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가 싶더니 벌써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단풍 구경이라도 하지 않으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굳이 먼 걸음 하지 않아도 단풍 구경할 곳이 우리 지역에도 많다. 이미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심학산 둘레길 외에도 힐링을 위해 조성된 둘레길이 있어 소개한다. 감악산 순환형 둘레길과 율곡수목원에서 시작하는 도토리 둘레길이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자료제공 파주시청 공원녹지과, 적성면사무소, 김은주씨
파평면 율곡리 도토리둘레길
임진강 바라보며 소나무 숲 길 걸어요
도토리 둘레길은 지난해 9월 파평면 율곡리에 문을 열었다. 율곡수목원에서 시작해 전망대까지 오른 후 능선을 지나 율곡2리를 거쳐 율곡산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5km 거리의 둘레길이다.
임진강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
주차장 입구에서 전망대에 이르는 1.5km 구간은 경사가 가파른 편이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 전망대에 서면 가슴까지 탁 트이는 임진강의 시원한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이곳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한 전국 24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남과 북 경계 없이 이어지는 산, 그 산을 끼고 부드럽게 휘돌아 흐르는 임진강의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의 눈까지 시원해지는 듯하다. 오래 전 율곡 선생도 이 길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는지 모른다.
''다섯 번째로 경치 좋은 곳은 어디인가?
그윽이 숨어 있는 절벽이 보기도 좋구나.
물가에 세워진 정사는 맑고 깨끗하기가 더할 나위 없도다.
이곳에서 글도 가르치기도 하려니와
시를 읊으면 흥겹게 놀기도 하리라.''
율곡 선생이 지은 고산구곡가의 한 구절이다.
도토리둘레길은 율곡 선생이 어린 시절을 보낸 마을인 율곡리에 자리한 둘레길답게 선생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글귀들을 곳곳에 새겨두었다.
풍광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전망대를 지나면 둘레길의 이름에 걸맞게 걷기 편안한 능선길이 3.2km 가량 이어진다. 이 길에는 굴참나무 갈참나무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솔향기길, 병풍바위길 같은 이름하고도 잘 어울린다. 나무들이 무성한 오솔길을 걸으면서 절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고즈넉한 율곡2리 마을까지 다다른 후 다시 율곡수목원까지 돌아오면 총 5km에 이르는 도토리둘레길이 끝난다. 성인 걸음으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도토리둘레길은 임진강과 파평산, 감악산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어 경치가 아름답다. 가까이에 있는 율곡수목원은 현재 임시 개장 상태지만 천여 종의 자생 수목과 야생화로 단장해 생태 학습과 힐링 명소로 알려지고 있다.
파주시는 내년까지 시설을 확충해 도토리 둘레길과 율곡수목원, DMZ 생태탐방로를 연계할 계획이다.
감악산 순환형 둘레길
임꺽정이 활약했던 감악산에 둘레길 조성
감악산은 서울의 관악산, 포천 운악산, 가평 화악산, 개성 송악산과 함께 경기 5악(五岳)으로 알려져 있다. 감악산이 걸쳐 있는 파주시와 양주시, 연천군은 감악산에 21km 길이의 순환형 둘레길 4코스, 마을 둘레길 7코스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올 여름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경기도 ‘넥스트 창조오디션’에서 혁신상으로 시책추진보전금 67억 원을 받아 파주의 객현리, 연천의 하늘아래 첫 동네, 양주의 초록지기 마을을 연결하는 둘레길 사업이다. 감악산 순환형 둘레길은 201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일부 공사 중이기는 하나 시민들이 걸으며 단풍을 즐기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파주/양주/연천 경치 감상하는 순환형 둘레길
파주시 구간은 범륜사 입구에서 범륜사를 지나 선고개, 봉암사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범륜사 입구에서 시작하는 등산길은 처음에는 완만하다가 범륜사에 다다르면 경사가 급격히 가팔라진다.
바위 사이로 검은 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감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감악산은 임꺽정이 활약했던 산답게 산세가 울창하다. 폭포와 암벽, 계곡도 많다. 바위가 많은 숲길을 지나 임꺽정봉으로 올라가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파주와 양주, 연천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감악산은 정상 675m보다 임꺽정봉의 높이가 1.3m 높다. 둘레길이 완공되기 전에 파주 구간에서 산에 오르면 대체로 임꺽정봉을 지나 정상을 들러 다시 범륜사로 내려오지만 운계출렁다리가 완공되면 출렁다리를 지나 선고개와 백운계곡을 거쳐 감악산 정상과 임꺽정봉을 돌아오는 길도 운치 있을 듯하다.
감악산 정상에 오르면 멀리 북녘 땅에 있는 개성 송악산까지 바라다 보인다. 설인귀비 또는 진흥왕비로 추정되는 비석이 있으며 주인 없이 홀로 사는 흑염소가 명물이 되어 등산객들을 맞는다. 산세가 수려한 만큼 품고 있는 사연도 많은 산이다.
파주시 이수호 공원녹지과장은 "감악산 둘레길을 포함한 감악산 힐링 테마파크가 지역 관광과 경제를 활발하게 해주기를 기대한다"면서 "현재 설계 공모 중인 운계출렁다리가 범륜사 인근에 세워지면 감악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 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파주 감악산 단풍 맞이 2015'' 행사에서 만난
오영진(69)·서점순(64)씨 부부
파주시는 감악산 순환형 둘레길 총 21km 중 양주, 연천구간을 제외한 파주구간(11km)을 임시 개통하여 감악산 단풍축제에 시민들이 걸어볼 수 있도록 했다.
신규 조성되는 감악산 둘레길 4코스와 마을둘레길 7코스는 파주시 적성면에 소재한 삼광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탐방하고 코스마다 특성에 맞는 이름을 지었다.
파주시 적성면은 이번 단풍축제에서 가족건강 걷기대회, 청소년 동아리 공연, 피자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오영진씨는 "새벽에 비가 내려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단풍축제 분위기가 더 좋았으며, 각종 먹거리 행사로 맛있는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즐거웠다. 감악산 단풍 맞이 행사에서 주민자치위원들의 단합된 모습도 보기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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