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고교 졸업생이 들려주는 수시 합격 노하우
서울대 일반전형 남한규 학생(장훈고)
“자기소개서는 전략적으로 자신만의 스토리 만들어야”
2016 대학 수시 원서 접수가 9월 9일부터 시작된다. 올해 대입은 수시 비중이 정시의 2배를 넘는데다 학생부중심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의 확대로 요약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수시전형이 증가했고 수시에서 합격하면 정시 지원의 기회가 없으므로 수시 지원 계획 수립은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한다. 작년 수시전형에 합격한 선배들에게 수시 지원을 위한 전략과 합격 노하우를 들어봤다.
수시는 전략, 나만의 강점을 찾아라
서울대 일반전형으로 경제학과에 합격한 장훈고등학교(교장 변동선) 남한규 학생은 ‘수시는 전략’이라 표현한다.
“수시와 정시를 모두 준비하되 3년간 자신이 목표한 학과에 맞추어 자기소개서와 학생부의 스토리를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 차별화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규군은 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독서에서 찾았다. 1학년 초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읽고 복잡한 인간 사회에서 논리적인 법칙을 찾는 경제학자들에 매료돼 경제학에 호기심을 느끼게 됐다. 교내 테샛반에서 경제공부를 시작한 이후 교내 경제경시에서 2년간 금상을 수상했고 TESAT과 매경test에서도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경제학을 이해하는데 수학이 기초, 수학으로 차별화
“스펙도 자신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택해야 합니다. 경제학과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제경시에 입상한 것으로 경제학 관련 지식을 자기소개서나 학생부에 표현할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경제학의 기초가 되는 수학을 차별화된 점으로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외부 수상 경력을 기재할 수 없는 여건상 교내 경시대회 수상이 목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입시 카페와 포털 사이트에 교육관련 뉴스를 체크하면서 외부 프로그램 중 경제학과 관련해 자신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교육은 적극 참여했다.
“신문을 읽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사전트 교수가 서울대 강의를 맡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경제학을 이해하는데 수학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강의를 미적분학 시험으로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사를 읽고 미적분학에 호기심이 생겨 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 강의를 신청했습니다. 수학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셈이죠.”
한규군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주최하는 고교 대학 연계 심화 과정 프로그램으로 대학 미적분학을 청강했다. 강의를 들은 것으로 끝내지 않고 이 강의를 통해 자신의 변화된 점을 자기소개서에 고스란히 기록했다.
“고교 수업과 달리 입실론-델타법으로 극한을 정의하는 과정부터 배우면서 풀이에 논리적인 허점이 있으면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런 수업방식은 제게 많은 자극을 주었고 경제학을 비롯해 많은 것을 학습했지만 제대로 아는 것은 하나도 없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들게 했습니다.”
이후 한규군은 어려운 경제이론보다 소득효과와 대체효과, 총수요와 총공급 등의 기본 개념들부터 꼼꼼히 다시 공부했고 대학 학업에 필요한 기초를 다지기 위해 교과공부에 충실하게 됐다. 또한 공부를 할 때도 항상 ‘어떤 과정에 의해 이것이 답이 될까? 원리가 무엇일까?’라고 자문하며 확실하게 이해하려 노력한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보여줄 수 있었다.
소논문, 경제동아리, 독서로 어필
서울대가 목표였던 한규군은 서울대에서 강조하는 ‘국사’를 ‘경제이론’과 연관시키는 소논문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경제정책을 현대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는 의의와 효과를 소논문으로 작성한 것이다.
“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영정법, 균역법, 신해통공, 상평창 등의 이론을 경제학 관점에서 현대에 맞게 분석한 것을 경제동아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동논문을 써보았습니다.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라는 책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거죠. 조선 시대의 정책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맞추고 여름방학 동안 한 주에 한 번 친구들과 모여 정책을 나눠서 분석하고 소논문을 완성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동아리 활동과 논문쓰기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됐다.
조선시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관점은 논문으로만 끝낸 것이 아니라 “각 학문은 개별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관점을 깨닫게 됐고 이후 자기소개서에 이 관점을 그대로 녹여냈다. 한규군의 자기소개서에 보면 “우리 역사와 경제학을 연계한 연구를 진행하며 한 개념과 다른 개념을 연관 지어 공부했더니 더 흥미롭고 이해하기도 쉬웠다. 이후 미적분 문제를 풀 때 총-한계 개념을 떠올리거나 사회실재론과 사회명목론을 각각 거시, 미시경제학에 대응시키는 등으로 공부했더니 2학년 때 독서와 동아리에 열중하다가 1.15까지 떨어졌던 내신도 3학년 때 1.00으로 오르게 되었다”고 기록돼 있다.
3년 동안 서울대를 목표로 수시 전략을 세웠던 한규군도 수시에만 올인 하지 않고 수능 공부도 병행했다. 내신 준비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수능 공부에 올인 했고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수시 접수를 위한 스펙을 쌓고 교육 관련 정보를 검색했다. 그 결과 한규군은 정시로도 서울대를 지원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능 점수를 받았다.
“수시 아니면 정시 둘 중 하나만 올인 하지 말고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전공하고 싶은 과목과 대학이 정해지면 그 대학의 역대 입학전형을 분석해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스토리를 만든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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