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 2015 STEAM R&E 페스티벌 교육부장관상 수상한 명덕고등학교
“과학고·영재고 제치고 2개 팀이 장관상 수상했어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하는 고등학생 연구 활동 경연인 ''2015 STEAM R&E(Research & Education) 페스티벌''이 카이스트 문지캠퍼스 강의동에서 지난 11월 23일 열렸다. 120개 연구과제가 출품된 가운데 과학고와 영재고 등 쟁쟁한 학교를 제치고 2개 팀이나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명덕고등학교(교장 윤형탁) 학생들을 만났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SIAT(공중보건 적정기술연구)팀_ 이동용(3학년), 최재혁, 손유진, 송광희(2학년) 학생의
‘Ceramic Filter를 보완한 Pot In Filter 개발’
이동용, 최재혁, 손유진, 송광희 학생의 ‘Ceramic Filter를 보완한 Pot In Filter’는 3학년 이동용군이 지난 2013년부터 연구해온 주제다.
연구주제를 ‘필터’로 정하게 된 건 동남아시아에서 물로 인해 생기는 질병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적정기술의 필요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부터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은 현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기술을 해당 지역의 자원을 이용해 손쉽고 값싸게,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도와줄 수 있는 기술로 착한기술로도 불린다.
아이디어만 떠오른다면 누구나 도전 가능해
적정기술하면 전문 연구진 또는 기술자만 개발할 수 있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디어만 떠오른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세라믹 필터를 보완해야 된다는 아이디어는 국제적정기술 콘퍼런스에 참여하면서 얻게 됐다. “개발도상국에서 정수시설로 이용하는 Ceramic Filter는 비소중독이 심각할 만큼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Ceramic Filter의 기본원리를 응용해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효율적으로 비소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목표를 뒀습니다.”
SIAT팀은 비소중독을 해결할 수 있는 필터를 개발해 동남아시아 지역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비소중독을 해결할 수 있는 대체품을 찾던 중 녹슨 못이 비소를 걸러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학교와 연구실. 과천과학전시관을 오가며 녹슨 못을 활용할 수 있는 실험을 했다.
논문, 적정기술학회 SIAT에 등재
방학 기간 내내 실험을 하기 위해 도자기를 굽다 깨뜨리기를 수십 번, 3D 프린터로 모형도 만들어가며 노력한 결과 완성된 논문은 2015 STEAM R&E 페스티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고,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국제 적정기술콘퍼런스에서 포스터 발표도 했다. 또한 내년 적정기술학회 SIAT에 등재될 예정이다.
R&E 페스티벌 중간발표 때 과학고와 영재고 학생들의 논문과 비교해 차별화된 주제로 경쟁력을 확신하게 된 팀원들. 내년 팀원들이 만든 도자기 필터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시제품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우리가 계발한 제품의 우수성을 먼저 알리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전반적인 공중보건 문제인 비소중독 질환을 해결해 안전한 식수공급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거미팀_ 박재홍, 현건우, 이재훈, 오준석(2학년) 학생의
‘흰 띠를 만드는 긴호랑거미(Argiope bruennichi)의 생활사 관찰 및 흰 띠 성분 분석을 통한 흰 띠의 역할 연구’
거미팀 박재홍, 현건우, 이재훈, 오준석 학생이 연구한 주제는 흰 띠 거미줄이다. 이 주제는 작년 탐구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연구한 <서로 다른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들이 다른 종류의 거미줄로 위치 변경 시 행동변화 연구>와 이어진다.
작년에 실패한 실험, 다시 연구
“작년에 탐구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거미와 관련된 연구를 했습니다. 휴가로 부산에 갔을 때 산속에서 거미를 직접 잡아 연구했지만, 거미가 자신의 거미줄이 아닌 다른 거미줄에서는 아무런 행동 변화가 없어 실패로 끝났죠. 비록 연구는 실패했지만, 흰 띠 거미줄을 치는 긴호랑거미에 대해 알게 됐고 올해 연구주제로 정하게 됐습니다.”
거미에 대한 연구를 결심하자 김주필 박사가 설립한 거미박물관에서 진행하는 5박 6일 캠프에 참가했다. 거기서 긴호랑거미를 11마리 잡아와 그중 선별된 4마리를 학교에서 사육하며 매일 거미 모습도 스케치하면서 관찰하고, 선행 논문도 찾았다.
“거미 종이 많고 다양한 반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거미들의 생활사 및 특성, 흰 띠를 치는 거미들의 생활사에 관한 논문이 부족하더라고요. 이번 연구를 통해 흰 띠 거미줄을 치는 호랑거미류 중 긴호랑거미의 생활사를 관찰해 보고 흰 띠의 성분을 분석해 흰 띠의 역할을 밝혀내고 싶었습니다.”
같은 주제 다른 내용, 협동심으로 장관상 수상
대회 본선 날, 대회장에서 같은 거미를 주제로 한 논문을 발견하게 된 팀원들. 대표 학생의 주제 발표도 전문가처럼 읊어 기가 죽었다. 하지만 심사평에서 한 명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역할분담이 중요하다는 팁을 얻게 되자 곧 자신감을 회복했다.
“저희는 4명의 팀원이 4마리의 거미를 각자 사육하며 매일 거미를 스케치하고 연구했습니다. 협동심과 팀워크가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이유입니다.”
팀원들은 이번 연구가 과학계의 불모지였던 긴호랑거미 흰 띠의 역할에 대해 화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한 최초의 연구이며 연구 결과는 향후 거미들의 진화의 유연관계를 파악하는데 널리 쓰일 기초과학자료로 사용될 것이라 확신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꿈이 없었던 팀원들은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재홍군과 준석군은 “작년에 이어 거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정작 어떤 학과에 관심이 있는지 몰랐는데 생명공학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R&E 페스티벌이 꿈을 가지게 도와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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