다녀왔다. 나는 공정여행으로 세상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변화와 혁신의 시발점이 공정여행으로부터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부드럽고 재미있는 방법인 공정여행의 힘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고 대표가 얼마 전 출간한 ‘우리의 여행이 세상을 바꿀까’(부제 : 공정여행 소비보다 소통에 귀 기울이는 새로운 여행. 선율. 1만6000원)는 한 권의 여행 에세이처럼 보인다. 페이지 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그의 공정여행과 공감만세에 대한 기록이 사진과 함께 촘촘하게 들어차 있다. 인세는 모두 필리핀 공부방 운영에 기부한다.
문의 (주)공감만세 042-335-3600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 공정여행(Fair travel)이란?
공정여행은 착한 소비가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아나가는 요즘, 현지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여행을 고민하면서 생긴 여행방법이다. 영국에서 시작해 1992년 열린 UN 환경개발회의(리우회담, 지구정상회담)에서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관광, 책임여행으로 제시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평화여행단체 이매진피스에 의해 처음 도입되어 알려졌다.
공정여행 여행객은 다국적 기업의 호텔이나 리조트 대신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과 숙소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여행자가 소비하는 돈이 주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한 무분별한 관광지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를 줄이고 때로는 복원하는 일도 함께 하며 그들의 전통을 존중한다. 여행자도 즐겁고 지역 공동체도 살리는 것이 공정 여행의 핵심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