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 대입 면접 때 나를 당황하게 만든 질문
대입 면접, 헉! 이런 질문까지… 예상 외 질문까지 염두에 둬야
2016학년도 수시입학지원을 마친 수험생들의 면접 일정이 시작됐다. 100% 내신으로만 선발하는 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은 면접과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 면접은 합격의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기소개서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질문이 쏟아지는 면접 때 과연 나에게는 어떤 질문이 던져질까. 이미 면접을 경험한 우리지역 선배들이 전해주는 면접 때 나를 당황하게 만든 질문을 모아봤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꼬리에 꼬리는 무는 질문 쏟아져
대입에서 면접은 지원 대학에 제출한 서류인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의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다. 제출한 서류가 진정성 있게 작성된 것인지 자율 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 3년 간 학생부에 기록된 활동을 정말 했는지 되물어보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쏟아지기도 한다.
연세대학교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으로 경영학과에 합격한 박현영 학생은 ‘학교생활 중 타인과 의견이 상충했던 갈등상황이 있었는가? 1) 결국 누구의 의견을 따랐는가? 2) 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 나와 의견이 상충되었던 친구들은 무슨 근거로 반대주장을 펼쳤다고 생각하는가?’ 등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내용에 대한 공통질문을 받았다.
현영양은 동아리 활동에서 축제 때 카지노를 도입한 내용으로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대로 대답을 하던 중 면접관이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혹시 알고 있나요?”를 물었고 이어 “그런데 카지노 사업이 그렇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닐 수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러면 담배사업도 카지노처럼 국가차원에서 제한하는 사업 중에 하난데, 담배사업은 제한하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등 차근차근 깊이 있는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갑자기 카지노에서 연결된 담배산업까지 시사에 대한 질문에 많이 당황했고 대답을 하던 중 “근거가 좀 부족하지 않나”라는 한마디에 마음이 쿵 내려앉기도 했다고.
명지대학교 학생부종합우수자전형으로 지원한 최수현 학생은 “오늘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날인데 아시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미처 날짜를 기억하지 못한 수현군을 더 당황하게 만들었던 질문은 “역사 쪽이 꿈인데 10.26 사태도 모르나? 박정희 암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였다. 10.26 사태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날짜를 기억하지 못했을 뿐인데 질문이 질책으로 느껴져 제대로 답변하기가 어려웠다.
전공과 관련된 질문, 사회 이슈와 연결
지원자의 개별적 특성과 전공에 대한 지식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도 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합격한 남한규 학생은 “택시기사들이 손님이 적은 날 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손님이 많은 날 일찍 영업을 끝내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들은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전공과 관련된 질문에서 ‘심적 회계의 측면’에서 답변을 잘 마무리했다.
하지만 답변에 이어 면접관이 던진 질문 “그러면 이 사람들은 비합리적인가? 고전적인 기회비용 개념으로 이들의 선택을 해석해보라”며 한층 더 전문적인 지식을 물어보는 것에 대답을 하던 중 “다른 방향으로 그 문제를 생각한다면 어떤 관점에서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봤는가?”라는 질문에 금세 당황하게 됐다.
서울대 생명과학부에 지원한 김건일 학생은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시오”라는 질문에 이어 추가로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요?” “엽록체의 구조를 설명하시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에서 전자의 최종 수용체를 말해보시요” 등 전공과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공통질문 외 추가 질문, 가치관과 사회 보는 안목 요구
대입 면접에서는 학생들의 ''가치관''과 사회를 보는 ‘안목’에 대한 질문도 이어진다. 고려대 컴퓨터학과에 지원한 박기태 학생은 전공과 관련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을 잘 했지만 전혀 생각지 못했던 가치관에 대한 질문에 당황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살아갈 텐데 양심의 갈등을 겪을 때가 있을 것 같아요. 그 상황을 한번 가정해서 얘기해보세요" 여기에 이어지는 질문이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는 사람들한테 우산을 빌려주는 ‘양심우산’ 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우산의 회수율이 낮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회수율을 높일 수 있을까요?" "부패지수가 높은 국가는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발전이 더딘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부패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며 이어지는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서울대 생명공학과에 지원한 학생은 “‘런닝맨’이나 ‘무한도전’ 보는 거 있어?” “어느 캐릭터와 자신이 닮았다고 생각해?”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고 서울대 간호학과를 지원한 학생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었는가” “치열한 경쟁에서 견뎌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까지 했다.
자기소개서 한 줄, 거기까지도 질문 던져
때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 건국대에 지원한 이지수 학생은 자기소개서에 장점으로 ‘나는 위트있는 사람이다’라는 표현을 한줄 적었는데 면접관이 “면접관들을 위해서 유머 하나를 말해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평소 남을 잘 웃기지만 긴장의 최고조로 달한 면접시험장에서 면접관을 웃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건국대 전공적합성 전형으로 지원한 김수진 학생은 학생부에 기록된 여러 가지 활동 중 기억에 남는 행사의 주최기관, 후원업체에 대해 상세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주최는 대부분 학교나 관련기관이 되겠지만 후원업체까지는 기억하기란 쉽지 않았다.
난감한 질문, 어떤 대답을 요구하는 건지?
면접 중에 다소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학생의 임기응변 능력이나 침착한 태도를 파악하려는 면접관들의 의도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면접 때 당황한 나머지 할 말을 생각해 내지 못해 버벅대며 대답을 한 경우도 있다.
광운대 소프트웨어학과에 합격한 이종민 학생은 면접장에 들어가자마자 첫 질문이 “30초 동안 자기소개를 해보세요”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해 당황했지만 자기소개서에 썼던 내용을 떠올리며 30초를 채워나갔다.
건국대 글로벌캠퍼스 경찰행정학과에 지원한 박종범 학생은 “영어로 자기소개를 해 보세요”라는 질문에 영어로 준비를 하지 않아 겨우 어디 사는지 까지는 대답을 했는데 이어지는 질문이 “수시 몇 개 지원했어요? 수시로 지원한 대학에 모두 합격한다면 어느 대학을 지원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면접을 보는 건국대가 아닌 원광대라는 대답을 해 분위기가 싸 해지면서 “대답을 잘못했구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알고는 있지만 물어보지 말았으면 하는 질문도
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단점에 대해 기록이 돼 있지만 면접 때 질문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질문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명지대에 지원한 김동엽 학생은 생활기록부에 무단 지각이 기록돼 있어 질문이 나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아니나 다를까 “생활기록부에 무단 지각이랑 질병 조퇴가 있는데 설명해 볼래요?”라는 질문에 대놓고 받으니 대답을 예상하긴 했지만 부끄러워 당황하게 됐다고.
건국대 경영정보학과에 입학한 고경아양은 1학년 때 성적이 기대 이하여서 열심히 공부해 2, 3학년 때는 성적을 끌어올렸다. 건국대가 1학년 성적 반영비율이 낮아 지원했는데 면접관이 “2, 3학년 성적은 봐줄만한데 1학년 성적이 왜 이런가요?” 질문했을 때 예상은 했지만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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