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최고 - 유성구장애인복지관 ‘음악교실 봉사단’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받는 사랑이 많아요”
함께 스트레스 풀고 웃는 자리 …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에 반해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유성구장애인복지관 노래교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이다. 장애인들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남는지 함께 잡은 짝꿍의 손을 놓지 않고 흔들어대며 흥을 표현한다. 이들의 손을 맞잡은 유성구장애인복지관 음악교실 봉사자들을 만났다.
장애인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시간
유성구장애인복지관에서는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장애인들은 장애종류나 정도에 따라 주간보호팀과 직업훈련팀으로 나뉘어 원활한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쌓는다.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자원봉사자가 있다. 뒤에서 분위기를 맞춰주는 후원인력이지만 열정만큼은 장애인교육전문가 못지않다.
음악교실 봉사단은 오랜 시간 같은 활동을 하며 친목을 다져온 모임이다. 7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이들도 여럿 있다. 봉사단은 40대 중후반의 주부들로 8명이다. 5년 전, 15년차 레크리에이션 강사인 함미경씨가 합류해 팀을 이끌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음악교실에는 20~55세 미만 주간보호 장애인들이 참여합니다. 자존감과 협동에 포인트를 둬서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을 심어주려고 1시간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죠. 노래, 율동, 게임 등 재미있고 의미 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함미경 팀장이 밝힌 음악교실 운영 목표다.
1년에 두 번, 공연도 한다. 무대연습과정도 장애인들에게는 특별한 교육이다. 이은경씨는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보면 완성도가 뛰어나지 않지만 실전에 강한 모습을 본다. 장애인들은 공연을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 봉사자들이 받는 감동은 짜릿하다”고 전했다.
순수한 마음에 오히려 감동받아
이들이 유성구장애인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동기는 크게 두 부류다. 자녀를 어느 정도 키워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동참하거나 친구의 권유에 따라나섰다가 보람을 느끼고 눌러앉은 경우다.
처음에는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 전미선씨는 “장애인들을 만나면 한발 뒤로 물러섰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황당한 질문에 대처하는 능력도 생겼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김효순씨는 “처음에는 어떻게 대해야할지, 무얼 도와야하는지 등 고민이 많았다. 이제는 옆에서 지켜봐주고 함께 마음을 소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늘 받은 선물이라며 쪽지와 색찰흙으로 만든 무당벌레를 꺼내든 이세라씨는 “마음이 순수하다. 작은 것에 고마워할 줄 알고 감사인사를 자주 전한다. 오히려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 씨가 받은 쪽지는 감사의 글이 쓰여 있을 거라는 모두의 기대를 무참히 깨트렸다. 반듯반듯한 글씨로 봉사단원들의 이름 석 자를 반복해서 쓴 쪽지였다. 순간 모두들 웃음을 터트렸다.
봉사를 하면서 배우고 느끼는 사랑이 훨씬 크다. 시작은 장애인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얻는 것이 많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효순씨는 “가정주부로 활동범위가 제한적이었는데 세상을 보는 안목이 커졌다. 이제는 서로 정이 들어서 매주 먼 길을 오게된다”면서 “가족들도 꾸준히 봉사 다니는 내 모습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은경씨는 “성격이 바뀌었다”며 “뻣뻣한 몸에 마음 표현도 잘 안하는 무미건조한 성격이었는데 소녀감성이 생겼다. 노래하고 율동하다보니 몸도 부드러워지고 표현력도 생기고 스트레스까지 풀린다”고 웃음 지었다.
자기표현하며 변화된 모습에 보람
함미경 팀장은 “우리는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이라고 자랑했다. 돈과 성공, 경쟁지상주의 사회에 살지만 현재의 삶에 감사할 줄 알고 의미 있는 소통의 작업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미선씨는 “사람마다 장애의 양상과 표현방법이 다르기에 처음에는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눈도 잘 안 마주치던 짝꿍이 눈을 바라보고 손을 잡는 등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빠지면 짝꿍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한 주도 빠질 수 없다”고 했다.
흔히 봉사는 나눔이라고 얘기한다. 유성구장애인복지관 음악교실 봉사단에게 봉사는 생활이다. 1년의 끝자락,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와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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