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들 - 문명고전 작은도서관 황미숙 대표

수원과 수원 사람들을 위한 소소한 꿈을 꾸다

지역내일 2015-11-16 (수정 2015-11-24 오전 12:33:10)

결혼하고 육아를 하며 꼬박 8년을 전업주부로 지냈다. 어느 날 문득 집에서 살림만 하는 것이 갑갑했다는 문명고전 작은도서관 황미숙 대표. 경력단절 여성이 느끼는 일종의 좌절감, 자신감의 결여 때문에 고민이 참 많았단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다 다시 붙잡은 공부, 그것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요즘 황 대표는 무척 바쁘다. 그의 오늘이 더 활기차 보이는 것은 경력단절을 겪은 주부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딸들이 살아갈 다음 세대는 여성이 가진 달란트를 고민 없이 발휘할 수 있는 사회이기를 바라며, 작은 디딤돌이 되면 좋겠다는 황미숙 대표의 유쾌한 반란의 시간을 쫓아가 본다. 






■유쾌한 반란 1- 문명고전 작은도서관의 탄생
공부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후 한국학대학원을 알게 되고, 한문으로 시험을 본다는 소리에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배웠던 천자문을 기억해 냈다는 황 대표. “한문은 신문을 볼 때 유용한 정도로 알고 있는 터라 나의 자산이라는 생각은 없었다. 청계서당을 다니며 수당 조기대 선생님을 만나 인연을 맺으며 재미에 푹 빠져 버렸다.” 그것은 계속해서 여러 방면으로 한문에 관련된 공부를 하게했다. 하지만 뭔지 모를 아쉬움에 대학원 역사학과에 진학해 역사 공부도 시작하게 된다.
수원의 지역 문화센터나 삼일상고에서 강의를 통해 여러 제자들을 만나면서 문명고전 작은도서관 탄생의 단초가 마련된다.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서당을 하나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났던 것. “21세기에 웬 서당 이라는 반응이 많았던 차에 지인인 도서관 사서를 통해 작은도서관에 대해 알게 됐다. 여러 사람들과 의논 끝에 영동시장을 소개 받아 드디어 2013년 7월17일 문을 열었다.”
여기에서 황 대표는 많은 일을 한다. 한문고전·역사 강좌를 열고, 영동시장 상인분들에게 도서대출을 한다. 또한 영동시장이나 수원문화재단의 여러 문화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쾌한 반란 2 - 수원 유학자의 발굴
수원토박이인 황미숙 대표는 ‘18세기 수원 사대부들의 사상적 동향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박사과정 논문을 쓰면서 수원지역 사대부들의 흐름을 발굴해 내는 일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18세기 정조시대에 기억나는 인물은 정조, 정약용, 체제공, 조심태 등 수원 외의 인물들이 수원에 자리 잡고 있다. 정조가 수원을 정치적 고향으로 육성시키고자 한 것에 수원의 인물들이 일조했을 것이다. 수원에 살던 인물들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고찰이 없었다.” 
황 대표가 주목하는 이는 ‘이석조’. 을묘년 행차 때 양로잔치에 ‘이석조 외 몇 명’으로 명명되며 대표인물로 올랐던 인물이다. 여주이씨 가문의 후손들이 수원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되지 않은 사실이 안타까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단다. 그 외에도 수원에서 알려져야 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 많다고.
“이런 수원 인물들을 발굴해, 수원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거나 새로이 유입된 분들 모두에게 알리는 것은 수원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인문학의 도시 수원이라는 커다란 틀 안에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쾌한 반란 3 - 수원을 위해 꿈꾸는 수원토박이
영동시장은 황 대표에게는 어릴 적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붙들고 나들이를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남아있는 곳. 누대로 수원에 살아왔기에 시장뿐만 아니라 수원의 곳곳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수원을 위한 꿈은 그에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미흡한 힘이지만 수원의 특성이 그대로 이어져 갈 수 있도록 작은 역할을 하고 싶어 했다. “큰 영역은 다른 분들에게 드리고, 소소하고 작고 눈여겨보지 않았던 수원의 자료들을 모아내고 기록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
문명고전 작은도서관의 변화 계획도 언급했다. 지금은 개인도서관인데 작은 도서관 등록을 해, 다양한 지원을 받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활동을 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랐다. “앞으로 문명고전 작은도서관은 수원행궁, 화성박물관, 미술관 등 수원문화의 중심지에 있지만 생활전선에 있어 가까워도 다가서지 못하는 시장분들에게 더 나은 문화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수원에 관련된 도서들과 자료들을 기증받으며 계속 모으고 있는데, 꾸준한 수집을 통해 수원을 연구하고 관심을 갖는 분들에게 매개자의 역할도 할 것이다.”
황 대표에게 가장 소중한 꿈은 다름 아닌 소소한 공부. 이곳이 공부의 즐거움을 깨닫기를 바라는 분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젊어서 하는 공부는 태양과 같은 밝음이고, 나이 먹어서 하는 공부는 방 하나를 밝히는 촛불의 밝음이라고 한다. 역사나 한문에 관심을 가지고, 촛불의 밝음을 원하는 사람들이 공부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갔으면 한다.” 황 대표와 함께 사서삼경이나 역사 강의에 빠져들고 싶다면 언제나 전화(010-3469-8436)로 문의하면 된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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