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이 가득, ‘수원한정식 호박넝쿨’
‘정성=호박넝쿨표 한정식’, 수원퓨전한정식의 이름을 새로 쓰다!
자연메뉴를 표방하는 프랜차이즈 한정식 집에서의 식사가 그렇게 여유롭지도, 색다르지도 않았던 기억 때문일까, 이제 제대로 편안하게 한정식을 즐기려면 외곽이나 나가야겠다 마음먹고 있던 차에 ‘수원한정식 호박넝쿨’을 만났다. 매탄동 법원사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가 주차장도 넓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일단 맘에 쏙 들었다. 이름에서부터 건강함을 풍기며, 안락한 분위기까지 갖춘 호박넝쿨에서 퓨전한정식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 연자죽, 인삼제육, 묵밥, 들깨탕 등 웰메이드 한정식
연보라빛 고운 색감의 연자죽이 고소함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죽에서부터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들깨소스샐러드, 묵밥, 골뱅이무침, 잡채, 연어쌈 등이 차례로 입장한다. 워낙 초무침요리를 좋아하는지라, 곤약으로 만든 면과 골뱅이를 훌훌 섞어서 먹는 골뱅이무침은 내 입맛에 딱. 골뱅이 양이 꽤 많아서 이름만 골뱅이무침이 아니라 더 좋았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잡채에선 ‘불맛’이 나는 것 같다며, 함께 간 지인이 미묘한 맛의 차이를 언급한다.
이어서 또 등장한 들깨탕과 인삼제육볶음, 메밀막국수. 예전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음식들이 좋아지는 걸 보면 나이가 드는 모양이다. 들깨탕 속 쫄깃쫄깃한 조랭이떡과 버섯을 떠먹는 재미까지 누리며, 지인과 들깨탕을 싹싹 비웠다. 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인삼제육’이라는 것에 이견은 없었다. 주인장의 말대로 인삼을 갈아 넣은 소스에 돼지고기를 재워서 그런지, 그리 과하지 않으면서도 산뜻한 인삼 향이 끝에 살짝 감돈다. 상추에 인삼제육, 참나물무침, 쌈장까지 얹어 먹으면 더 맛있다. 메밀막국수, 오븐삼겹구이, 황태구이 등 11가짓수의 이 모든 요리가 2만원. 다양한 메뉴와 이에 담긴 정성을 감안하면, 2만 원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호박넝쿨의 넝쿨정식은 엄지 척 들게 만드는 웰메이드 한정식이었다.
□ 차갑고 뜨거움의 조화, 뻔하지 않은 메뉴, 편안한 공간
먹는 내내 ‘맛있다’를 연발하던 지인은 식사에 나온 반찬들을 보고, 형식적인 상차림메뉴가 아니라서 좋다고 한마디 더 거든다. 된장찌개에 김치, 젓갈, 나물 정도인 상차림이 아닌, 가자미구이, 톳무침, 견과류볶음, 말린우엉무침 등 하나같이 건강재료로 만든 반찬들이었다.
“강원도에서 난 귀한 꽃나물에, 직접 말린 우엉을 전분 묻혀서 튀겨, 양념장에 버무린 우엉무침은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간 반찬이에요. 몸에도 좋으니 남기지 말고 드시라고 권해드리죠.” 강주희 사장은 직접 디포리로 국물을 내서 만드는 들깨탕도 그렇고, 주방에선 편하고 쉽게 가는 메뉴들이 없다고 자신한다.
연근, 우엉, 연자, 견과류, 야채 등의 재료를 베이스로, 적당한 간, 천연조미료 사용 등 모든 과정이 호박넝쿨의 메뉴 속에 녹아있다. 뻔하지 않은 메뉴에, 감각적인 플레이팅까지, 오감으로 즐기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북적대지도, 일일이 필요한 음식들을 셀프로 가져다 먹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 편하다. 어르신들이 호박넝쿨을 자주 찾는 이유도, 이런 이유와 더불어 슬로우 푸드를 말 그대로 편하게 여유롭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 8~9가지 요리가 나오는 점심특선 메뉴도 인기, 예약은 필수
낮12~3시 사이에 제공되는 점심특선은 1만3000원. 앞서 만난 메뉴들 중 몇 가지와 보쌈, 야채탕수 등 8~9가지 요리, 된장찌개, 돌솥밥, 반찬들이 나온다. 이밖에도 호박정식, 넝쿨정식, 동아정식, 화초정식이 있는데, 특히 화초정식은 이틀 전에는 꼭 예약을 해야 한다. 전복, 장어요리가 들어가는데, 예약과 함께 산지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가져다 요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여기저기 늘 신선한 재료를 찾아다니며, 그런 재료들을 식탁에 올리는 수원한정식 호박넝쿨은 언제나 건강한 맛이 살아있다. 다음엔 가족과 꼭 함께 와야지 싶다.
위치 영통구 동수원로 515
문의 031-212-9114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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