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TED 모임

“영어는 삶의 무대를 보다 넓게 해준답니다”

지역내일 2015-06-15

영어가 너무도 익숙해진 요즘. 다양한 매체에 등장하는 영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런 익숙함도 영어로 무슨 말을 하려는 상황에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이매동 라운지 위(LOUNGE WEE)에는 영어가 좋아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 점수를 더 받기 위해 영어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자유롭게 해주는 하나의 도구로 영어를 선택한 사람들. 나이와 성별은 다르지만 영어가 좋다는 이유로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즐기는 방법을 들어 보았다. 

테드


다양한 TED는 훌륭한 생활밀착형 영어교재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회다.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독자적인 생각들을 정해진 시간 동안 대중에게 전달하는 방식인 것이다. 빌 클린턴, 앨 고어 등 유명 인사는 물론 일선 학교에서도 자신들의 생각을 전달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TED를 사용하고 있다.
TED 모임을 처음 만든 이은호(35ㆍ분당 정자동)씨는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TED에는 강연자들의 많은 노력과 연습이 바탕이 됩니다. 오랜 시간 고민하여 준비된 표현들은 배울 가치가 충분하지요”라며 TED 모임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TED 내용 또한 다양해요. 각 분야를 아우르는 것은 물론 시사상식을 넓힐 수 있는 주제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TED를 저희 모임의 특징으로 선택한 것은 짧고 자막이 있어 익히기 쉽고 휴대폰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이곳을 찾은 회원들은 강연이라는 형식의 TED로 영어를 익히다보면 정제된 영어표현을 연습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서로 다른 의견들을 나눔으로써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감동을 주는 강연들은 다시 봐도 새롭다고 이은호씨는 덧붙였다.


나를 위한 투자로 언어는 물론 생각 훈련도 이뤄져
8개월 만에 모임을 다시 찾았다는 강혜림(30세·분당 구미동)씨. 그녀는 그동안 꾸준히 모임 활동을 해온 최혜현씨의 영어실력에 깜짝 놀라며 TED모임은 무엇보다 영어로 말할 기회가 적은 현실에서 가장 좋은 말하기 연습 시간이 되어준다고 한다. 칭찬을 받은 최혜현(49세·분당 동판교)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마음 졸이던 초반 활동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그러나 눈치 보며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니 영어로 말하는데 조금은 자신이 생겼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TED 모임은 일정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자칫하면 주변 이야기들만 하고 헤어지는 모임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매달 모임 시간을 이끄는 새로운 리더를 정하는 것이 그 시작. 일정한 모임을 진행하는 경험은 또 다른 영어 향상의 기회가 된다. 리더는 2시간 동안 진행되는 모임을 주관하며 TED 내용을 읽고 함께 이야기할 질문을 찾아 회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100% 영어로 진행되는 모임을 주관한다는 것은 적잖이 부담이 될 것 같은데도 회원들은 오히려 즐거운 스트레스라고 말한다.
이번 달의 리더인 김민희(30세·분당 서현동)씨의 진행을 엿보니 TED 강연을 보며 서로 알게 된 단어, 관용표현, 발음 등에 대한 것들을 나누는 시간으로 모임을 시작했다. 다음은 자신이 함께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질문은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대답을 듣는 시간. 철학적인 내용까지 포함한 질문이라 한국어로 답하기도 힘든데 회원들은 영어로 잘도 이야기한다. 회원들의 공평한 말할 권리를 위해 2분이라는 제한시간을 둔다니 그저 놀랍기만 할 뿐이다.


영어는 삶의 무대 넓혀주고 새로운 기회도 준다
모임에 참여하기 위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삶에 자극이 된다는 이원선(49세·용인 마북동)씨. 영어강사였던 그는 책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실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여행지에서 자유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그의 말처럼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또 하나의 언어인 영어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선사하기도 한다.
“저희 모임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요. 영어를 좋아하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면 언제든 환영합니다”라고 오픈된 모임을 설명하는 이은호씨. 회원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 위한 학원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최적의 모임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영어에 대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 그리고 영어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라면 영어도 즐거울 수 있을 듯하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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