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 잃어버린 1초로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펜싱 경기.
하얀 옷을 입고 경기장에 넋을 놓고 앉아있던 신아람 선수의 모습이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선수들의 선전으로 펜싱에 대한 관심은 생겼으나 귀족 스포츠라는 편견은 쉽사리 펜싱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귀족 스포츠라는 편견을 깨고 일상의 활력소로 펜싱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판교에 위치한 강남펜싱클럽 판교점에서는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짜릿한 한방을 노리는 검객들, 그들의 펜싱 사랑을 들어보았다.
펜싱이 귀족 스포츠라고? ‘팡트’에서는 부담 없이 즐긴다
2012년 올림픽과 2014년 아시안 게임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한 펜싱. 마스크 사이로 빛나는 눈빛과 빠른 전개, 그리고 선수들의 힘찬 기합소리는 보는 사람의 마음도 시원하게 해주었다. TV를 통해 전해지는 전율에 빠져 펜싱을 배워보고자 마음을 먹었지만 주변에서 쉽게 펜싱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흔하지 않은 장비를 구입해야한다는 생각은 펜싱을 선뜻 시작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펜싱 동호회 ‘팡트’는 다르다. “동호회 회원들에게 특별 혜택이 주어져요. 장비는 무료로 대여되고 회원들이 함께하기에 비용 부담이 많이 줄어 합리적인 가격에 펜싱을 즐길 수 있답니다”라고 김영대(29세·상대원동)씨는 동호회의 이점을 전했다. 물론 개인 레슨처럼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은 있으나 취미로 즐기기엔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대부분 이곳을 찾는 회원들은 펜싱을 어릴 적부터 한번 배우고 싶은 동경의 스포츠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어느 동호회보다 적극적으로 시간을 즐긴다고 손지현 코치는 말한다. 특히, 올해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 아마추어들이 참가하는 동호인 시합에 참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전신운동인 펜싱,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인성교육과 두뇌회전 효과까지 얻어
마스크를 쓰고 상대방의 몸통을 찌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펜싱. 하지만 회원들은 보는 것과 달리 많은 땀을 흘리게 하는 전신운동이라고 말한다.
“허리를 곧게 세운 자세를 경기 내내 유지해야 해서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균형 잡힌 몸매를 얻는 것은 물론 좋아진 체력을 느끼실 수 있어요.” 손 코치의 설명이다. “펜싱은 순간적인 빠른 움직임으로 포인트를 얻기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순간적인 판단과 스피드가 중요한 스포츠입니다.”
손 코치의 설명에 쉽게 보이던 펜싱이 살짝 두려워 진다. 부회장인 노태규(34세·광주)씨는 “펜싱은 절제된 매너와 철저한 예절이 강조되는 스포츠입니다. 이런 경기 규칙에 맞춰 올바른 자세로 운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인성교육도 이루어진답니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상대방의 속임수를 읽고 의도를 파악하여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빨리 판단해 공격해야 해서 빠른 판단이 필요합니다”라며 펜싱을 하면 두뇌회전과 집중력 강화가 덤으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이렇듯 고도의 심리전 끝에 얻어낸 포인트는 그 짜릿함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팔과 손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생활에서 하체를 발달시키는데 효과가 있으며 순발력도 좋아지는 스포츠다.
소모임 앱 통해 마음 맞는 회원들 만나
소모임 앱을 통해 ‘팡트’를 찾아온 회원이 많다. 트렌드에 맞춰진 신세대 홍보(?) 덕에 총 회원은 60명에 달한다. 하지만 시간에 대한 강제성은 없어 언제든 시간 되는대로 함께 즐기면 된다는 것이 노태규 부회장의 설명이다.
“저희 동호회는 일단, 운동을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대중화된 운동이 아니라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끈끈한 유대감을 갖게 되더라고요. 좋은 운동을 즐겁게 하는 것이 저희 동호회의 목적입니다.”
생각보다 힘든 운동이라서 여성 회원은 다소 적다. 박소니아(26세·정자동)씨는 “남성 회원들과 시합을 하면 힘들기도 해요. 힘 자체가 저희 여성들과는 다르니까요. 하지만 함께 운동하다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승부욕도 생긴답니다. 무엇보다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난 후의 개운함은 다음 시간에 다시 이곳을 찾도록 만듭니다”라며 여성 펜싱 동호회원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펜싱이라는 취미를 공유하는 회원들은 시간이 될 때마다 스키 등 다른 취미도 함께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박씨는 이처럼 마음 통하는 친구들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전했다.
문의 031-628-1003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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