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에 바지런하기로 소문난 30대 주부 K씨, 얼마 전부터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무릎에 통증이 느껴졌다. 처음엔 단순한 근육통증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K씨는 점점 더 통증이 잦아지자 병원을 찾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관절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흔히 ‘노인병’이라 알려진 관절염이 최근 K씨처럼 젊은 나이의 발병하는 사례가 해마다 증가 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초기 증상을 모르고 방치하다 관절염이 심해져 결국 인공관절치환 수술까지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느 병이나 초기 치료가 중요하듯 관절염도 마찬가지다.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 및 관리를 받는다면 대부분 수술을 하지 않고도 오랫동안 건강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다.
관절염, 종류도 많고 원인도 다양
퇴행성관절염 하면 실제로 고령 환자들의 유병률(有病率)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관절염이라고 꼭 퇴행성관절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류머티즘 관절염, 골절 또는 인대 손상 등으로 다쳐서 생기는 외상 후 관절염, 감염이나 결핵 등에 의한 화농성·결핵성 관절염, 피부병을 앓는 건선 환자들에게서 생기는 건선 관절염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많은 관절염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포츠 등 여가 활동이 많아지면서 인대, 반월상 연골 손상 등이 증가되는 추세이다. 운동이나 레저 활동으로 생긴 손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생기는 관절염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관절염의 증상
관절염은 주로 몸무게가 많이 실리는 무릎이나 엉덩이, 척추관절에서 발생하고 외상이나, 골절, 과도한 운동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에는 모든 관절 부위에 발생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뼈끝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닳아 발생하며 통증과 부종을 일으킨다. 두 번째로 많은 류머티즘 관절염은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관절뿐만 아니라 인체 여러 부분에 영향을 주는 질병이다. 주로 손과 발의 관절에서 발생되고 엉덩이, 무릎, 팔꿈치 등의 관절에서 발생하기도 하며 부종, 통증, 뻣뻣한 증상이 나타난다.
관절 통증, 초기에 정확한 진단 필요
지속되는 관절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단순 통증으로 생각하고 ‘아직 나이도 젊은데 설마 관절염일까, 알아서 낫겠지’라고 미리 진단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절염은 한 가지 질환이 아니고 여러 가지 질환을 포함한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잘 알려진 골관절염,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 관절염인 류머티즘 관절염과 척추관절염, 극심한 급성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관절염) 등이 비교적 흔한 관절염이다. 각각의 질환들은 발병기전과 증상에서 차이가 있고 치료도 다르기 때문에 일단 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오십견으로 오해하기 쉬운 회전근개파열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다른 질환이지만 유사한 증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종종 오해를 한다. 중년 이후에는 더욱이 오십견을 떠올리겠지만 사실 더 문제가 되는 질환은 회전근개파열이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을 구분하는 방법은 허리 위로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 팔이 90도 이상 옆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특정 자세에서 눈물이 핑 돌만큼 아프다,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옆으로 누워서 잘 수 없다 등이다.
회전근개파열과 오십견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팔의 가동 범위이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 팔을 위로 들어 올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 반면(40도 가량), 회전근개파열은 그런대로 팔을 들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오십견으로 잘못 진단하면 치료 경과가 늦고 통증이 쉽게 없어지지 않으므로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관절염은 약물과 물리치료도 치료효과 좋아
관절염 초기엔 수술이 필요치 않으며 대부분의 수술은 약물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에 한다. 관절염에서 통증 조절은 치료 목표 중 하나이다. 통증을 참는다고 관절염이 더 빨리 낫는 것은 아니며, 심한 통증은 그 자체로도 우리 몸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관절 통증을 조절하면서 몸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따라서 진통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또한 흔히 소염제로 알고 있는 약물들은 통증 조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도 한다.
이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시술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관절내시경은 문제가 생긴 관절 부위에 1cm 미만의 카메라를 삽입하여 손상 부위를 직접 확인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가능한 장비다. 무엇보다 관절내시경은 직접 환부를 절개하여 눈으로 확인하며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내시경에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화면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풍부한 임상경험과 최신 장비가 갖춰져 있는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김영호 병원장(일산하이병원)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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