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현학교(덕양구 삼송동)는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지적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다. 건강한 체력과 올바른 인성을 갖추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동화되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재활승마교실은 학생과 교사들의 애정이 유독 가는 시간이다.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재활승마교실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강영자 교장은 “당시 학교 특색사업을 두고 고민하던 차에 운동능력과 심리안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승마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고 시작을 설명했다. 2008년엔 경기도교육청 지적장애학생을 위한 재활승마모델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1교시 진행되는 건강지킴이 시간에 체험승마, 집중 재활, 운동 승마 등을 교육하고 있으며 방과 후 승마교육도 운영 중이다. 특히 고등학생들에겐 주당 8교시를 배정해 마필 및 마방 관리 교육 등 실질적인 직업 재활 교육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영자 교장은 “운동능력 향상, 체력 증진, 자세 교정 등 장애아들의 신체 재활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정서적 재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처음에 겁을 갖고 말을 대하던 친구들도 이제는 너무 좋아할 만큼 자신감이 붙었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재활 승마교실은 명현학교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으로 꼽히고 있다. 말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던 학생들이 이젠 제 발로 마방을 기웃거릴 정도다.
말과 함께하는 특수교육 연구회
재활승마교실이 이처럼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데는 교사들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교사들의 자발적 지원으로 꾸려진 ‘말과 함께하는 특수교육 연구회’. 시작부터 함께 해온 안수연 교사를 비롯해 9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수업도 이들이 직접 말 관리에서부터 승마법 등 모든 것을 배우고 가르친다. 수업특성상 장애 학생과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교사들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학생 한 명을 말에 태우려면 옆에서 뒤에서 끌어주어야 하기에 적어도 3명의 성인이 같이 해야 한다. 교사들의 힘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재활승마교실의 뜻을 공감해주는 시민들의 자발적 자원봉사가 이들에겐 소중하고 절실하다. 특히 실내 마장은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실내 마장이 갖춰지면 날씨 제약이 덜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학생들에게 승마 교육을 실시할 수 있어 교육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구회 교사들이 승마교육을 놓을 수 없는 이유를 물었다. 전병수 교사는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지만 말을 대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저 또한 성숙해지는 것을 느꼈지요”라고 말했다. 특히 연구회 교사들은 단지 장애아들을 위한 승마 교육이 아닌 한 걸음 더 나아간 곳을 바라보고 있다. 재활의 의미를 넘어 말을 매개로 특수 교육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는 지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이를 통해 장애아에 대한 인식 개선과 비장애인과 함께 소통하고 어우러질 수 있는 작은 통로가 되길 바라고 있다. 교사들이 단순히 승마교실이 아닌 ’말과 함께하는 특수교육‘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명현학교 ’말과 함께하는 특수교육‘은 자체 교육뿐만 아니라 유관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가족체험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학교 울타리 밖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강영자 교장
40여년 가까이 명현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강영자 교장. 수십 년간 많은 학생들을 대해 온 강 교장은 특수 교육은 ‘인내’와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특수교사라는 오랜 시간동안 기다릴 줄 아는 인내, 그리고 사랑이 필요한 직업이지요. 저는 아이들이 숨을 쉬고 있는 한 발전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학생 수준에 맞춘 개인별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승마교실에 대해 강 교장은 교사들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학생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다양한 수업 내용을 접할 수 있으려면 실내 마장 등 환경적 요건이 갖춰져야 합니다”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임혜진 학생(18)
혜진 양은 학교 일과를 보내면서도 틈만 날 때면 마장을 찾는다. 학교에서 제일 맘이 통하는 친구 ‘장미’를 보기 위해서다.
“장미는요. 제일 좋아하는 친구죠. 왜냐하면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 때문이에요. 장미 등에 올라타곤 하는데 다칠 걱정 같은 것은 안 해요. 전 장미를 믿어요”
초등 3학년 때부터 승마교실에 참여해 왔다는 혜진 양. 이젠 구보(속도감 있게 말을 타는 기술)도 탈 수 있을 만큼 승마 실력도 학교에서 수준급이다.
“제가 말을 잘 탈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처음 타는 친구들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수업 시간엔 시범도 많이 보여줘요”
학교를 졸업해서도 계속 장미를 보러 오겠다고 다짐하는 혜진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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