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면서 함께 웃고 공감하는 건 문화예술을 통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 굳이 홍대나 대학로에 나가지 않아도 우리 지역에서도 멋진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공개모집 통해 지역전문예술가 발굴
신명나게 장구, 북치고 판소리하는 아줌마와 아저씨들, 연극하는 이모들. 이런 전문가들이 우리 가까이 살고 있어 골목골목이 더 평화롭고 즐겁다. 마치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최택 사범이 우리 골목에 함께 살고 있는 것처럼.
2016년 1월 새해가 밝으며 강동에 숨겨진 전문예술가들과 동네 커뮤니티 공간이 함께 뭉친 골목예술제가 첫 발을 내딛었다. 시라노예술공작단의 예술감독 정가람(극작가, 엄마공연자)씨는 “작년 하반기부터 지역에 거주하는 전문예술인 모집공고를 냈다. 30팀이 넘는 분들의 참가 신청서를 받고 우리 기획단이 서류를 꼼꼼히 살폈다. 클래식 연주, 뮤지컬, 연극, 노래, 전통연희와 한국 무용, 설치미술, 목공예, 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으로 전문성을 쌓으신 분들을 선별해서 문화예술 잔치를 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선발된 15팀 가량의 다양한 예술단은 기존에 강동지역에서 알음알음 소문난 팀도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숨은 흑진주처럼 새롭게 발굴된 팀도 많다.
공연의 장 제공한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
심사를 거쳐 선발된 팀들은 강동구에 있는 7개의 장소에서 1달여 가까이 다양한 공연과 전시회를 열었다. 우리 동네 골목 예술제에 동참하며 장소를 제공한 곳은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카페 ‘메종드한’과 전통예술을 공연하는 공간 ‘악당’, 재능 나눔이나 문화교양행사를 자주 여는 여러 카페였다. 마을예술가들에게는 멀리 가지 않고 지역에서 공연의 장을 마련해 주고, 공간을 운영하는 이에게는 풍성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주민들에게는 집 근처에서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카페 또봄에서 소설낭독극, 대중음악공연, 설치미술 전시를 열었던 채은순 대표는 “카페를 오픈하고 허전할 때가 있었는데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많이 와서 공간의 빈자리를 채워 줘 꽉 차는 느낌이 참 좋다. 강동구에 많은 예술가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간 몰랐던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예술분야 간 합작 통해 다양한 예술제 준비
시라노예술공작단 공연·전시가 원만하게 진행되던 지난 12일에는 이번 예술제를 기획했던 이를 비롯해 공연에 참가했던 예술인,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했던 대표들이 다 같이 모여 강동 리사이클시티에서 네트워크 파티를 열었다. 예술인 각자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며 판소리, 북춤, 전자바이올린연주 등을 통해 함께 하나 되는 자리였다.
골목예술제를 제작총괄한 이주현(강동구사회적경제특화사업단 사무국장)씨는 “이번 예술제는 관객들과 하나 되어 한 판 놀아본 무대였다. 주민들 곁으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해 꾸준하게 다양한 예술제를 기획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을 기초로 예술 분야 간에 서로 합작하며 좋은 효과를 내는 방향, 앞으로 강동아트센터 등 더 다양한 무대를 만들고 주민과 호흡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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