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고 신선한 낙지볶음에 운치와 커피를 덤으로~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종종 비가 내리는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날이면 자동반사적으로 먹고 싶은 것은? 바로 적당한 기름기가 흐르는 파전이다. 비와 파전의 조합은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환상 조합. 비가 내리던 금요일 오후, 리포터는 맛있는 파전을 떠올리며 화정동을 찾았다. 그리고 분위기에 이끌려 ‘대장골 낙지마당’으로 들어섰다. 캡사이신이 풍부한 매운 낙지볶음에 도톰한 파전 한 접시가 가능한 이곳, 안성맞춤인 메뉴선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곳, 단순히 낙지와 파전을 먹는 곳으로 소개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었다. 다소 주관적이긴 하지만 리포터에겐 깊은 운치와 분위기를 선물했다. 테라스와 음악이 있는 ‘대장골 낙지마당’ 이야기다.
시간도 잊고, 시름도 잊게 해주었던 음악이 있는 풍경
대장골은 화정동 꽃우물 서쪽에 위치한 골짜기로 화정동 최초의 주거지였다. 하지만 현재 화정동에는 아름아름 입소문난 맛집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한나절 맛있는 식사자리로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사실 대장골 낙지마당은 얼마 전까지 ‘대장골 청국장’으로 알려진 음식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신선하고 매콤한 낙지요리 전반이 구비된 낙지요리전문점이 되었다. 이날 리포터는 이곳의 명당, 바깥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지윤희 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지윤희 사장의 말이다. “제가 처음 이 음식점을 운영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가 바로 이 테라스 때문이예요.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곳이죠. 모쪼록 이곳을 찾는 모든 손님들에게도 이 자리가 그런 자리였으면 좋겠어요. 맛있게 식사하시면서 오래오래 편히 쉬었다 가세요.” 여유있게 식사하고 가라는 지 사장의 말에서 편안함이 느껴졌다.
메뉴판을 살폈다. 이곳의 메뉴는 ‘낙지볶음·낙지찜·낙지전골·낙지탕탕이·연포탕·해물파전.’ 거기에 어린이 손님을 고려한 ‘돈가스’가 마련돼 있었다. 비와 걸맞게 파전과 낙지볶음을 주문했다. 테라스를 통해 바라본 마당에서는 여전히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무심히 틀어 놓은 라디오에서는 귀에 익은 음악이 나왔다. 그저 안 먹어도 배부를 것 같은 그런 날, 리포터는 잠시 바쁨도 잊고 성냄도 잊은 채 망중한의 여유와 평화로움을 느꼈다.
매콤한 낙지볶음·파전·담백한 소고기 샐러드의 환상궁합
잠시 후, 음식이 차려졌다. 가장 먼저 소고기 샐러드가 올라왔다. 낙지볶음에 소고기 샐러드? 여느 낙지전문점에서는 잘 만나보기 어려운 샐러드였다. 지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주부들의 입맛에 꼭 맞는 샐러드가 뭘까? 하고 연구를 많이 했어요. 일단 소고기를 삶아 낸 후에 씨겨자 소스와 다양한 야채를 곁들여서 만들죠. 정성을 많이 들인 샐러드랍니다.”
대접 받는 기분으로 소고기 샐러드 맛을 봤다. 담백하게 씹히는 소고기와 아몬드, 씨겨자 드레싱이 맛있게 조화를 이뤘다. 샐러드에는 당귀, 참나물, 파프리카, 적채, 보리수가 한데 어우러졌다. 이 샐러드, 다시 생각날 것 같은 담백하고 상큼한 맛이다. 메인 요리 낙지볶음이 나왔다. 낙지는 한 눈에 봐도 크고 신선해서 질이 좋아보였다. 지 사장은 설명했다. “낙지전문점인 만큼 신선하고 질 좋은 낙지를 선택한다.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 보다 단골손님들 입맛을 먼저 생각한다. 낙지볶음도 되도록 많은 양의 야채보다는 낙지의 양을 늘렸다. 1인분의 양도 일반적인 기준보다 더 많이 담고 있다.”
신선하고 푸짐한 낙지볶음, 과연 낙지의 맛은 어떨까? 쫄깃하고 매운 낙지에서는 불 맛이 났다. 이날 리포터는 매운 맛의 강도를 고를 때 약간 매운 맛 낙지볶음을 먹었다. 매운 맛을 선호하고 캡사이신 섭취로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고 싶은 매운 맛 애호가라면 강추. 오로지 청양고추로 매운 맛을 낸 이집의 매운 낙지볶음에 혀가 제대로 불을 만나는 날이다. 매운 혀는 두툼한 파전으로 달랬다. 비와 어우러진 날씨 때문일까? 먹는 내내 더위는 잊었고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식사를 마쳤다. 하지만 리포터는 식사 후에도 테라스에 앉아 좀처럼 끝나지 않는 긴 수다를 즐겼다. 화정동 대장골 낙지마당, 기분 좋은 한 끼 식사와 여유로운 커피한잔이 가능한 맛과 멋이 있는 외식 코스로 기억할 만하다.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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