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고양시가 주최하고 고양문화원이 주관한 영어 역사 상황극 공연이 열렸다. 그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대송중학교(교장 소복례) 영어 뮤지컬 동아리 학생들. 2015 고양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역사 영어연극 프로그램에 지원, 수많은 학교들을 제치고 대송중 영어뮤지컬 동아리가 뽑혔다. 올여름 ‘영어 역사 상황극’ 공연이라는 첫 도전을 멋지게 해낸 그들을 만났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대송중 최초의 영어 뮤지컬 동아리 탄생
‘The Fabulous(이하 더 페뷸러스)’는 올해 초 만들어진 대송중학교 영어 뮤지컬 동아리다. 동아리를 이끄는 백은신 영어교사는 지난 겨울방학 파주 영어마을에서 3주 동안 영어 뮤지컬 교사 연수를 받고 동아리 창단을 결심했단다.
“3주간 합숙하면서 수업을 듣고 연수에 참여한 다른 선생님들과 ‘오즈의 마법사’ 공연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영어교사로 지내면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영어를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늘 고민하던 차에 이번 연수를 받으면서 ‘아, 이게 정말 살아있는 영어공부다!’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바로 영어 뮤지컬 동아리를 만들게 됐죠” 백 교사의 말이다. 3월 공고를 통해 모인 학생들은 모두 28명. 영어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음악을 좋아하는, 그리고 그림을 잘 그리는 1, 2, 3학년 아이들이 모였다.
첫 공연으로 만난 역사 상황극
동아리가 만들어지고 공연을 위한 기초훈련 수업을 받던 중 ‘더 폐뷸러스’에게 좋은 기회가 생겼다. 바로 고양문화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선정돼 청소년 영어 역사 연극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백 교사는 ‘고양시에서 한 학교를 선정, 무료로 예산을 지원해 영어 역사 상황극을 진행 한다’는 교육청 공문을 보고 아이들에게는 좀처럼 얻기 힘든, 더없이 좋은 기회라 생각해 주저 없이 신청했단다.
4월부터 동아리 학생들로 공연 팀이 꾸려졌고 개인 사정으로 참가할 수 없는 학생들 자리에 몇 명의 외부 학생이 합류했다. 공연할 작품은 ‘숙종의 항변’. 제목 그대로 숙종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공연을 위한 준비는 고양문화원에서 온 2명의 강사로부터 고양시의 대표적인 역사 인물 ‘숙종’과 상황극의 배경, 의도 그리고 역사적 사건 등에 대한 수업을 듣고 영상물을 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주요인물을 분석, 상황극 인물을 선정하고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 작성에도 참여해 배역을 나눠 실제 연습에 들어가기까지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7월 각자의 배역이 정해지면서 대본 읽기와 연습, 발성과 발음 수정 등 공연을 위한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됐다.
하나의 목표 위해 함께 달린 그들
공연준비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각 학년의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학생들이 모였고 첫 공연으로 맞은 역사 상황극은 새롭고 흥미로웠지만 배워야 할 것도, 어려운 점도 많았다. 학생들은 연기뿐 아니라 대본 작성부터 무대배경, 음향과 조명, 포스터 제작까지 공연을 위한 전반적인 작업에도 참여해야 했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공연’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서로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주며 각자 맡은 역할을 잘해낼 수 있었단다.
“처음에는 선배와 후배 사이에 거리감도 있었고 학원 등 기타 개인 일정으로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등 힘든 부분이 많았죠. 때로는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도 보였고요. 하지만 그런 것들이 연습하면서 많이 다듬어진 것 같아요. 공연을 2주 앞두고는 정말 똘똘 뭉쳐서 연습했죠. 공연 끝나고 ‘다시 이 구성원 그대로 공연하자’고 할 만큼 아이들이 느낀 성취감과 소속감은 정말 컸습니다.”
공동 작업 속에서 배려하고 성장하기를
백 교사는 ‘영어 뮤지컬의 장점은 공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어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서로 대사를 외우다 보면 자신의 대사뿐 아니라 상대방의 대사도 저절로 외우게 되는 플러스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대사 자체도 교과서에 나오는 대사가 아닌 문맥 안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문장들이라 더 자연스럽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실제로 생활에서 말하는 살아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과정들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을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라고 전한다.
“연기를 통해서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을 배우고 무대장치와 소품 등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동아리에 참여하는 친구들에게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계기,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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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영어와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우는 기회가 됐습니다. 저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힘들 때는 ‘아, 내가 이것을 왜 한다고 했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것을 통해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고 ‘다음 공연에는 이러한 점들을 보완해야겠다’는 아이디어도 얻었죠.”
(백은신 영어교사)
“영어 뮤지컬 동아리에 들어온 이유는 연극배우가 되고 싶은 제 꿈을 위해서였습니다. 이번 역사 상황극을 연습하면서 연극에 대해 배울 기회가 됐고 함께 하면서 재밌고 즐거웠습니다.”
(3학년 1반 김채린, ‘명성왕후’ 역)
“극 중에서 제가 맡은 내시 역은 비록 대사가 한마디이긴 했지만, 평소에 낯을 많이 가리는 저에게는 그 많은 관객이 있는 무대 위에서 한마디 하는 것조차도 꽤 힘든 일이었고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아니면 언제 이런 도전을 해볼까 하는 마음에 선뜻 참여하게 됐고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간이 좀 지났지만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릴 만큼 신나는 추억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3학년 5반 박광현, 단역 & 팸플릿 제작)
“연극이라는 공동체 작업은 혼자서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므로 여러 친구와 서로 이견을 조율하면서 함께 하는 작업이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역사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굉장한 경험이었어요.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책으로 많이 접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내가 역사 속 인물이 되어 본 것은 처음이니까요.”
(2학년 3반 박유진, ‘숙종’ 역)
“장희빈 역할은 정말 하고 싶었던 역이었고 그 역할을 연습하면서 제 연기를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무턱대고 연기했다면 이제는 내가 맡은 인물에 맞춰, 내가 그 사람이 돼서 더 이해하면서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3학년 1반 표바하, ‘장희빈’ 역)
“영어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다지 잘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해설자가 맡은 대사가 꽤 많다보니 연습하면서 발음도 좋아지고 외부 선생님들께서 발음이나 억양 같은 것들을 교정해 주셔서 잘할 수 있었고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2학년 7반 김지윤, 해설자 역)
“영어와 역사를 둘 다 좋아하는데 그것을 같이 접할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고 숙종이 주인공이라서 해설자는 그에 비해 좀 비중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관객들이 알기 쉽게 잘 설명해주는 역할이라 그 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참 뿌듯했어요.”
(2학년 7반 권나현 해설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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