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 앞 대화동 골목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카페가 있다. 앞마당에 캠핑카를 품은 ‘카페 보테로’, 짐작했던 대로 이곳은 여행을 테마로 한 카페이자 게스트하우스다. 이곳의 주인장은 2013년 아프리카 여행길에서 만나 지난 5월 결혼식을 올린 박용진(34), 장하나(28)부부. 서로 만나기 전부터 배낭 메고 훌쩍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했다는 부부를 만나보았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신혼여행 산티아고 순례길 끝
꼭 정해진 틀대로 살아야 할까?
남편 박용진씨의 첫 해외여행지는 알래스카. 남들이 자주 가는 여행지가 아닌 알래스카를 택한 이유는 ‘꼭 한 번 보고 싶었던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였단다. 회사에 다니면서 여행경비를 모아온 박씨는 2005년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알래스카로 떠났고 이후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 했다. 아내 장하나씨도 회사를 다니면서 차곡차곡 경비를 모아 2013년 5월 아프리카로 떠났다.
두 사람은 아프리카 여행 중에 만났고 함께 길을 걸으면서 마음이 통했다. “아프리카의 청명한 날씨, 이국적인 분위기도 한 몫 했겠지만 무엇보다 말이 잘 통해서 금세 가까워졌죠.” 젊은이다운 자유로운 발상과 패기로 똘똘 뭉친 이 부부에게 있어 여행과 삶은 이미 동의어가 돼버린 지 오래. 결혼을 앞두고 여행카페를 구상하고 장소를 알아보던 중에 우연히 지금의 카페 자리를 소개받고, 앞마당에 서있는 하얀 캠핑카를 보는 순간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렇게 대화동 골목길에 카페&게스트하우스 ‘보테로’의 문을 연 두 사람은 지난 5월 결혼식을 올렸다. 그들의 신혼여행지도 스페인 마드리드로 시작해서 산티아고 순례 길, 포르투갈 포르토와 리스본을 돌고 왔다니 여행가 부부답다.
“시간과 돈이 남아서 떠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저희 부부가 지향하는 목표가 좀 다를 뿐, 여행에서 돌아오면 저희도 카페를 열심히 운영하는 생활인이죠. 꼭 정해진 틀대로 살아야 할까? 그 질문에 우리 부부는 아직은 ‘여행’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쌓자고 의기투합했어요.” 남편 박용진씨의 말에 아내 장하나씨는 “여행 속에서 서로를 믿고 함께 길을 걸었던 지난 시간이 있었기에 현재 차근차근 또 다른 꿈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어서 삶이 더 풍부해지는 느낌, 또 현재를 즐기는 삶의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화답한다.
아르헨티나 빙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 속에서 배우는 것 많아
‘인생의 여행’을 함께하는 부부가 배낭여행을 함께 나선다면 어떨까. 관광 명소를 돌며 좋은 호텔에 머물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재미가 아닌 고된 일정 속에 무언가 느끼기 위해 떠나는 배낭여행 말이다. “서로의 민낯이 그대로 보여 지는 것, 여행의 매력인 것 같아요.” 아내 장씨의 말처럼 데이트 할 땐 멋지고 예쁜 모습만 보이다가도 결혼하면 일상의 소소한 모습까지 다 보여 지는 것. 또한 선택의 순간에 등장하는 ‘이견’도 비슷하다. 그저 그 배경이 ‘여행’과 ‘인생’일 뿐, 결국 배낭여행을 함께하는 것이나 ‘인생의 여행’을 함께하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아닐까. 남편 박씨는 “여행길에서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삶을 만나면서 배우고 돌아오는 것이 많아요. 여행에서 돌아오면 한 뼘씩 삶이 풍부해지는 느낌, 그래서 또 열심히 일하고 또 떠날 궁리를 하게 되죠”라고 한다.
두 사람은 페루,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을 다니면서 쌓은 경험을 담은 여행기를 펴낼 계획도 갖고 있고, 특히 아내 장씨는 2013년 5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여행한 날들을 기록한 일기장을 6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자신이 소장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온 그의 여행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책은 여느 여행기 못지않다. “책을 만들어 양가 부모님께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사실 이 책은 훗날 태어날 아기를 생각해서 만들었어요. 홀로 집을 떠나 듣고 보고 느낀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 나중에 아이가 더 넓은 세상을 담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아내 장하나씨의 여행일기
카페 ‘보테로’에서 여행얘기 나누는 ‘우주여행(우리들의 주관적인 여행이야기)’ 모임 열어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 보테로’는 세계여행을 테마로 부부가 다녀온 여행지 사진과 소품들로 꾸며진 아기자기한 실내공간과 빈티지 캠핑 카, 넓은 정원테라스에서 직접 로스팅 한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로 입소문이 났다. 킨텍스와 공항이 가까이 있어 국내외 여행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2인용과 4인용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7월부터 매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여행 얘기며 정보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우주여행(우리들의 주관적인 여행이야기)’모임을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 넷째 주 수요일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열리는 모임은 일산지역에 거주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인원은 선착순 10명, 참가비는 2만 원이다. “캠핑카를 이용한 생일파티나 프로포즈 둥 다양한 이벤트도 할 수 있고, 카페 마당에 바비큐 시설도 갖추고 있어 바비큐 파티도 가능해요. 앞으로 여행카페인만큼 여행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부부의 여행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카페에서는 배낭여행, 세계일주 여행 준비에 대한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여행에 관한 여러 정보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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