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5단지 주민들과 함께 하는 가을 음악회 현장을 찾아서
초가을 오후 아름다운 선율로 5단지 하나 되다
목동 5단지 관리사무소 앞에서 재능기부 음악회 열려
목동5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협의회(회장 한병기)에서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한 주민화합의 장을 마련해 화제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만큼 삭막하다고 여겨지는 도심의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들이 모여 지난 해 어버이날 행사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가을음악회는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해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5단지 주민들과 함께 한 모두의 음악회
지난 10월 24일 오후 5시 목동아파트 5단지 관리사무소 앞에서 ‘목동 5단지 가을음악회’가 열렸다. 이번 음악회는 5단지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음악회를 주최한 목동5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협의회 한병기 회장은 “그동안 주민들의 소통이 부족해 가벼운 일로 감정대립이 일어나곤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5단지 1,848세대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이웃 간에 다툼이 없어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음악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전문공연단의 공연이 아닌 재주 많고 끼 많은 5단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고전무용, 피아노 연주, 동요 부르기, 기타연주, 합창에 이은 색소폰 연주까지 20개 팀이 재능기부에 참여해 다양한 래퍼토리로 구성된 즐거움을 제공하고 초가을 밤의 향취까지 느낄 수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비용을 아끼고자 관리사무소 직원과 동대표들이 힘을 합쳐 손수 무대도 만들고 5단지 상가연합회에서 김밥과 간식거리를 제공하는 등 먼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상품과 기념품 또한 협찬을 받았다. 공연에 참여하는 이들과 상가연합회, 5단지에 위치하고 있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동대표들이 자전거, 싱싱카, 해산물 등을 기증했다.
5단지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펼쳐져
5단지 음악회에는 유치원생부터 퇴직하신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어린이들은 동요를 부르며 재능을 기부했고 목5동 웰빙남성노래교실에 참여하는 어르신들 중 5단지 주민들만 다시 뭉쳐 ‘푸르른 날’과 ‘한강’으로 합창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SC은행 박철호씨는 “어제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며 “오늘 이 자리는 5단지 주민들이 함께 화합해서 만든 자리다. 주민끼리 이해하고 화합하는 게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첫 멘트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에는 길정우, 김기준 국회의원, 김경자 서울시의원, 안택순, 전희수 양천구의원 등이 참여해 인사말을 했다.
20개팀 60여명 참여
가을 음악회의 시작은 고전무용으로 문을 열었다. 박숙원 선생을 비롯한 목5동 고전무용팀 7명이 환희와 열정을 주제로 무용을 선사했다.
가을밤이 깊어가자 주민들의 참여는 점점 늘어났다. 아이들의 동요를 들으며 같이 박수도 치고 따라 부르기도 했다. 5단지를 주제로 만든 숫자송은 가장 인기 있는 곡이 되기도 했다.
색소폰 재능기부자 최성근씨는 “색소폰을 연주한지 1~2년 정도 됐다”며 “많이 망설였지만 동대표들이 하는 일에 힘을 실어주고자 참여하게 됐다”고 말한다. 장모가 출연한 무용 공연을 촬영하기 위해 나온 사위 성주용씨는 “단지 내에서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이 의도가 좋은 거 같다”며 “함께 즐기고 재미있게 참여했다”고 밝힌다.
시어머니와 함께 공연을 보러온 한 주민은 “지나가면서 보던 얼굴이 눈에 익은데 이 자리에서 다시 보니 더 좋다”며 “재미있는 볼거리도 많고, 하고 싶어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인적자원이 많은 5단지에서 이런 음악회를 개최하게 되니 뜻깊다”고 덧붙였다.
한편 목동5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협의회는 5단지 1,848세대를 대표해 선출된 20명의 대표들이 임기 2년 동안 동 발전을 위해 공동주택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제안하고 의결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한병기 입주자대표협의회장
“목동5단지 가을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소통하게 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즐거웠습니다. 5단지 1,848세대가 음악회를 계기로 서로 소통하면서 이웃 간에 반목하지 말고 살기좋은 단지로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성근 주민(색소폰 재능기부)
“가을음악회에 참여하면서 함께 웃고 즐기다보면 소통이 저절로 돼 집니다. 지난 1990년부터 5단지에 살았는데 이웃이 누군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음악회를 계기로 서로 얼굴도 익히고 인사도 나누면서 5단지가 인정이 넘치는 곳이 되어 갈 것입니다.”
유근준 동대표(합창)
“목5동 주민센터에서 하는 웰빙남성노래교실 참여자 중 5단지 주민들만 모아 합창으로 무대에 섰습니다. 동대표 회의에서 합창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송창식씨의 ‘푸르는 날’과 심연옥씨의 ‘한강’을 선택했는데 가을 저녁의 정취와 가장 적합한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이종록 동대표
“동대표회의에서 지난 해 어버이날 행사에 이어 재능기부 가을음악회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했을 때 100% 찬성을 했습니다. 비용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효율을 크게 만들기 위해 동대표와 부녀회, 관리사무소에서 모두 힘을 합쳐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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