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미쳐야 산다’라는 책(김철웅 저)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평범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 성공적인 삶을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요소를 ‘열정의 크기’에서 찾는데 그 필요조건이 바로 ‘그 일에 미쳐버리는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 돈가스에 미친 식당이 있다. 상호 마저도 ‘돈가스에 미치다’라니 대체 얼마나 열정을 쏟아 부었기에 이런 이름을 붙일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분당 서현동에 위치한 분당 토종 브랜드 ‘돈가스에 미치다’를 찾아가 보았다.
좋은 고기, 신선한 기름, 맛있는 빵가루가 맛의 키포인트
사실 우리가 접하는 가장 흔한 음식 중 하나가 돈가스다. 돈가스는 엄마가 조금 정성을 기울이면 집에서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대표 반찬이기도 하고, 수십 가지 메뉴를 자랑하는 동네 어귀 분식집에서도 만날 수 있으며 유명한 맛집이라고 소문이 난 기사식당에서 마주칠 수 있다. 또 한편으론 ‘일본정통’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일본식 레스토랑에서도 입 안 가득 두툼한 돼지고기와 고소한 튀김기름의 콜라보레이션을 느낄 수 있다. 그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미쳐서 만든 돈가스’(이하 ‘돈미’)가 아니라면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도 참 힘들겠구나 싶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돈미’의 돈가스는 우리가 어릴 적 먹어 보았던 한국스타일 경양식 돈가스를 표방한다. 정희선 부사장은 “80년대에는 즐겁고 기뻐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설레는 데이트를 할 경우에 많이 먹게 되었던 경양식집의 돈가스를 추억하며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을 살려 대한민국 스타일의 돈가스를 정의하고 만들어 보고 싶은 간절함에서 오랜 고민과 노력, 그리고 열정을 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돈가스는 얇은 왕 돈가스와 두꺼운 일본식 돈가스의 중간 두께로 튀겨내어 소스를 듬뿍 얹어 내 놓는데, 그 모양새며 맛이 2010년대식 대한민국 돈가스를 대표할 만하다. 오랜만에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칼질’을 하니 기분마저 경쾌해진다. 여기에 바삭거리는 청각적인 요소는 더욱 기대되는 맛을 상상하게 한다. 빵가루 옷 속으로 부끄러운 듯 속살을 보이는 돼지고기는 눈으로 봐도 육즙이 가득하다. 맛은 당연히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데미글라스 베이스에 야채가 듬뿍 들어간 이곳의 특제소스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너무 두껍지 않아 식감이 부드럽고 퍽퍽하지 않아서 좋다.
이곳 돈가스의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정 부사장의 설명은 생각보다 간단명료하다. 좋은 고기, 신선한 기름, 맛있는 빵가루가 맛의 키포인트라는 것.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어느 정도의 맛을 보장된다고 한다. 물론 쉽게 따라 하기 힘든 디테일한 부분은 이곳 돈가스를 다른 곳과 차별화하는 요소이다. 국내산 생 돈육을 매일 아침 들여와 손질을 하고 매일 튀김기름을 교체하는 것은 기본이다. ‘돈미’만의 특별한 24시간 염지방법으로 고기의 잡냄새를 없애고 더욱 깊은 맛을 유지하게 한다.
빵가루의 풍미도 무시할 수 없는데, ‘돈미’는 베이커리에 특별히 주문한 식빵으로 직접 분쇄하여 사용하고 있다. 식빵에 약간의 산미(酸味)가 더해져 느끼한 맛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본질과 원칙을 중시하는 돈가스에 미치다’가 될 것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대기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절대 미리 튀겨놓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시작하여 제공시간이 조금 길어지더라도 최고의 맛과 고소함을 유지한 돈가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경양식의 또 다른 추억음식인 스프는 원하는 만큼 계속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대한민국의 돈가스는 한식은 아니지만 이제는 추억 또는 소울 푸드가 되었다”며 “수많은 시행착오와 추억을 고증하여 태어난 ‘돈미’ 돈가스는 ‘본질과 원칙을 중시하는 돈가스에 미치다’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 밖의 메뉴로는 우동과 메밀이 있는데 휴게소에서 먹던 가락국수 스타일의 돈미우동, 크림소스에 버무린 한국식 우동 파스타인 ‘크림 우동’, 고추소스가 어우러져 매콤한 맛이 일품인 볶음 우동, 신선한 재료와 정직한 방법으로 맛을 낸 냉 메밀이 준비되어 있다.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맛이 있으며, 손님들의 맛에 대한 반응 또한 남다르다.
문의 031-703-0305
위치 성남시 분당구 분당로53번길 15 산호트윈스 1층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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