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이하 일산종합사회복지관) 4층 강당,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이곳에서는 실버들의 아름다운 합창소리가 울려 퍼진다. 노래 소리만으로는 ‘실버’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화음. 학창시절 음악실에서 울려 퍼지던 소년소녀들의 합창과 다름이 없을 정도다. 매주 화요일 연습이 있는 날이면 가장 멋진 모습으로 달려와 ‘노래의 즐거움’에 빠지는 이들은 일산종합사회복지관 실버합창단 ‘솔빛소리’(단장 조인순, 지휘 오혜옥)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짧은 시간에 일취월장, 고양시 꽃박람회에서 실력 뽐내
지난 화요일 고양시 일산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 모인 40여 명의 단원들, 삼삼오오 모여 일주일 만에 만난 회포로 수다를 떠는가 싶더니 지휘자 오혜옥 선생이 들어서자 이내 조용해졌다. 평소에는 부드럽지만 일단 지휘봉을 들면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로 변하는 오 선생의 지휘봉에 집중하는 단원들.
“지난주에 연습했던 곡 한 번 불러볼까요?”라는 지휘자의 말과 함께 피아노 반주와 단원들의 노래가 시작됐다. 하지만 몇 소절 지나지 않아 멈춰지질 여러 번. “가사가 축축 가라앉는다고 노래도 질질 끌지 말고, 끝을 짧게~” 등 계속되는 지휘자의 요구(?)에 지칠 법도 하건만 단원들의 표정에 지친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이 날의 레퍼토리는 ‘하숙생’ ‘어머니’ 등 어르신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는 곡들, 프로처럼 원숙한 실력은 아니지만 세월이 가져다준 감성의 깊이가 남다른 하모니에 듣는 이도 함께 빠져들었다.
“실버라고 해서 집에만 있다 보면 세상에 뒤쳐지고 우울증이 오기 쉬워요. 우리 ‘솔빛소리합창단’은 나이 먹어도 얼마든지 젊고 밝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파워풀한 실버들입니다.”
합창의 매력에 푹 빠진 ‘솔빛소리합창단’은 고양시에 거주하는 55세 이상 40여 명의 어르신들로 지난해 2월 창단했다. 창단 이후 ‘솔빛소리’는 2014년 7월 대화노인종합복지관 개관 기념 미사 및 개관식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일산종합사회복지관 제11회 일산가족예술제, 고양시 사회복지사협회장 이·취임식 기념 축하 공연에 참여했으며 지난 주 막을 내린 고양국제꽃박람회 이벤트 공연에서는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여 많은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합창은 삶의 활력소, 연습시간 기다려져
합창단의 지도를 맡고 있는 오혜옥 선생은 “창단한지 이제 1년 남짓 됐지만 단원들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연습 때마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빠지는 단원도 거의 없고요. 제가 지도를 한다고 하지만 성가대 등 합창단 활동을 한 분들이 대부분이라 빠른 시간에 여러 곳에서 공연요청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라고 한다.
‘솔빛소리’는 오혜옥 지휘자의 지도와 조인순 단장을 비롯한 43명 단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지난 3월 정식으로 고양시 음악협회에 ‘솔빛소리합창단’이란 이름으로 가입을 마쳤다. 단원들은 고양시 음악협회에 정식으로 등록된 합창단이 된 만큼 연습도 실전처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한다.
지난 주 고양국제꽃박람회 이벤트 공연을 마친 단원들은 “뛰어난 실력으로 합창단을 이끌어주는 오혜옥 지휘자와 전현정 반주자는 일부러 우리를 위해 시간을 쪼개 화요일마다 달려 와주는 고마운 분들”이라며 “무대에 서기 전에는 떨리기도 했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니 노래 실력보다 세월의 원숙미가 느껴지는 하모니는 우리 실버합창단만이 전해줄 수 있는 매력이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기더라. 이제는 노래도 배우고 인생의 선후배들과 함께 하는 화요일의 만남이 우리 삶의 활력소”라고 입을 모은다.
노래로 황금시대를 다시 찾은 ‘솔빛소리합창단’. 오는 5월 30일 고양시 음악협회 아마추어 합창 페스티벌에서 또 한 번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솔빛소리합창단’은 매년 정기적으로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단원모집 문의031-975-3322(고양시 일산종합사회복지관 한진주 사회복지사)
미니인터뷰
“합창단 활동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폐활량을 키워 건강에도 좋아 어르신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취미입니다. ‘솔빛소리합창단’ 단원들은 이미 여러 곳에서 그런 합창의 매력을 터득하신 분들이 많아 창단 역사에 비해 실력도 뒤지지 않는 답니다.”
(오혜옥 지휘자)
“단원들은 나이만 실버 일뿐, 열정은 청춘 못지않으세요. 그래서 저도 반주할 때 힘든 줄 모르고 오히려 어르신들에게서 활력을 얻게 됩니다. 청춘들의 합창과는 또 다른 연륜에서 나오는 소리, 솔빛소리합창단의 자랑입니다.”
(전현정 반주자)
“노래를 사랑하고 또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실버들에게 합창단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성숙된 합창단의 모습을 갖춰 보다 많은 이웃들을 위한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에요.”
(조인순 단장)
“솔빛소리합창단 외에도 은빛나래합창단, 호수그린합창단에서 활동한 적이 있고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합창은 혼자 부르는 것보다 여럿이 화음을 맞춰야 하니 배려심도 생기고 그러다 보면 금방 친구가 돼 좋습니다.”
(우종렬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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