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옛날보다 체격은 좋아졌으나 ‘체력’은 더 약해졌다’고 종종 말한다. 체력저하뿐 아니라 비만과 각종 소아성인병의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가장 큰 원인으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꼽는데 그것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정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고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엄마’의 도움이 절실하다. 중산동에 있는 고양시민건강센터에서는 지난 9월부터 매주 토요일 6주 과정으로 ‘가족 몸짱 교실’이 진행됐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참여해 비만 예방 교육부터 몸만들기 운동, 미술치료와 요리 수업까지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 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비만예방 뿐 아니라 성장기 아이의 건강을 위한 교실
중산동 고양시민건강센터에서는 지난 9월 5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가족 몸짱 교실’을 진행해왔다. ‘부모와 함께하는 어린이 건강교실’이라는 부제 아래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자녀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부모, 특히 엄마의 역할과 도움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깨닫고 개선을 위해 즐겁게 노력할 수 있도록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보건소에서 운영되는 고양시민건강센터는 대사증후군(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같은 생활습관 병의 위험인자를 3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상태)을 예방하고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설립되었고 현재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족 몸짱 교실’도 그런 목적으로 진행된 ‘비만예방’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부모, 특히 엄마와 함께하도록 한 이유는 비만을 예방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주체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한 가정의 주부, 엄마이기 때문이고 엄마가 알고 아이와 함께 노력해야지 단순히 아이 혼자 노력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라고 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진행을 맡은 김순자 간호사는 말했다.
참여한 가족은 대부분이 초등학교 3~4학년 여자아이와 엄마로 이루어진 8가족으로 비만을 개선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장기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함께 알아보고자 참여했단다.
그동안 이루어진 수업은 매주 2교시로 나뉘어 운동뿐 아니라 미술치료, 원예치료 등 다양하다. 운동수업은 바른 자세와 걸음걸이를 위한 동작부터 비만도 측정하기, 성장 판 자극하는 놀이, 운동기구 사용법 배우기와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놀이처럼 마음껏 뛰어노는 게임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비만의 원인은 단순히 운동부족에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운동도 중요하지만 먼저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으로의 접근이 필요해 감정적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미술치료,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 회복을 위한 원예치료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넣었다고 한다.
자녀와의 소통과 엄마의 관심 필요
5주차로 접어든 오늘 수업은 영양사 선생님께 다양한 영양소와 그것을 올바르게 섭취하여 비만을 예방하는 법에 대해 듣고 칼로리가 낮은 건강 샌드위치와 스프를 엄마와 같이 만들어 보는 요리 실습시간이다. 채소를 자르고 계란을 으깨고 저마다 맛있는 샌드위치 만들기에 몰두했고 자신들이 만든 것이라 그런지 모두들 맛나게 먹으며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시간에는 고봉산 둘레길을 걸으며 엄마와 미션으로 대화도 더 많이 나누고 숲에서 몸과 마음이 가뿐해 지도록 ‘즐거운 산행길’ 수업으로 진행된다,
김순자 간호사는 “엄마와의 소통이 아이의 건강문제, 생활태도 개선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라며 특히 ‘칭찬하는 습관과 격려하는 대화법’이 아주 중요하고 “눈으로 보는 비만의 현상만을 문제점으로 인식하지 말고 먼저 우리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 현재 고민은 무엇인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에 중산 고양시민건강센터에서 처음으로 열린 ‘가족 몸짱 교실’ 수업은 앞으로 지역 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더 많아진다면 차후에 지속적으로 열릴 예정이란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엄마의 눈과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자녀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함께 걷고 줄넘기도 하고 ‘오늘은 채소 한 가지 더 먹기’처럼 생활 속에서 작은 것부터 하나씩 같이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고양시민건강센터 프로그램 문의 031-977-5705, 5706
>>>Mini Interview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라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참여하는 가족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어머님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보람된 점이었습니다. ‘비만예방’이라는 글귀를 읽고 참여를 좀 꺼려하셨던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만’은 더 이상 집안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해결점을 찾고 노력할 수 있도록 가족들, 특히 어머니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수업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많았으면 합니다.”
-담당 김순자 간호사-
“온 가족 건강습관이 비만의 해결책이자 건강비결입니다. 무엇보다 부모님들의 관심과 칭찬,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지요. 아이들은 즐겁고 재밌으면 잘하기 마련입니다. 힘든 운동보다 쉬운 신체활동이라도 즐겁게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같이 해주시고 지도해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민경희 운동처방사-
“둘째 아이가 비만이 아닐까 염려하고 있던 차에 집 근처에서 이런 교실이 열린다고 해서 참여했습니다. 첫째와는 다르게 둘째가 저녁에 음식을 좀 많이 먹는 편인데 계속 한 아이에게만 못 먹게 하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엄마가 얘기하는 것보다 아이가 직접 선생님께 듣고 깨달으면 효과가 더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 운동 위주의 수업인 줄 알았는데 미술치료 수업을 통해 아이와 얘기하면서 아이의 마음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기름기 많은 음식보다는 채소를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선생님하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랑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마을 유영봉·김다은(모당초 5), 김하은(모당초 4) 모녀-
“아이가 또래보다 작음에도 살이 좀 쪄서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키도 그렇고 유전적으로 먹는 것을 좋아해서 건강도 염려됐고요.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것을 여기 와서 수업을 들으며 같이 해보면서 생각만이 아닌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요.”
“골고루 먹으라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채소도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아이가 과체중이어서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운동도 같이 해주고 싶은 마음은 많은데 동생들이 있어서 좀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기회가 있어 아이와 또 아이 친구와 같이 참여했습니다. 심리치료가 비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몰랐는데 마음을 가라앉혀 식욕을 낮춘다는 것이 뜻밖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전에는 제가 싫어하는 것(운동)은 잘 안 하고 먹고 싶은 것만 먹어서 살이 좀 많이 쪘는데요, 이젠 운동도 하고 식습관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중산동 윤진희·오혜리(중산초 4)&조은영·장서윤(중산초 4) 모녀-
“아이가 셋이 있는데 거의 3~4살 터울이에요. 그래서 뭔가를 할 때 꼭 둘째는 소외될 때가 많죠. 첫째를 데리고 무엇인가를 하러 가면 가서는 또 막내를 돌봐야 하고 그러다 보면 둘째한테는 그냥 ‘뭐든 하고 있어’ 하게 되니까요. 1학년 되니까 그런 둘째가 좀 불만을 보이더라고요. 마침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서 현재 비만이거나 건강이 걱정되거나 하진 않지만 둘째 아이와 함께할 수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같이하면서 아이가 표현하는 말,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의 새로운 점, 미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돼 좋았습니다.”
-정발산동 이병여·이소언(율동초 1) 모녀-
“직장을 다니는 엄마다 보니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토요일 오전 아이와 같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참여할 수 있었고요, 딸아이와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관계가 많이 돈독해졌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고 집에서 건강식 밥을 좀 많이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집 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두동 허영희·오수아(백마초 3)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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