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끝나고 나면 저마다 후유증을 앓곤 한다. 비교하는 마음 때문이다. 젊어서는 본인이 비교 대상이 됐지만 나이가 들면 대개 자녀들을 두고 알게 모르게 비교를 하게 된다. ‘누구 딸은 어느 회사에 취직했다더라, 누구 아들은 이만큼 이뤘는데 우리 아들은 뭐냐’ 등등.
한국인의 경쟁과 비교하는 문화는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다.
꽤 오래 전 일이지만 SNS에서 ‘여자가 늙어서 필요한 5가지’라는 글이 회자된 적이 있다. 여자가 늙으면 ‘돈, 딸, 건강, 친구, 찜질방’의 순서대로 필요하다는 글이었다. 덧붙여 ‘남자가 늙어서 필요한 5가지’는 ‘부인, 아내, 집사람, 와이프, 애들 엄마’ 순이었다. 명절을 보내고 나면 그런 류의 글들이 더 공감을 얻는 것 같다. 필자에게는 왠지 씁쓸하게 다가왔다. 평소에 성형외과 의사로서 ‘세상을 아름답게 성형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사는 나로서는 이런 일들이 그저 지나치는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답답하면서 화가 났다. 이 얼마나 사람의 존엄이 아닌 돈 중심, 편리한 것 중심의 사고방식인가?
여성들이여 돈이 없어 비참하고 딸이 없어 슬프다는 생각에 빠져 서러운가. 이 세상 어딘가에는 분명 아픈 나보다 더 많이 아픈 누군가가 있다. 지금 이 만큼의 건강을 신께서 허락하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없어 세 끼 차려 먹기 힘들다면 두 끼를 먹고, 아니면 한 끼를 차려 먹으면 된다.
남들과 비교하고 주눅 들고 화를 내기 전에 좀 더 당당하고 긍정적으로 노후를 맞이하겠다는 마음을 먹어보면 어떨까. ‘남들은 그 나이에 여행 다니는데 나는 뭐야?’ 이렇게 생각하면 자신이 비참해진다. ‘여행 다니다가 병 걸리고 비행기 떨어져서 죽을 수도 있어. 그 사람은 그 사람 팔자고 나는 내 팔자야’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또 어떨까.
나이든 사람은 젊음을 부러워하고 젊은 사람은 자녀 교육을 다 마친 장년의 부부를 부러워한다. 젊음이 부러워 얼굴에 하나 둘 손을 댔다가 돌이킬 수 없는 성형 중독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이 모두가 자신만의 행복을 찾지 못해서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남들의 행복을 보고 부러워하며 인생을 소모하기보다는 나만의 행복을 찾아서 멋지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일산 이성형외과 이현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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