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안산지역 교사연구회 초아’s

50분 수업위해 밤새워 준비해도 피곤하지 않아요

교사의 열정과 헌신으로 풍성해지는 자유학기제

지역내일 2015-12-17

내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안산지역에서는 올해 모든 중학교가 자유학기제를 희망해 시행했다.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를 공부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진로탐색, 동아리, 예술·체육 활동을 오로지 교사들의 자율적인 노력으로 채워가는 자유학기제.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길 자유학기제 수업연구를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교사연구회 모임 ‘초아’s’를 찾아갔다. 자유학기제 3년차 신길중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안산지역 13개 중학교 자유학기제 담당 교사 39명이 활동하는 ‘초아’s’는 지난 12월 10일 신길중학교에서 올해 마지막 모임을 가졌다.

초아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우리가 만든다
초아’s의 올해 마지막 연구모임은 신길중학교 동아리 ‘비즈쿨’ 수업과정을 참관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신길중학교 대표동아리 ‘비즈쿨’은 향초와 향수, 향비누를 만들어 판매하는 동아리. 사업계획서를 세운 후 제품을 만들고 동네 장터에 팔아서 이익을 남긴다. 이날 수업은 제품 만드는 과정을 학부모들에게 가르치는 시간. 학생들은 만들어 온 ‘레시피’를 학부모에게 꼼꼼하게 설명하며 새로운 경험을 추가했다.
자유학기제 3년차 신길중학교 수업 참관은 이제 처음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교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다. 자율성을 주었을 때 마냥 혼란스럽기만 할 것 같은 교실은 교사들의 노하우아래 질서정연하게 수업이 진행되고 또 학생들의 수업에 즐겁게 참여하는 학부모들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초지중 박정운 교사는 “우리학교는 올해 처음 자유학기제를 시행했다. 4개 분야에서 13개 정도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진행했는데 연구회 활동이 큰 도움이 되었다. 올해는 시행초기라 주로 외부 견학활동이 많았지만 내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 개발해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 정착위해서는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 필요
자유학기제 교사연구회 초아’s는 지난해 만들어진 교사들의 자발적인 연구모임이다. 자유학기제를 처음 시행한 신길중학교 교사들이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동료들과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다. 연구회는 신길중 허은숙 교사가 이끌고 있다.
허은숙 교사는 “자유학기제에 관심있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서로 경험도 공유하고 교육자료도 밴드에 올려 도움을 주고 받는다. 처음에는 우리학교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 시작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동료들과 고민을 나누고 길을 찾다보니 위안이 되고 힘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자유학기제 확산 속도는 얼마나 될까? 처음 의도대로 잘 정착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신길중 박헌순 교감은 “자유학기제는 한 3년쯤 지나야 교사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고 한 학교에서 5년 정도 시행이 되어야 자리가 잡힐 것 같다. 특히 학교마다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학교에 맞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교사들 사이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시곡중학교 반은경 교사는 “1학년 2학기 우리반 진로탐색과 적성교육을 담임인 내가 진행했다. 일주일에 교과 수업까지 합치면 10시간 이상 아이들과 함께 했는데 교과 수업 준비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자유학기제에 쏟아야 했다”고 말했다. 허 교사는 ‘무한도전 영상을 통해 직업 찾기’ ‘나의 장점 찾기’ ‘나의 꼴라주’ ‘버킷리스트 만들기’ 등을 통해 진로탐색을 돕는 수업을 진행한 사례를 이날 발표했다.


‘천차만별 수업’ 풀어야 할 숙제
자유학기제 동안 학생들은 교과 수업이 줄어드는 대신 오후시간을 진로탐색과 동아리 활동, 문화예술 활동을 하며 지낸다. 그러나 자유학기 수업시간은 교사들이 어떻게든 채워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체험 학습을 나가든 진로 수업을 진행하든 교사들의 역할이 늘어난 것이다. 이러다 보니 교육현장에서는 교사의 열정에 따라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기 있는 동아리에는 지원자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동아리는 관심도 없는 아이들이 모인 경우도 종종 있다.
허은숙 교사는 “열정을 갖고 수업을 준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수업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어요. 학부모들은 가능하면 내 아이가 그 혜택을 누리길 바라시죠. 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도 바로 그것이에요. 누구나 다 공평하게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지금은 과도기이고 자유학기제라는 걸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힘든 이 길을 함께 걸어가려는 동료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이다.
가까이서 들어다 본 자유학기제는 쉬운 과정이 아니다. 특히 가만히 있어도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 신분인 교사들에겐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고민하면서 만들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자유학기제는 커나가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 인생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 하는지 알아보는 최소한의 시간을 공교육에서 보장해주는 것이고 그 길잡이 역할을 교사가 해야 한다.


자유학기제 교사 연구모임 초아’s는 교사의 역할 기꺼이 해 내고 있는 교사들의 모임이다. “초아란 자신을 불태워 세상을 밝히는 사람을 말한다. 초아’s는 그런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나의 수고로움이 나 자신의 발전으로 끝나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초아’s 회원들. 자유학기제 앞에 많은 시련과 도전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이들이 있어 참 든든하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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