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능영어 꼼꼼분석과 2017년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11월 12일 수능이 치러진 직후부터 내 전화기에 불이 났다. 영어가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그중 몇몇 학생들은 3점짜리 한문제만 틀렸다고 울먹이기까지 했으니, 그도 그럴 것이 정부당국이 누누이 쉬운 수능을 강조하고 특히 영어는 그중에서도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몰리는 억울함(?) 속에서 쉬운 수능의 대명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9월 모의평가에서도 1등급 컷이 연속으로 100점이었다.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쉬운 영어는 대세였다. “한 문제 틀리면 2등급, 2문제 틀리면 3등급->재수” 이런 등식이 많은 상위권 학생들의 일반적인 생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점짜리 한 문제 틀렸다고 울먹이며 전화하던 학생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러면 정말 이번 수능이 역대급으로 어려웠나?
지난 5년간 수능영어를 살펴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학년도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1등급 | 92 | 90 | 97 | 93 | 98 | 94 |
2등급 | 85 | 83 | 94 | 84 | 93 | 88 |
3등급 | 75 | 74 | 87 | 75 | 84 | 80 |
13년,15년에 비해선 등급컷이 내려갔지만 11,12,14년에 비해선 오히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번 수능영어가 체감적으로 어렵게 느껴졌거나 실제로 시험을 망친이유는 너무나 쉽게 공부해서 조금만 문제가 어려워져도 적응하지 못한 결과이다. 물론 학생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최소한 두 번의 모의평가에서 시그널을 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평가원, 죽어라 EBS교재 지문 몇개, 몇% 적중했다 자랑하며 목맨 강사, 9월 모평이후 영어는 됐다하며 손을 나버린 학생 모두가 조금씩 나눠 가져야 할 것 같다.
올해 6월, 9월 모평, 수능에서 EBS 연계율은 똑같이 73.3%(듣기:15문항, 독해 18문항)이었다. 작년에는 연계 19문제가 거의 지문을 그대로 출제한 직접연계 문제였지만 올해는 직접연계가 8문제 뿐이고 나머지 10문제는 주제나, 문장표현을 변형하는 비연계에 가까운 간접연계가 많았다.
올해 6월, 9월 모평에서는 상위등급을 가르는 정답률 60% 미만의 문제가 3-4문항에 불과했지만 수능에서는 7문항이 나왔다(23번 제목/ 31,32,33,34,42번(빈칸)/ 38번 문장삽입)
여기까지는 객관적인 분석이고 조금만 더 들어가 보자
모든 강사가 파이널 강의를 준비하면서 마지막으로 체크하는 것이 9월 모의평가일 것이다.
물론 쉬웠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1등급 컷이 100점 그런데 역대 등급을 결정하는 빈칸 31,32,33번 유형이 일반적인 유형과 조금 달랐다. 보통 빈칸 유형은 주제의 재진술 유형이나 몇 가지 예를 통해서 고르는 일반화 유형인데 9월 모평 빈칸 3문제는 전부 전후관계추론 일명 꼬리독해 유형이었다. 사실 전후관계추론은 주제조차 파악이 잘 안되는 어려운 지문에서 나오는 빈칸 유형인데 9월 모평은 쉬운 지문임에도 불구하고 3문제 다 전후관계 추론형으로 나왔다. 이번 파이널 강의에서 원성을 들었던 비연계 빈칸 60제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학생들을 어르고 달래서 정말 힘들게 파이널 강의를 끝마쳤다.
결과는 이번 수능문제서 오답률이 가장 높은 34번, 아마 1등급을 맞은 학생도 이 문제 때문에 만점을 받지 못한 학생이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오답률이 높았던 38번 문장삽입 문제가 모두 전후관계 추론형이었다.
기고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수능이 직후 한 문제 때문에 걱정된다는 전화도 많이 받았지만 사실은 고맙다는 전화를 더 많이 받았다. 영어만점 때문에 표준점수가 잘나왔다는 학생들 덕분에 지난 일 년의 노고가 위로 되었다.
2017년 수능경향이 올해처럼 유지되든 다시 물수능으로 돌아가든 우리의 준비는 한결 같아야 한다.
EBS교재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직접연계지문이 나오고 간접적으로 유사지문이 나오기 때문에 꼼꼼하게 분석하고 변형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첫째 수능에 최적화된 어휘에 신경 써야 하고
둘째 고난도 유형독해(빈칸, 순서, 흐름, 삽입, 어법, 어휘)를 정복하고.
셋째 모든 예습은 실전처럼(시간체크하면서 문제풀기), 복습은 아주 세심하게(모르는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하게)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학생들의 노력!, 그 노력을 헛되게 만들지 않아야 할 강사의 열정! 열정을 토대로 하는 정확한 정보의 힘(분석능력)! 이런 합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2017년 이제 다시 시작이다
김석중 PGA 고3 수능영어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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