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2단, 전교 여학생들 가운데 악력(握力) 1등, 오래달리기 1등, 운동으로 단련된 윤주빈양은 날렵하다.
검도로 단련된 강철 체력
초등 5학년 때부터 7년째 줄곧 해오고 있는 검도는 그의 취미이자 특기. 요즘도 꼬박꼬박 도장을 찾는다. “흠뻑 땀 흘리고 나면 상쾌해요. 잡생각도 말끔히 정리되고요. 대회가 열릴 때마다 도장 회원들끼리 순도 100%로 똘똘 뭉쳐 응원하는 분위기가 매력적이지요.”
윤양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다 같이 힘을 보태는 ‘함께’의 가치를 늘 중시한다. 그의 꿈은 경찰이다. “경찰들이 범인을 검거하는 뜨거운 현장을 늘 동경했어요. 거리에서 경찰차만 봐도 가슴이 설렙니다.”
얼마 전 경찰대를 방문해 학교 구석구석을 투어하고 재학생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그의 꿈은 확고해졌다. “경찰대 선후배들끼리 끈끈한 분위기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고 교육과정, 입학전형에 대한 팁도 얻었어요. 경영인이 되기를 기대하셨던 부모님도 이제는 딸의 뜻을 존중해 주세요.”
우직한 성격이라 일단 시작하면 될 때까지 한우물을 파는 우공이산(愚公移山) 스타일이다. 공부도, 동아리 활동도, 취미 생활까지 분초를 아껴가며 두루 다 챙긴다. 본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고교 입학하면서 입시 공부에만 올인하지 않고 다채롭게 고교생활을 즐기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거든요.”
시작하면 될 때까지 ‘한우물 파는 스타일’
낯가림 심하고 남 앞에서 말하는 게 서툴렀던 윤양은 본인의 오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싶었다. 고1 때부터 잠실여고에서 열리는 송파구 리더양성 토론논술프로그램에 줄곧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고 발표 두려움을 꼭 극복하고 싶었어요. 여러 학교 학생들끼리 하나의 주제를 여러 관점에서 토론하는 훈련을 반복해서 하니까 점점 말하기 실력이 늘었어요. 토론, 논술의 기초도 튼실하게 다질 수 있었고요.” 교내 논술, 토론 대회에도 꼬박꼬박 참가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이 외에 영어, 수학경시대회, 진로UCC 대회 등 각종 교내 대회에 두루 참여하며 경험을 넓히고 실력을 점검하고 있다. “대회 준비 과정 속에서 얻는 게 많아요. 대회가 시험 기간과 맞물릴 때는 팀원들끼리 시간 조율, 업무 분담 때문에 크고 작은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이런 우여곡절을 해결해 나가면서 부쩍 성장해요. 덕분에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도 터득했습니다.”
낯가림 심한 윤양이 180도 변신하기 까지
동아리도 창업, 장애우 봉사, 중국문화까지 3군데서나 활동할 만큼 그는 ‘행동파’다. 이 가운데 두 곳의 동아리에서는 부장까지 맡고 있다.
“우리 학교는 장애우를 위한 특별반이 마련돼 있어요. 금요일마다 함께 급식 먹으며 시간을 보내며 정기적으로 음악회 같은 외부 행사에 참여해요. 장애우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무조건 도와주는 게 능사가 아니며 옳지 못한 행동을 할 때는 진정성을 가지고 따끔하게 타이르는 게 훨씬 그 친구한테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소통하고 갈등을 조율하며 시너지를 내는 법을 그만의 방식으로 차근차근 터득해 나가는 중이다.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 행동으로 옮기는 일련의 과정을 좋아해요.”
창업진로 동아리에서는 수익사업 체험, 학교 화장실 불편 개선 같은 다이내믹한 경험을 두루 쌓았다. 송파구청에서 진행하는 고교생 중국 답사에도 적극 지원해 백두산을 비롯해 용정, 하얼빈 일대를 둘러보고 왔다. “어떤 활동이든 언젠가는 내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힘닿는 대로 최대한 폭 넓은 경험을 쌓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바지런하게 교내외 활동을 하면서도 성적은 늘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윤양만의 비결은 ‘몰입’. “공부는 양 보다는 질이 중요하더군요.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일단 책을 덮고 산책하거나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머리를 식힌 다음 다시 시작해요. 잠은 하루에 7시간씩 푹 자요. 대신 수업 시간만큼은 초집중해서 그날 배운 내용은 그 시간에 다 이해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공부 철칙은 ‘이해’. 암기식 공부를 질색하는 그는 전 과목을 대단원-중단원-소단원 순으로 내용의 상호 연관성을 머릿속에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숙지한다. 수학은 오답노트를 활용해 틀린 부분은 100% 소화할 때까지 파고든다.
“공부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잖아요. 성적을 남과 비교하고 누군가를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나는 내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합니다. 꼭 경찰이 되고 싶으니까요.” 미래를 향해 뚝심 있게 전진하면서 고교 시절인 현재의 시간도 풍성하게 채워가는 윤양에게서는 긍정의 에너지가 넘쳤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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