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박완서
펴낸 곳 문학동네
값 10,000원
"나는 알고 있었다. 내 남편이 출퇴근할 때마다 이웃의 수다쟁이 여편네들이 왜 저렇게 신수가 멀쩡해가지고 처가살이를 할까 하며 혀를 끌끌 차고 입을 비죽대는 것을, 또 그 여편네들이 올케를 세상에도 없는 무던한 여자로 나는 그와는 정반대의 얌체로 꼽는 줄도 알고 있었다."
"오빠는 순순히 장가를 들어주었고, 이내 첫아기를 본 게 또 아들이어서 제법 푸짐하게 백날잔치까지 하고나서 며칠 만에 6 25가 터졌다."
제목/ 박완서의 마지막 소설집
지나간 시간이, 지나간 사람이, 가슴 시리도록 그리울 때가 있다. 특히 내가 사모하고 좋아했던 사람인 경우에는 소식이 끊어져버린 지금, 이렇게 소원해지기까지 그 원인이 나한테 있었던 건 아닐까 지독한 자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더욱이 영영 만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 그리움을 어떻게 달래야 할까, 막막해진다.
아이 둘을 키우느라 힘들었던 시절, 박완서님의 에세이와 소설로 위로받으며 용기를 얻었었다. 어느 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그녀를 다시 만나듯 <기나긴 하루>를 펼쳐들었다. <기나긴 하루>는 박완서 서거 1주기를 추모하며 펴낸 마지막 소설집이다. 작가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묶어낸 소설집 이후 작고하기 전까지 발표한 세 편의 소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빨갱이 바이러스'',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와 함께 김윤식, 신경숙, 김애란이 추천한 세 편의 소설 ''카메라와 워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닮은 방들''이 실려 있다.
“선생님은 제게 샛별이었다가 북극성이었다가 전갈이었다가,‘박완서''라는 별로 제 하늘에 떠 있습니다.”신경숙 작가의 독백이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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