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고등학교 운정칸타빌레 뮤지컬동아리

26명이 힘을 모아 뮤지컬 페임 무대 완성했어요

지역내일 2015-12-24

자율형공립고 운정고등학교(교장 우제정) 운정칸타빌레 뮤지컬동아리(지도교사 허숙자)는 교육부 지정 사업으로 3년 동안 지원을 받았다. 뮤지컬 동아리를 만든 데는 자율형공립고로 입학하지 않은 초창기 입학생들을 보듬으려는 뜻이 컸다. 전체 학생이 자공고 입학생으로 꾸려진 지난해에도 뮤지컬 동아리는 지속했다. 3년차를 맞은 올해에 이르러 뮤지컬 동아리는 큰일을 벌였다. 바로 유명 뮤지컬 페임 원작을 재현한 것이다. 



1년 동안 연습해 만든 뮤지컬
파주시립예술단 조상원씨가 연출하고 장선희씨가 안무를 지도받았으며 음향과 조명까지  프로 무대 못지않게 준비해 40분의 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400여 명의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공부하는 틈틈이 준비한 무대라 더 큰 감동을 선사했다.
페임 공연을 올린 학생들은 스텝을 포함해 모두 26명이었다. 학생들은 1주일에 한 번, 1시간 30분씩 일년 간 모여서 연습 했다. 음향 스텝 분장 의상 소품까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역할을 나눠 한 편의 뮤지컬을 완성했다.
허숙자 교사는 “누구에게 혼난 경험이 별로 없는 아이들이라 자존심 상할 수도 있는데 수없이 지적을 받았다. 한 사람이 틀리면 전체에게 피해가는 상황이 일어나고 실수에 따른 책임도 져야 했다. 각자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내심과 협동심, 배려를 배웠다. 아이들에게도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과 음악, 배우의 연기가 어우러지는 뮤지컬에서는 애드립이란 있을 수 없다. 배우는 조명과 음향에 맞춰 정해진 동선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 군무는 말할 것도 없이 딱딱 맞추지 않으면 전체가 틀어지는 작업이 뮤지컬이다. 이처럼 학생들은 배역 오디션부터 연습과 공연까지 실제 배우들의 작업을 그대로 경험했다. 




협동심과 배려, 인내심 배운 과정
뮤지컬 동아리는 크고 작은 성과를 남겼다. 특히 3학년 서정은 양이 이번 입시에서 뮤지컬 전공으로 수시 합격했을 때는 모두가 제 일처럼 기뻐했다.
자칭 타칭 ‘음치에 박치 몸치’로 알려진 현준이는 끝까지 무대를 완성하는 뿌듯함을 느꼈으며, 처음 주인공이었다가 부담감에 포기한 서연이는 아쉬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수능을 앞둔 상황에서도 후배들의 연습을 지켜보고 공연을 도와 준 고3 선배들의 모습은 정과 의리가 무엇인지 알려줬다.
운정고에는 100개가 넘는 동아리들이 있다. 이번 공연은 홍보부터 기록까지 해당 분야의 동아리들이 함께 만든 무대이기도 하다. 운정칸타빌레 관현악단은 무대에서 협연을 하기도 했다.
운정고 구성원들에게 작지 않은 여운을 남긴 운정칸타빌레 뮤지컬 동아리는 내년부터는 교육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별 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자비를 부담하게 될지도 모른다. 허숙자 교사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미니인터뷰 




2학년 권영아 양
삼촌이 뮤지컬 감독이라 어릴 때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고 예술경영 분야를 전공하고 싶어요. 이번에 무대에 서서 연기 하면서 배우들끼리 의견을 조율하고 소통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뮤지컬 전체를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1학년 장현준 군
하이스쿨뮤지컬이라는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 뮤지컬 동아리에 지원했어요. 노래방 한 번 가본 적 없던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직접 공연하는 게 영화보다 더 인간미 느껴지던데요. 노력해서 나아지는 모습이 화려한 영화보다 더 감동적이었어요.







1학년 김호식 군
긴장을 하면 몸이 다 떨릴 만큼 심하게 편이거든요. 그래서 큰 역할은 피하려고 했고 짧은 기간에 잘하려고 욕심내지 않았어요. 막상 공연 때는 마음을 다 놓고 몸이 시키는 대로 하고 끝나자마자 쓰러졌어요. 극중 역할 때문에 놀림거리는 남았지만 해냈다는 게 기분 좋아요.






1학년 이지민 양
제 성격과 비슷한 역할을 맡아서인지 호응도 많이 받고 격려도 받았어요. 이렇게 큰 성공을 할 줄 몰랐어요. 기적이라고 할 만큼 처음보다 발전했어요. 무엇보다 대사 하나 없는데도 연습 시간에 와주고 기다려 준 친구들, 끝까지 함께 한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고마워요. 





1학년 서지현 양
중간에 배역이 바뀌어 주인공을 맡게 됐어요. 긴장감에 책임감이 커서 힘들기도 했어요. 대사와 안무 외우기 힘들었지만 끝나서 후련하고 다 같이 만들어 냈다는 게 신기하고 뿌듯해요. 






허숙자 교사
잘 못하더라도 자신감이 있는 아이들 모습이 참 좋았어요. 서로 의지해서 배우고 연습하는 모습, 해내려는 욕심과 적극성이 있는 아이들이었어요. 작품 하나를 경험한 건 큰 수확이죠. 아이들이 성공을 경험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니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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