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요리사는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식재료 하나하나 고유의 맛과 향은 물론이고 영양까지 고려하여 요리한다. 그 요리사에게 최고의 손님은 식재료 하나까지 엄선하여 요리한 노력의 과정 모두를 이해해주고 맛과 향까지 찾아내어 음미하고 감탄해 주는 그런 손님일 것이다.
글쓰기와 독해과정 또한 다르지 않다. 글쓰기에 있어서 단어를 선별하는 조어능력은 신선하고 맛과 향이 좋은 재료를 엄선하는 과정이다. 생각을 표현하는 문장력은 불과 물, 조리도구 등을 이용하여 영양을 극대화하고 맛과 향을 살리는 조리 과정과 같다. 문단 배치와 글의 구조는 요리의 데코레이션으로 사람의 구미를 자극하여 입맛이 동하게 하는 출발점이자 전체 요리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소일 것이다.
독해과정에서 최고의 손님이 되는 방법은 식재료 하나하나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듯 단어 하나하나의 정확한 의미와 이미지를 놓치지 않는 일이다. 예를 들어, 백석의 ‘여우난곬족’에도 등장하는 ‘무징거미국’을 맛본다면 무에 바람은 안 들었는지, 심은 박히지 않았는지, 단맛이 강한지 매운맛이 강한지, 징거미는 신선한지, 봄에 잡은 것인지, 가을에 잡은 것인지까지 고민하여 선별한 정성까지 알아준다면 요리사는 얼마나 기쁠까? 이처럼 최고의 독자는 일상어와 전문어, 생소어를 접할 때 타성에 젖어 대하기보다는 단어 하나하나의 정확한 의미와 이미지를 구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말하자면 새겨 읽으라는 말의 의미처럼 전문용어나 생소한 단어라고 그냥 넘기게 되면 맛을 기억할 수 없다. 문장구조와 문맥 속에서 어떤 의도로 사용되었는지 판단하고, 어원을 추론하여 ‘단어’라는 재료 고유의 의미에 근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문장구조의 호응과 수식관계 속에서 작가의 의도와 생각을 잡아나가는 것도 요리사의 조리과정에서 어떠한 맛과 향의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읽어내는 일이다. 요리에 주재료가 있고 부속재료들이 있듯이 독해에서도 주된 핵심어와 불필요한 성분을 찾아내는 일은 단어끼리의 의미범위와 문장구조를 비교 분석해야 가능하다. 그 과정을 반복하여 씹고 맛보는 과정에서 세부정보를 기억하고 전체구조를 종합하여 “참, 맛있다”고 감탄하는 일이 최고의 손님에게 필요한 것이다. 독해력을 요구하는 입시와 고시는 이렇게 최고의 손님이 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최 강 소장
독해 전문가, 미담(美談)언어교육 연구소장
문의 : 042-477-7788 www.sindlin.com
주요이력
현 미담 국어논술(둔산점, 노은점)학원장
현 신들린 언어논술 학원장
현 해법독서논술 세종·대전북부지사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