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시작된 풍산초등학교(교장 김다열)의 영재학급은 고양시에 있는 20여 개 학교의 영재학급 중 가장 역사가 깊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기초와 심화, 2개 반이 운영되고 4학년부터 6학년까지 40명의 학생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에 참여한다. 영재학급을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는 전문 교사와 미래의 수학·과학영재를 꿈꾸는 호기심과 의욕 넘치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풍산초 영재학급을 소개한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풍산초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진행
풍산초등학교의 영재학급은 고양시 내에서 가장 오래됐고,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올해로 11년째인 이곳 영재학급은 기초와 심화 2개 반으로 나뉘고 4학년부터 6학년, 모두 40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는다.
“영재학급은 국가에서 수월성 교육의 목적으로 세계화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특화된 교육을 받으며 자아실현을 할 기회가 되죠.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기도에서의 지원이 중단돼 영재학급이 수익자 부담 교육으로 바뀌면서 학생들의 활동이 다소 축소된 부분이 있지요.” 풍산초 영재학급을 3년째 이끄는 김남은 교사의 말이다.
초등 영재학급은 학교마다 프로그램이나 수업내용이 다르지만 대부분 과학과 수학 과목을 심화시켜 가르치며 창의력 신장에 중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풍산초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3교시로 진행되고 연간 과학 45시간, 수학 42시간이다. 모든 수업은 한 가지 주제를 잡아 모둠별로 탐색과 실험, 만들기 등 그 주제와 연관된 여러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결과를 끌어내는 프로젝트 형태다. 한 주제를 5주 동안 15차시로 5명의 교사가 번갈아 수업하고 1년간 수학과 과학에서 3가지씩 주제를 정해 진행한다.
풍산초 영재학급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은 ‘더 그레이트 북(The great book)’이라는 독서 프로그램과 봉사활동 그리고 1년간의 수업을 마무리 짓는 ‘창의력 산출물 대회’다. 독서 프로그램은 미리 추천 목록에 있는 책으로 1년간의 독서계획을 세워 한 달에 두 권씩 읽고 독후 활동한 내용을 각자 자유롭게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이다. 또한, 매년 10월 ‘꿈돌이 과학축제’에서 부스를 운영, 방문한 이들에게 학생들이 직접 과학 원리를 설명하고 그 원리를 이용해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후반기에 열리는 ‘창의력 산출물대회’는 자신이 연구한 과제를 친구들과 부모님 앞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학년 초 자신이 스스로 주제를 정해 수업 외 시간에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연구한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파워포인트로 만든다.
교사의 개입은 최소화, 적극성과 의사소통 능력 중요
김남은 교사가 수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교사의 설명과 개입은 최소화하고 학생들의 활동이 주가 되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업이 모둠 활동으로 이루어져 아이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고, 서로 의논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교사는 단지 동기를 부여하고 안내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김교사의 말이다.
또한, 영재학급 학생들이 갖추어야 하는 덕목으로는 ‘적극성’과 ‘의사소통 능력’을 꼽았다. 의사소통 능력은 ‘모둠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는 자기 의견을 내세우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기도 하면서 서로 맞춰 가야 하므로 필요한 부분’이고 ‘적극성’이야 말로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을 완성으로 이끄는 힘이기 때문이다. ‘뭔가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특징은 그것 한 가지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교사는 ‘들어올 때는 영재성 검사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흥미를 느끼고 적극적인 태도로 참여해 처음에 성적이 좋았던 다른 학생보다 오히려 더 성장하는 경우’를 강조한다.
김 교사가 꼽는 가장 보람된 순간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고 수료식 날 아이들에게서 ‘봉사활동, 여름캠프, 산출물 대회 등 영재학급에서의 시간이 정말 좋았다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후반기에 진행되는 ‘창의력 산출물 대회’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혼자서 준비하고 발표하는 어려운 과제인데도 그 과정을 모두 스스로 해내 발표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간의 힘들었던 일들은 다 잊게 되고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든단다.
풍산초는 작년과 올해 단위 학급으로 영재반을 모집해 운영했는데 내년부터는 지역 공동으로 전환해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의 학생들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또 풍산초 영재학급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자 학교에서 결정한 사항이란다. 앞으로 풍산초 영재학급이 더 많은 학생들이 모여 즐겁게 몰두하고 교류하는 재미난 배움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Mini Interview
풍산초 영재학급 김남은 교사
“영재교육은 영재성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감춰져 있는 영재성을 끌어내 영재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수학·과학 영재학급이다 보니 수학이나 과학에 관심과 호기심이 있다면 도전할 수 있지요. 하지만 수학이나 과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도 사설 교육기관에서 준비시켜 시험을 보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들어오게 돼도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관심이 없으므로 재미도 없고 재미가 없으니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들죠.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살피고 특별히 준비한다기보다는 수학이나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그쪽 분야의 책들을 깊이 있게 읽어나가다 보면 시험에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은행초 6학년 이채은 영재학급 3년 차
“학교에서 보는 과학시험은 잘 보는 편인데 과학에는 사실 흥미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싶지 않아 영재학급을 지원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과학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고 친구들과 여러 활동을 같이하면서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인 것 같아요. ‘창의적 산출물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대략 1년 정도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준비한 것을 발표하는 시간이라서 저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3년 동안 배우면서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요, 배운 것을 바탕으로 그것을 위해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풍산초 5학년 1반 이다연 영재학급 2년 차
“3학년 때 미생물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했어요.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영재학급에서 공부해 볼 것을 권유하셔서 들어오게 됐습니다. 원래 과학적, 수학적 사고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친구들과 의논하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학이라는 학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고 저 자신이 좀 더 발전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스마트 캠프’와 ‘과학 꿈돌이 캠프’처럼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활동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앞으로 영재학급 수업이나 다른 과학 활동을 통해서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과학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한 발 더 디딜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풍산초 5학년 3반 김영윤 영재학급 2년 차
“수학과 과학을 좋아해 재미있을 것 같았고 다양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활동이 많아 그런 시간을 통해 서로 우애도 다지고 여러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크게 얻은 점 같아요, ‘창의력 산출물 대회’가 제일 기억에 남는데요, 혼자서 연구한 것을 발표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재미있었고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하는 발견도 하면서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아요.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은 유전공학 분야에서 일하는 것인데요, 영재학급에서의 활동을 통해 꿈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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