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_ 강서구 다문화 청소년 오케스트라 연주회
다문화 청소년들, 음악 통해 자신의 꿈과 희망 연주하다!
연말이 되면 기억에 남는 가족모임을 갖는다. 그중 빠지지 않는 것이 연주회나 음악회 참석일 터. 강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다문화 청소년 오케스트라단은 창단 5개월 만에 연말 연주회를 가졌다. 음악적 감수성과 재능을 발굴해 육성하고자 마련한 이번 기획은 단원들과 재능기부자들의 열성적인 노력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 뜨거웠던 현장을 찾았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11명의 단원들이 매주 2회 2시간씩
3개월간 열정적인 연습 가져
지난 12월 19일 오전 11시, 곰달래문화복지센터 7층 대강당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강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16 강서구 다문화 청소년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강서구 다문화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강서구에 거주하는 다문화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한 정서적 안정과 올바른 인성을 지도하고 음악적 재능과 감수성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2015년 7월에 창단됐다.
오케스트라 단원 모집공고를 내 참가희망자 10여명을 모았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6시에 모여 연습을 시작했다. 단원들 대부분 이전에 악기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이었지만 어려워하지 않고 연습을 계속했다. 초등1~6학년 학생들 11명으로 구성된 단원들은 1회 2시간씩 매주 2회라는 적지 않은 시간동안 악기 연주를 연습했다.
이들의 지도는 오케스트라 경험이 풍부한 재능기부자들이 맡았다. 총 감독에는 박재광 선생님이, 그리고 비올리스트 장은식, 바이올리니스트 박정이, 김동훈씨가 바쁜 시간을 쪼개 석 달 동안 단원들과 함께 했다. 강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지나씨는 “단원들이 초등생들이라 방과 후에 모여 연습을 하면서 서로 친해졌다”며 “대부분 필리핀, 베트남, 중국 등 동남아 지역 다문화가정 자녀들이라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악기 배울 기회조차 갖지 못했기 때문에 악기가 있을 리 만무. 바이올린 등의 악기도 센터에서 무료로 대여해 줬다. 음악감독을 맡은 박재광 교수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관내 관심 있는 후원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오늘의 연주회를 갖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오케스트라단의 연주에 더해
전문가들 참가로 풍성한 무대 꾸며
연주회가 시작되자 강서구 다문화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올라와 바이올린으로 ‘작은별’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작은 울림으로 시작된 연주는 아이들 모두의 힘차고 경쾌한 연주로 끝을 맺었다. 이후 ‘주먹쥐고’, ‘알레그로’를 차례로 연주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잘 보여주는 연주였다.
‘에델바이스’, ‘아가씨들아’까지 총 5곡을 연주한 단원들은 관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고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은 듯 활짝 웃었다. 단원들의 연주가 끝난 후에는 김동훈씨의 바이올린 독주와 소프라노 신소라씨의 ‘신 아리랑’, ‘거룩한 밤’ 독창, 바리톤 황종철씨의 ‘눈’, ‘화이트 크리스마스’ 독창이 이어졌다.
곰달래문화복지센터에 모인 관객들은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이은 전문가들의 연주에 귀를 쫑긋 세우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으로 구성된 아마레 앙상블의 ‘차이콥스키 모음곡’을 시작으로 ‘캐러비안의 해적’,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에 이르기까지 화려하고 경쾌한 연주로 연주회의 흥은 점점 달아올랐다. 역시 재능기부로 현대철씨의 판토마임 무대가 이어졌다. 코믹하고 재밌는 판토마임 시간에 연주를 마친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관객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참여했다.
마지막 무대로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아마레 앙상블, 재능기부를 한 지도교수들이 모두 단상에 올라 박재광 총감독의 지휘로 크리스마스 모음곡을 협연했다. 호흡을 맞춘 경쾌한 음악에 관객들도 하나가 돼 음악을 즐겼고 앙코르를 연호하며 연주회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미니 인터뷰 >
김동훈 지도교수
“재능기부 통해 아이들 가르쳐 보람 느껴요”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어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강서구에서의 사업을 알게 돼 재능기부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됐어요. 석 달 남짓한 기간이었지만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연주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작은 재능이나마 이렇게 아이들에게 기부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정유리 학생(송화초 4학년)
“처음 배운 바이올린이지만 훌륭한 연주회를 갖게 돼 뿌듯해요 ”
“바이올린은 이번에 처음 배우게 됐어요. 센터에서 오케스트라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죠. 일주일에 두 번씩 연습에 참여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참여하려고 했어요. 처음엔 바이올린 잡는 법부터 배웠는데 이런 훌륭한 무대에도 서게 돼 무척 뿌듯해요.”
조현서 학생(월정초 5학년)
“음악 통해 만난 친구들과 친해져 좋아요”
“7살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어요.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여러 무대에 서봤지만 오늘 무대는 더 뜻 깊었던 것 같아요.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과 매주 만나 연습하고 호흡을 맞추면서 서로 친해지고 재미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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